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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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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는 살고 싶은 바다, 섬마을이 있다
글쓴이
윤미숙 저
남해의봄날
평균
별점8 (1)
iseeman

예로부터 섬은 육지와 고립된 곳이며유배지를 정할 때 육지와 떨어진 절도(絶島)’가 유배를 떠나는 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장소로 받아들여졌다외질이 나쁜 이들에게 유배형이 내려질 때가기가 힘든 변방의 먼 곳과 육지와 떨어진 섬을 뜻하는 원악절도(遠惡絶島)’라는 관용어로 표현했을 정도였다항상 누군가의 감시를 받고 있고배를 타지 못하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육지에 비해 논밭이 적어 먹거리가 풍부하지 못했고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취약하여 일상의 생활을 영위하기도 만만치 않은 조건이었다배를 타고 노를 저어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만약 유배인에게 허락없이 배를 태워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마저도 처벌을 받을 수 있기에 섬은 일단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는 장소였다그래서 흑산도로 유배를 떠났던 정약전처럼 끝내 유배에서 풀리지 못하면그대로 눌러 살다가 그곳에서 죽음을 맞기도 했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섬과 육지 혹은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다리들도 건설되어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고휴가철에 가고 싶은 곳으로 꼽히거나 간혹 방송에 나와서 주말 여행지로 거론되기도 한다그러나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짧은 기간일지라도 섬 생활은 여전히 불편한 점이 더 많은 곳이다한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는 섬이 가장 많은 지역이고특히 전라남도에는 신안군처럼 섬으로만 이뤄진 군들도 있다최근에는 육지에서 가까운 섬들은 뭍과 연결되는 연륙교(連陸橋)’가 건설되어그나마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여전히 섬은 사람들의 관심사에서만 머물 뿐여행지로 선택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고 하겠다

  

이 책은 통영 바닷가 작은 마을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저자가, ‘전국 최초로 시행된 전라남도 섬가꾸기 사업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섬 주민들과 함께 이뤄낸 가고 싶은 섬’ 사업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거제가 고향이지만 자신이 사는 곳이 섬인지도 몰랐던 저자는역설적으로 채 자리지도 못하고 섬을 떠난 이후에 고향이 섬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섬과의 인연은 저자의 마을 만들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통영의 동피랑과 강구안을 조성하는 사업에 이어 연대도의 마을 만들기는 저자 스스로 모든 노하우의 시작이자 끝과 같은 곳이라고 규정할 정도이다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저자는 마을 만들기에서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결국 주민의 삶이며,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마을 만들기라는 것도 모두 연대도에서 배웠다고 밝히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해고 통지를 받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부당해고 소송에서 승소를 했지만저자는 손발을 맞춰 일해야 할 공무원들이 불편해질까봐 복직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그리고 전라남도에서 섬마을 가꾸기 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고민 끝에 참여해서 이후에 이루었던 가고 싶은 섬’ 사업에 대한 결과를 소개하는 내용이다저자는 우선 마을 만들기의 시작섬과 썸타기라는 제목으로 섬사람들의 삶과 섬이 지닌 지형적 특징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있다이어지는 꿰뚫어 보아야 그 섬이 보인다라는 제목의 항목에서는 생일도와 연홍도 등 저자가 참여해서 이루어낸 섬을 대상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 결과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한다계약직 공무원이기에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직업공무원인 늘공(늘 공무원)’과의 갈등이 없을 수 없고이와 함께 마을 가꾸기에 대한 섬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는 과정들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이 사업은 결국 관이 주도해서 진행되는 만큼 예산의 확보라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지원이 끊기면 이후의 사업이 지속되지 못하고 중단되는 등의 단점도 있다또한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기에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갈등 또한 언제나 발생할 수 있어모든 사업들이 다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 것도 아닐 것이다저자는 갈등 없는 연대는 없다라는 항목에서자신이 추진했던 마을 가꾸기 사업의 과정에서 겪고 느꼈던 내용들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있다예산이 진행되는 동안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사후에도 마을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사후의 관리와 이를 맡을 담당자의 선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마지막으로 인생 프로젝트가 되다 ?기점.소악도에서라는 제목의 항목에서는 순례길을 참고하여썰물에 열리는 바닷길을 따라 두 섬을 연결하는 사업에 대한 진행 과정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결과물에 대한 저자의 자부심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앞으로 이 책에 소개된 섬들을 방문하게 된다면여전히 그 성과들이 지속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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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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