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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맘
- 작성일
- 2022.6.17
아이 친구 엄마라는 험난한 세계
- 글쓴이
- 박혜란 저
마시멜로
아이 친구 엄마라는 험난한 세계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박혜란
전자공학과 졸업 후 IT개발자로 11년을 일했다. 그러다 잘 웃는 남자를 만나 결혼해 신도시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로 살고 있다.
30대 초반에 여러 취미를 전전하다 접하게 된 인문학 공부는 책 읽고 글 쓰고 이야기하는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일깨워 줬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는 지금까지 이어져 이 책이 나오게 됐다. 주로 아이가 등교한 오전 시간에 집안일은 왠지 하기 싫은 마음에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곤 하는데, 글쓰기로 인생역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하다. 그러나 글감은 너무 없고, 누워 있고만 싶은 것이 매일의 고민이다. 그럼에도 매일 오전 9시 30분이면 용기를 내서 조금이라도 쓰려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남편 직업상 이사가 많았던터라
아이들이 매번 이사를 갈때마다 적응하는 애를 먹는다.
아이뿐 아니라 어쩌면 어른도 완전한 관계 안에 있지 않기에
새로운 모임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나의 내향적인 성격이 감당하기엔 좀 벅찰 때가 많다.
작년에 잠시 거주했던 신도시에서의 생활을 생각하면서
나름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에
이 책에서 고군분투했던 적응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엄마도 엄마친구를 사귀는데 애쓰고 산다는 걸
아이들이 알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인 내가 좀 더 생활에 일찍 적응해 나가기 위해선
엄마들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뭔가 씁쓸하기도 하다.
삶의 조건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게 되면 일단 처음에는 편안하다.
서로 간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딱 보면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온다.
그렇게 비슷한 사람들끼리 동네를 오다가다 만나면서 자신의 속내도 이야기하게 되고,
이내 원만하게 친해지곤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관계가 블랙코미디처럼 웃기면서 씁쓸하게 흘러가기도 한다.
인간은 동류와 '무리 짓기'를 원하는 동시에 '구별 짓기'를 원한다.
p118-119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에 동의한다.
구별되기를 원하는 마음과 속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둘 다 내 맘에 공존하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
형편이 비슷하고 조건이 비슷한 이들끼리
편안한 만남을 추구하지만
약간의 구별을 필요로하는 일탈을 마음에 품고 사는 게
한편으론 재미있으면서도 뭔가 다르게 완전히 스며들지 못하는 건가 싶기도 해서 씁쓸하다.
서로 일정 수준까진 수용하면서
약간의 거리감을 두고 더 이상 좁이지 못하는 관계는
내 속좁은 기질 때문인지 몰라도
묘한 기싸움은 어디에나 있을지 몰라도
신도시 생활도 정말 만만치 않은 고충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인 게 느껴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을 나의 노력으로 굳이 친구의 영역으로 당겨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년간의 '아줌마살이'를 통과하면서 알게 되었다.
p244
애매하게 지내면서도 편한 사이 정도로
가끔 만나도 이것저것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들이대지' 않는 사이.
관계가 더 끈끈해질지 아닐지 모를
미지근한 온도가 나쁘지 않은 그런 애매한 관계.
생각해보면 나도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서 편하고
크게 의미 부여하지 않아서 골치 아플 것이 없어서 좋을 것도 같다.
정도껏 만족하며 관계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내가 집 안에 집중해야 할 에너지를
잘 비축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관계를 난 선호한다.
상대가 호의적이지 못하고 지속적인 만남이 될 수 없다면 그만둬야겠지만 말이다.
나이들어서 친구 사람을 만나기가 더 힘이 든다.
열정이나 에너지가 예전보다 없기도 하고
서로가 탐색하고 애쓰고 노력해야 하는 그 시간들이
조금 지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면
스스로 나가 떨어지는 나를 잘 알고 있기도 해서다.
엄마의 친구 사귀기가 어쩌면 아이보다 더 까다롭고 예민할지도 모르겠다.
덧입혀진 프레임이 많고
굵어진 머리에 기준만 가득 세워져 쉽게 친하게 접근하기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오랜 기질적인 습성도
상당부분 굳어진 나의 삶의 태도와 성격으로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더 많이 겪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책을 만나보았다는 것이 참 신선하기도 했고
꽤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현실에서 밀려오는 관계의 어려움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마냥 웃고만 읽을 수는 없었다.
아직도 그렇다할 멋진 친구를 만나진 못한 것 같지만
이 곳 생활에 익숙해져가면서
나의 단짝찾기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언제나 간절히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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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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