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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맘
- 작성일
- 2021.12.16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글쓴이
- 캐서린 메이 저
웅진지식하우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어둠 속에선 더 빛의 밝음이 선명하고 분명하게 느낀다.
창백하고 쓸쓸한 계절의 독백이 묻어나는 겨울의 시간이
지난 시간 나에게 휘몰아치던 때를 소환하게 만든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우리의 인생을 직선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탄생에서 죽음까지를 하나의 긴 행진으로 보고,
힘을 키워나가다가 서서히 젊음의 아름다움을 잃고 그 힘을 내려놓는 과정이라 여긴다.
이것은 잔인한 것이다.
삶은 숲을 통과하는 여정처럼 구불구불하다.
한창 울창해지는 계절이 있는가 하면, 잎이 떨어져 나가서 앙상한 뼈를 드러내는 계절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잎은 다시 자라난다.
p98
겨울을 지나 봄의 에너지로 돌아오는 돌고 도는 순환을
우리 삶에서 생각하고 적용해볼 수 있다하니
삶의 내리막처럼
낙엽이 떨어지고 빈자리가 드문 드문 드러나 보이는 모양새가
초라해보이는 싸늘한 계절을 맞이하고 있나보다 생각이 든다.
나무의 앙상한 뼈대 때문에
잎눈이 더욱 보이지 않는다.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살아있다.
그 겨울의 삶도 풍요롭다는 걸 떠올려보면
변화를 기다리는 계절의 고요한 휴식기가 아닌가 싶다.
내 인생에도 위태롭고 매서운 바람이 불 때만큼은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듯하다.
지루한 동면 상태에서 나태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착각에 빠질 때가 있었다.
분명한 건 웅크리고 있는 시간은 우리가 쉬어갈 수 있는 경계의 공간이라는 것.
추운 이 계절을 어떻게 다정하게 지내야 할지 좀 더 고심해보게 된다.
어둠과 고요 속에서 때론 아늑함을 찾기도 하니까.
[나니아 연대기]는 눈의 황홀한 즐거움을 노래한다.
가로등의 노란 불빛은 하얗디하얀 눈의 순수함을 드러내고,
우리는 모든 추악함이 사라진, 최소한 감춰진 세상으로 인도된다.
눈 덕분에 아이들은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고 어린이들을 위한 음식을 먹으며
툼누스 씨와 비버 부부의 따스한 배려를 진정으로 느낄 기회를 얻게 된다.
p223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하얀 마녀는 크리스마스 같은 어른인 반면
어른들은 쾌락을 엿보게 하는 존재이다.
반짝이는 새하얀 공간에서
아이들은 더 새로운 기운으로 움트는 듯하다.
꽁꽁 얼어붙을 듯한 매서운 추위는
결코 겨울을 낭만으로 가득 찼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어른이 되고보니 힘든 일거리로만 여겨진다.
출근길에 길이 얼지나 않을지
외출했다가 넘어져 크게 다치지 않을지
투덜거림이 일상이 되어버린 탓에
근사한 겨울을 제대로 잘 누리지 못하고 사는 듯하다.
추운 이 계절 덕에 집안에서 가족들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덕분에 매일 해먹는 요리도 제법 실력이 는다.
더 많이 책을 쌓아두며 읽게 되고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가 매일 업데이트되며,
서로의 취향을 제법 잘 알아가는 사이임을
선호하는 영화를 함께 공유하며 서로의 친밀도가 더 높아진다고 봐야할지도.
이번 겨울동안 우린 큰 변화를 맛보았다기보다
각자 자신만의 성에서 빠져나와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보고
더 많이 이야기 나누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계절 중에 썩 좋아하지 못했던 이 겨울이
제법 좋아지려고 하는 걸 보면
나도 많이 깨어지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위기의 순간도 분명 답을 찾아가고
지혜를 모색하는 때를 기다리는 시간이 될거라는 걸
고요한 겨울속에서 삶의 거룩함을 다시 깨달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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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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