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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글쓴이
릴리 킹 저
문학동네
평균
별점9.8 (11)
책읽는맘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양한 색의 사랑의 형태가 다채롭게 그려진


호흡이 짧은 10편의 단편 소설을 만나보게 되었다.




릴리 킹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묘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나 표제작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과 <북해>가 개인적으로 좋았다.




모든 작품들이 각기 다른 이야기의 사랑을 말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되어가는 사랑의 속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




달콤하고 가슴 설레이는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건 아니지만


슬픔과 상처를 성장과 기대로 꿈꾸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숨겨있다.


















케이트에게 키스하고 싶은 것은 폴라의 대학 학자금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싶은 것이나 우편 주문에 사용할 정확한 디지털 저울을 갖고 싶은 것과 별다르지 않았다. 지속적이고, 귀찮고, 쓸모없는 욕망이었다. 



p67







이제 와서 그가 달라지거나 누군가를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는 같은 사람이었다.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이었다. 과거의 자신을 마치 전에 알던 지인처럼 애틋하게 회상하는 책 속의 인물들이 그는 놀라웠다. 미첼은 지금의 그 자신 외에 다른 누군가가 되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p89








혼자 딸을 키우며 서점을 운영하는 미첼은 서점 직원 케이트를 마음에 품게 된다.




아내와의 이혼으로 실패를 경험한 그는 


혼자가 아닌 양육자로서의 현실적 고민과 고충,


이전 사랑의 뼈아픈 고배안에 갇혀 


지독하게 현실과 타협해 나가는 복잡한 마음들이 얽혀있다.




그럼에도 화요일을 기다리게 되는 그를 보면


은은한 끌림이라는 사랑의 속성을 무시할 수 없어보인다.




보장할 수 없는 행복의 불확실성을 맛보고서


잔뜩 겁이 난 머리 큰 어른의 현실적 사랑이 보이면서도


욕망과 꿈은 여전히 그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공감할 수 있다.











어른들은 고통과 두려움, 실패를 감추지만, 사춘기의 아이들은 행복을 감춘다. 보여주면 사라질 어떤 것처럼.



p158







“몰라. 엄마가 나한테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특별한 걸 듣자는 게 아니야. 그저 침묵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야. 엄마가 자랄 때는 부모님이 정말 중요한 일이나 힘든 일은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았거든.”


“전쟁 말이야?”


“그래, 전쟁도 그중 하나였지.”


“그러니까 아빠의 죽음은 전쟁 같은 거고, 내가 그 얘기를 하지 않으려는 나치처럼 군다는 거네?”


“한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잖아. 나중에 네가 커서 엄마를 대화할 수 없던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엄마는 대화하고 싶으니까.”



p160








사고로 남편을 잃은 두 모녀의 상실감을 다룬 <북해>는


서로간의 긴 침묵을 깨고자하는 강한 울림이 있는 소설이다.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다소 어둡고 무거운 짐을


두 모녀가 긴 시간동안 꺼내어 이야기 나누지 못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




특히 딸 한네의 꺼내지 못하고 털어놓지 못한 묵은 감정을


지켜보는 독자로서는 안타깝기도 하면서


엄마 오다가 딸과 함께 떠난 여행을 시작으로


대화의 물고를 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모녀가 해소해야 했던 숨겨둔 진실을 하나씩 꺼내어


조심스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사랑의 씁쓸하고 따뜻함을 다시 회복할 수 있길 기대하며 읽었던 소설이었다.




복잡한 인간사만큼이나 다채로운 사랑이야기 안에서


상실과 성장, 욕망과 꿈, 동경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작가 스스로가 어느 겨울이란 쓸쓸하고 깊은 슬픔이 잠든 배경의 개인사를


작품속에 내비춰 보이며, 사랑의 결핍과 아픔이 주는 


그 형태가 그리 모가 난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인간의 한없이 취약하고 연약한 모습마저


그대로 드러내고 이야기하고 있는 일상이


독자들로 하여금 담을 허물고 더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했으니 말이다.




낭만적이지만은 않지만 슬픔 속에 깃든 다양한 경계의 사랑을


책 속에서 다채롭게 느낄 수 있어서 꽤 좋았던 책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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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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