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iseeman
- 작성일
- 2019.12.6
여자짐승아시아하기
- 글쓴이
- 김혜순 저
문학과지성사
평소 김혜순의 시를 읽으면서, 결코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산문 역시 만만치 않게 난해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형식은 산문이지만, 마치 시를 이해하듯이 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선 <여자짐승아시아하기>라는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같은 제목의 서문에서, 저자는 그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아시아인이라는 것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짐승이라는 것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끝끝내 여자라는 것(‘책 머리에’의 내용 중)
‘하기’라는 표현이 ‘~을 하다’의 명사형이라면, 제목의 의미는 ‘여자 하기’, ‘짐승 하기’, ‘아시아인 하기’를 포괄하는 뜻이라 이해된다. 이 책의 내용을 저자가 평소 페미니즘을 주제로 시를 창작하던 것의 연장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의 형식은 매우 특이하면서도 불친절한 체제를 취하고 있다. 우선 책의 색이 흰색과 붉은 색의 종이로 앞뒤가 구분되어 있다. 크게 세 항목으로 구성된 ‘눈의 여자 -티베트’와 ‘쥐 -인도’는 흰색의 종이에 인쇄되어 있으며, ‘붉음 -실크로드 ...’는 붉은 색의 종이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붉은 색으로 인쇄된 내용들은 대부분 ‘붉은’이라는 수식어가 달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목차에 제시된 소항목들의 제목을 보면, 그러한 종이 색마저도 저자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 여겨진다.
일종의 여행에 대한 감상을 담고 있는 내용이라 이해되는데, 특히 후반부의 붉은 종이 위에 기록된 내용들은 그 대상이 어디인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목차에 제시된 지명들은 ‘실크로드 -산동성 -운남성 -산서성 -청해성 -미얀마 -캄보디이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몽골’ 등이다. 여기에 앞부분의 티베트와 인도를 포함시키면, 저자는 주로 자본주의적 생활이 지배하는 곳이 아닌 주변부 혹은 변방의 삶을 여행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의 글에서 단서를 찾아 더 자세한 검색을 한다면, 글에서 다뤄지는 곳의 지명을 짐작할 수는 잇을 것이라 여겨진다. 일견 글에서 다룬 곳이 어디인지를 금방 확인할 수 없기에 일반 독자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책의 내용들이 주로 주변부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드러내고, 그 의미를 저자의 관점에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차별받는 여성의 사회적 처지를 확인하고, 때로는 짐승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저자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문임에도 때로는 시를 읽듯이 난해한 표현들의 의미를 탐색하는 것도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문학 세계를 연구하는 이가 아니라면, 어쨌든 지금 이 책의 체제나 내용은 매우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부분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중요한 시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굳이 밝혀두고자 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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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댓글 6
- 작성일
- 2019. 12. 6.
@민지아빠
- 작성일
- 2019. 12. 6.
- 작성일
- 2019. 12. 6.
@추억책방
- 작성일
- 2019. 12. 6.
- 작성일
- 2019. 12. 6.
@異之我...또 다른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