- 책 이야기

iseeman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12.7
예스블로그에 '릴레이인터뷰'가 업로드되었습니다.
원고를 챙겨서 보내드렸는데, 군데군데 오탈자가 있는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군요.
제 블로그에 옮기면서, 오탈자는 교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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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스 블로그입니다.
82번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iseeman' 님 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iseeman'님께 감사 드립니다.
댓글로 iseeman님의 인터뷰에 대한 감상평과 추천도서에 대한 기대평을 남겨주세요.
Q. 안녕하세요 iseeman님!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이 되신 것을 먼저 축하 드립니다.
저를 릴레이 인터뷰 대상자로 추천해준 것에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마도 최근에 제가 블로그에 리뷰를 활발하게 쓰고 있어 추천해주신 것이라 여겨집니다. 저는 독서 이외에 별다른 취미가 없어, 평소에도 책을 읽는 것에 매우 익숙해 있습니다. 10여 년 전에 모 인터넷 매체에 ‘북리뷰’를 연재한 적도 있지만, 그 이후 바빠지면서 리뷰 쓰는 것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작년부터 수첩에 독서 활동을 포함한 내용들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아내가 개설했던 이 블로그에 감상 형식으로 리뷰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작년(2018년) 7월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군요.
물론 제가 올린 글들이 본격적인 리뷰라기보다는 감상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본격적인 리뷰를 위한 초고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개설자는 아내이고, 제가 글을 쓰면서 가족 블로그로 운영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사이 저만이 글을 쓰고 리뷰를 올리고 있어, 마치 제 전용 공간처럼 되었습니다. 블로그 활동의 장점을 꼽는다면, 나의 독서 이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블로그 활동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Q. 닉네임을 ‘iseeman’이라고 짓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 아이디는 아내가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닉네임인데, 아내의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어 저 역시 이제는 ‘iseeman’이라는 이름에 익숙해졌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아내에게 물어보니, 한 문장을 그대로 붙여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man)을 ’이해하다(see)’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니,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디를 만들 당시에, 아내의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닉네임 조어법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아이디에 ‘인간 탐구’에 대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풀이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가족들이 모두 참여하는 블로그이기에 글을 올릴 때, 각자의 닉네임을 글 뒤에 첨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에는 제 이름의 끝 글자를 활용한 ‘차니’란 닉네임이 붙어있습니다.
Q.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을 말씀해주세요.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독서 이력을 정리하고,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도 책을 읽으면서 독서노트를 옆에 두고, 틈틈이 내용이나 감상 등을 기록해 왔습니다.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일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샀는데 이미 책꽂이에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요. 그럴 경우 지인들에게 그 책을 선물하지만, 여러 번 반복되는 실수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읽은 책들이 쌓이고 많아지면서,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그것을 다시 손에 들게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작년부터는 일지 형식으로 하루의 일과를 포함해서, 매일매일의 독서 내력들을 독서노트와는 별도로 일기 형식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수첩 한 면 분량으로 기록하는데, 2년 동안 축적된 일지가 벌써 6권째입니다. 작년 7월부터 이곳을 활용하면서, 독서일지와 함께 이곳에도 리뷰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곳에 리뷰를 올리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고,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리뷰도서를 통해 저의 관심 분야도 조금씩 확대되고 있습니다. 블로그 활동으로 저의 독서 분야에 대한 시야도 넓어지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도 깊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좋아하는 장소가 있으신가요?
연구실, 산책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장소들입니다. 우선 저의 연구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인 연구실입니다. 오래전부터 모든 집필 작업은 연구실에서만 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고, 철저하게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는 책들은 모두 연구실에 쌓아두고 있으며, 집에서 읽은 책도 가족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니면 읽은 후 연구실로 가져갑니다.
다음으로는 출퇴근 길을 포함한 산책길입니다. 지금까지 운전면허가 없이 살았기 때문에, 그동안 주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했습니다. 지금은 집이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연구실과 집을 오가면서 즐기는 주변 풍경은 나에게는 정신적인 여유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지인들이 방문을 하면 가까운 순천만 갈대밭을 즐겨 찾고 있습니다. 바다를 향해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면서 힐링을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새롭게 생긴 관심 분야가 있으신가요?
