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푸른물
- 작성일
- 2011.4.3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 글쓴이
- 표철민 저
링거스group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다양한 가르침들이 난무하는 시대다. 특히나 인생살이에 대한 조언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할 말 많은 사람들 가득하다. 그래서 주목하게 된 책이다.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책, 그 앞에 ‘제발’이라는 안 어울리는 단어를 써 놓고는 치열 고른 청년 얼굴 박아놓은 표지는 ‘그대로 사는 게 괜찮을 것 같지 않은’나에게 긴요히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저자는 표철민. 꽤 유명인사인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젊은 기업가에 손꼽힌다는 홍보문구가 눈에 띈다. 열다섯 살에 도메인 등록서비스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주)다드림 커뮤니케이션으로 창업한 후 12년간을 CEO로 살아왔다는 그. 지금은 대한민국 위젯 업계 1위 기업 (주) 위자드웍스와 (주)루비콘게임즈의 대표를 맡고 있다.
1장과 2장은 자기소개를 한다.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사업을 일구었는지, 어린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담백하게 늘어놓는 그의 이야기.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분량이다. 관련업에 종사하거나 흥미가 있다면 들을 만은 하나, 자서전 보자고 펼친 책이 아니기에 달갑지 않게 읽었다. 그리고 3장부터 시작되는 그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
스펙에 열중하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는 먼저 ‘꿈’이라는 것에 집중하되, 끊임없이 ‘왜’를 물으라는 전형적인 충고로 시작한다. 그 꿈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해야 하고, 거기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물고 늘어지라고 충고한다.
관심 분야를 찾았다면 정말이지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거기에 미쳐서 온갖 열정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미칠 수 있으려면 자기가 정신적으로 100% 믿어야만 한다. (p. 160)
4장은 관찰력과 통찰이 있어야 함을 피력하며, ‘촉’를 키우는 훈련 6가지를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5장은 전문가가 되는 비결에 있어 간접적인 비결들을 내놓고 있다. 이 장은 그다지 독창적이지 않은 내용들이다. 그러나 독창적인 길을 가라고 조언하는 6장. 나만의 길을 찾아 경쟁 없는 길에서 여유롭게 달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20대가 가진 순수함을 놓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사업을 해서 세상에 닳고 닳은 사람의 누린내는 없고, 그저 경륜 있는 오라버니의 조언같이 따뜻한 필치다. 자신의 모든 경험과 생각, 그리고 많은 경험으로 인한 소득을 아낌없이 주저함 없이 술술 써 나갈 수 있는 그 젊음이 부러웠다.
독자는 한정 되어있다. 저자보다는 어린 친구들이 봐야 할 책이다. 대학신입생이라면 딱 좋다. 저자가 사업가이기에 ‘사업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책을 선택한다면 만류하고 싶다. 그는 돈이 없어 먹었던 라면을 추억하고 있다. 그 때 저자는 고등학생이었다. 책임질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자의 압박에 자살을 생각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돈이 없어서 라면 먹으면서 밤낮 일했던 것을 대단한 실패인 냥, 열심히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포털사이트 경쟁에서 꼴지를 한 경험이 몇 달치 직원들 임금도 못주고 부도날 위기였던 냥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 독자에게로 그 포커스를 한정한다.
꿈이 많을 나이라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줄 책이다. 그러나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는, 미친 듯이 노력하되 남들과 다른 라인에 설 생각을 하라는 정도의 조언이었으니 표제가 어울린다고는 볼 수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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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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