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박준기는 우리 반 문제아다.

숙제를 제대로 해 온 적도 없고 공부와는 담쌓은 아이니까.

아이들 사이에서 박준기는 인기제로다. 은근히 따돌리는 대상이다.

그런 박준기와 짝이 되다니. "아이 짜증나!"

어쩌다 짝꿍

마음에 들지 않는 짝꿍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어쩌다 짝꿍의 주인공은 공부를 아주 잘해서 학교에서 인정받는 모범생 안가린의 이야기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안가린과 그의 친구들 이야기죠.

안가린. 5학년 3반. 1등을 놓치지않는 공부수재.

그런데 어쩌다 반아이들이 은근히 따돌리기까지하는 박준기와 짝이되었을까요?

정말 어쩌다 말이지요. 그게 다 서울 학교에서 오셨다는 대머리, 5학년 3반 담임선생님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오셨다고해서 남다른 공부비법을 알려주실 줄 알고 너무 기대했는데 이거 웬걸,

학원간다고 청소 농땡이를 쳤더니 리코더 연습을 하라고하시네요.

5학년때 무슨 리코더 연습. 하루하루 매일 학원에서 공부하기도 바쁜데.

선생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시는걸까요.

거기에다 가린이는 짝꿍이 박준기라는것이 너무 싫습니다.

음악을 하면 마음이 평화롭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회에서 1등을 해야 마음이 편안했거든요.

학교에 엄마가 찾아오는건 하나도 반갑지 않았는데 이번만큼은 엄마를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제발 이겨서 리코더 연습같은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는 공부를 해야하기때문에 리코더같은건 불지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죠.

리코더보다는 경시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이예요.

하지만 선생님의 말한마디에 엄마는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갑니다.

"아이의 미래는 공부만으로 채워질 수는 없는 겁니다. 아시겠죠?"

"가린이는 공부도, 리코더 불기도 잘할 겁니다. 친구들과 같이 즐겁게요. 아시겠죠?"

어쩔 수 없이 박준기와 짝꿍이 되어 리코더 연습을 하게 된 가린이.

자꾸만 리코더를 챙겨오지 않는 박준기에게 리코더를 몇번 그려서 주기도합니다.

소리나지 않는 리코더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박준기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기도하구요.

그러다 준기가 결석을 하는 일이 생겨요.

가린이는 준기네에 가게되고 준기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껏 준기에 대한 소문이 다 뜬소문이라는 것을 알게되지요.

그렇게 리코더 연습을 하던 어느날, 선생님이 리코더를 성적에 반영하겠다고합니다.

그래서 음악천재 육형갑에게 자신들을 레슨시켜달라는 부탁들 하게되고.

어쩌다보니 육형갑의비밀까지도 알게됩니다.

그러고보면 준기와 형갑이의 비밀을 다 알고도 그 비밀을 지켜준 가린이가 참 대견하네요.

그리고 점점 할머니를 떠올리는 가린이를 보면서

엄마의 입장에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가린이와 형갑이의 엄마 행동에 얼굴을 찌푸릴 자격이 나에게 있을까.

나도 아이를 위하고 생각한다고 착각하면서 먼 미래에 올지도 안올지도 모르는 행복을 위해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일년동안 어떻게 살고싶냐고 묻는 선생님의 물음에

행복하게 살고싶다고 한 아이들.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아이들을 너무 다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수학경시대회에서 배가 너무 아파 시험을 잘 보지 못했던 가린이에게

엄마는 가린이의 상태를 묻기보다는 시험을 못쳤다며 야단을 칩니다.

가린이는 그때 엄마가 '내 영혼을 부수러 온 괴물같았다' 라고 표현합니다.

마음이 조각조각 찢어진 아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부터는 스스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 아이.

이 아이들이 리코더 연주를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어쩌다 짝꿍.

리코더 연습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된 가린이는

스스로를 더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게됩니다.

그리고 그런 가린이의 변화를 통해 엄마도 달라집니다.

여전히 요리를 못하는 엄마이지만,

리코더 연습을 하러가는 가린이에게 응원도 해주고

친구들과 함께 먹으라며 간식까지도 챙겨줄 줄 아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엄마의 웃는 모습에 너무 행복해진 가린이.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성적이 아무렴 어떤가요. 저도 이제 좀 더 아이가 좋아하고 즐겁게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발견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리코더를 매개로 한 음악을 통해

친구, 가족, 이웃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지금, 당신. 그리고 당신의 아이는 행복합니까?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아이와  함께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