국문학을 전공하다 보니, 저의 주요 관심사는 주로 문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장서들도 대부분 인문학 분야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활동하면서,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리뷰도서를 통해 조금씩 관심 분야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새롭게 접한 분야로는 이른바 ‘빅히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우주와 지구의 생성 과정을 다룬 내용들에 대해 새롭게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낯설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분야인데, 해당 분야의 책들을 읽다 보니 오히려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공이 문학이라, 아직 다른 분야에는 충분하게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연과학을 포함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꾸준히 시도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예전에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과거보다는 현재의 일에 집중하자고 다짐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나와 가족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살아온 역정이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후회가 되는 일들이 없지는 않지만, 만약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겠지요. 지금의 시점에서 과거의 삶에 대한 호오(好惡)의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과거의 결정을 신뢰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Q. 최근 본 책이나 좋아하시는 책 중에서 추천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꼽기 시작하면, 한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몇 권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은 신경림 시인의 <길>(창비, 2000)이라는 시집입니다. ‘기행시집’이라는 성격에 맞게 시인이 전국 곳곳을 여행하면서, 각각의 장소에서 느낀 생각들을 형상화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펼쳐보는 책인데, 시인의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무엇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신경림 저 |
소설로는 최인훈의 <광장>(문학과지성사, 2014)을 들 수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열 번이 넘게 탐독했던 작품입니다. 분단이라는 현실을 진지하게 다루면서, 인간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현대사의 아픈 현실인 분단이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시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인훈 저 |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열녀의 탄생>(강명관, 돌베개, 2009)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부장제와 조선 여성의 잔혹한 역사’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그동안 ‘열녀’라는 단어가 얼마나 잘못 이해되고 있었던 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듯이 조선시대는 가부장제의 이념이 지배했습니다. 당시를 살아냈던 여성들은 그러한 이념에 짓눌려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열녀’라는 허구적 관념이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해서,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록을 비롯해서 다양한 문헌에 산재해있던 여성사에 관한 기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성 위주의 가문을 내세우는 당대의 사고로 인해서, ‘열녀’라는 칭호가 어떻게 오염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650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본문과 주석은 물론, 200면에 가까운 여성사 관련 자려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강명관 저 |
우리의 전통문화를 다룬 <살아있는 우리 신화(개정판)>(신동흔, 한겨레출판, 2014)와 <우리 문화의 수수깨끼>(주강현, 서해문집, 2018), 그리고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조현설, 한겨레출판, 2006) 등도 추천하고 싶은 책들입니다. 시집으로는 <가재미>(문태준, 문학과지성사, 2006), <사평역에서>(곽재구, 창비, 1999),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 창비, 2014)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자세히 소개하자면, 너무도 많을 것 같아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Q.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리고 좋아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인으로는 신경림, 곽재구, 정호승, 그리고 문태준 등을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시를 읽으면,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이 짙게 묻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고전시가를 전공하다 보니 시를 즐겨 읽고, 시에 담긴 이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유시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는데,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조망하되 인간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함이 묻어나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밖에도 고전연구가인 고미숙과 국문학자인 강명관, 그리고 국문학계의 원로학자인 임형택 선생의 책도 꼭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우성,임형택 편역 |
Q. 앞으로 예스블로그를 어떻게 가꿔나가실지 알려주세요..
사실 블로그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이 블로그를 제외하면, 저는 SNS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어떤 일에 집중을 하면, 너무도 깊숙하게 빠져드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블로그의 운영도 지금까지 하던 방식 그대로 할 생각입니다. 책을 읽고 쓴 리뷰를 주로 올리면서, 내 자신의 독서 활동을 점검하는 장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 아래 '추억책방'님의 추가 질문이 이어집니다.
Q. iseeman님에 이어 82번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을 추천해 주시고, 추천하신 분께 드리고픈 추가 질문 부탁드립니다.
‘eunbi’님을 추천합니다.
질문 1) 보통은 블로그의 게시판을 어떻게 꾸미고 또 어떤 항목으로 분류를 하는가에 따라서, 해당 블로거의 취향이나 관심 정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eunbi’님은 블로거로서의 활동 경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블로그 게시판이 매우 단촐하게 꾸며졌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만약 리뷰 게시판을 정비한다면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해서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2) 블로그에 올라오는 ‘eunbi’님의 리뷰들을 읽으면서, 관심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들은 어떤 분야인지, 그리고 책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리뷰도서를 신청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서 신청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질문 3) 저의 경우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구절이나 떠오르는 감상 등을 독서노트에 기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혹시 독서를 하실 때 특별한 습관이나 방법 등이 있는지요. 그리고 ‘eunbi’님의 리뷰는 매우 공들여 썼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뷰를 쓰시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iseeman'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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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