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작가가 극본을 맡았던 KBS 주말 드라마 넝쿨당을 통해 조윤희, 이희준, 진경, 심이영, 오연서 등이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넝쿨당을 통해 자신들의 매력을 새롭게 어필한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방장군 역을 맡은 곽동연처럼 배우로서의 싹을 넝쿨당을 통해 피웠던 연기자도 있었죠.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김수현, 전지현과 호흡을 맞췄던 박지은 작가는 KBS 예능국의 서수민 PD와 손을 잡고 KBS 방송국 내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을 만들게 됩니다. KBS에서 시트콤 작가로 활동을 하기도 했던 박지은 작가이기 때문에 방송국 내부 사정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은,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 했던 별에서 온 그대와는 다른 맛이 있었죠.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외계인 도민준 역을 맡았던 김수현이 신입 PD 백승찬 역을 맡았고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동료 PD 라준모와 탁예진 역을 차태현, 공효진이 맡았었습니다. 소속된 연예기획사 사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기가수 신디 역을 아이유가 맡았는데 어린 나이에 데뷔한 톱가수의 모습이 아이유의 현재 위치와 비슷해서인지 아이유의 연기가 자연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의외의 캐스팅도 있었으니 가수로만 알고 있었던 김종국과 아나운서로 알고 있었던 서기철씨가 바로 그런 캐스팅이었죠. 김종국은 김홍순 PD로 출연해서 행정반 실세 고양미(예지원)와 급작스런 사랑에 빠지는 PD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아나운서 서기철씨는 KBS 방송국의 장인표 국장으로 출연해서 능청스런 연기력을 선보였었죠.

유아인과 김명민, 신세경, 천호진 등이 출연했던 SBS 팩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2015) 속 길태미란 캐릭터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진 박혁권씨도 이 드라마에서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김태호 PD 역을 맡았었답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동명이인이라서 이 KBS 김태호 PD가 써낸 방송 관련 책을,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펴낸 책인줄 착각해서 방송국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구입했더라는 얘기가 프로듀사 초반부에 잠깐 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배우 박혁권씨를 영화 차우(2009)에서 눈여겨 봤었답니다. 저보다 먼저 박혁권씨의 존재감에 눈 뜬 분들은 시실리 2km에서 그의 이름을 기억했을 것 같기도 해요.

프로듀사라는 드라마에는 KBS 사장 역을 맡은 기주봉씨를 비롯해서 백승찬에게 방송국 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FD 역을 맡은 이주승까지 여러 배우들이 출연했었답니다. 라준모, 탁예진이 이끄는 PD 팀에 소속된 캐릭터들을 연기한 이채은, 노수산나, 고보결, 배유람, 신주환, 김선아 등은 아직까지 크게 뜨진 못했지만 프로듀사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는데는 성공을 했었죠. 김선아씨는 프로듀사 출연 직후 배용준이 이끌고 김수현, 박서준, 손현주 등이 소속되어 있는 키이스트에 영입되었답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한류스타 대열에 올랐었던 김선아와 동명이인이라 대중들에게 그 이름의 존재감이 크게 기억이 되진 않았지만 키이스트가 영입했다는 것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있거나 띄울 자신이 있단 얘기가 아닐까 싶어요.

톱스타 신디(아이유)를 괴롭히는 변대표 역을 맡은 나영희씨는 박지은 작가 드라마의 단골 출연배우이기도 합니다.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이어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에 출연했으며 최근에 방영된 푸른 바다의 전설에도 출연을 했었다고 합니다. 변 대표(나영희) 밑에서 일하고 있는 김실장 역은 베우 조한철씨가 맡았었죠. 영화 럭키를 보신 분들이라면 목욕탕에서 넘어져 기억을 잃고 우여곡절 끝에 배우로서의 연기를 시작하는 주인공(유해진) 옆에서 굵직한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연기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던 보조출연자 캐릭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바로 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조한철씨랍니다. 신디(아이유)의 로드매니저 겸 안티카페 회원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최권이란 이름의 배우로 그 역시 주목할만한 연기자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신디의 소속사 후배 지니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는 제이니라는 가수입니다. 톱스타 신디가 이런저런 문제로 소속사 사장 변대표와 갈등이 생기자 변대표(나영희)는 머리가 굵어 반항하기 시작한 톱스타 신디(아이유) 대신 어리고 새로운 가수 지니(제이니)를 소속사 대표가수로 키우려고 했었답니다. 프로듀사 속 1박 2일에 (지금은 해체된) YG 대표 걸그룹 2NE1의 멤버 산다라박과 YG 신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가 되는 지수가 나란히 출연했던 것을 생각하면 YG 걸그룹의 대표였지만 갑작스럽게 해체되고 말았던 2NE1과 2NE1이 있던 YG에서 새롭게 내보낸 걸그룹 블랙핑크의 운명이 톱스타 신디와 소속사에서 띄우려는 신인 지니의 모습과 겹쳐져 다소 얄궂게 느껴지기까지 한달까요. 라준모 PD와 백승찬 PD가 맡은 (드라마 속) 1박 2일에는 아이유, 지수, 산다라박 외에 강승윤(YG 소속)도 출연했었답니다.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 김종국, 예지원, 나영희, 조한철, 최권 등등의 주조연 배우 외에 산다라박, 지수, 강승윤, 박진영, 하니(EXID), 윤종신, 장혁, 윤여정, 고아라, 신동엽, 이영자, 이천희, 조윤희, 고아라, 이승기, 김생민, 송해, 유호진 PD 등의 카메오가 출연해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었죠. 이들 출연자들 사이에 프로듀사 방영 당시는 이름을 크게 알리지 못했지만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인기 배우 중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출연을 했었답니다. 당시만 해도 잠시 스쳐지나가는 역할이라서 배우의 이름을 알 수 없었고 얼굴도 주목을 받지 못했었죠. 심지어는 배우가 아닌 KBS 신입 PD가 직접 출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응도 있었답니다.

프로듀사 1편에 백승찬(김수현)과 나란히 서있던 신입 PD 중 한 명을 연기했던 류준열이 바로 그 배우랍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택했지만 출발 드림팀으로 발령을 받게 되는 주종연 신입 PD가 바로 류준열이 맡은 캐릭터였는데 주종연 PD 바로 옆에 서있는 여자 신입 PD가 방그리란 재미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장면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주종연 PD의 모습은 더더욱 대중의 기억에서 빨리 잊혀지고 말았죠. 프로듀사의 내용이 1박 2일 PD 라준모(차태현), 백승찬(김수현)과 뮤직뱅크 PD 탁예진(공효진), 1박 2일의 출연자임과 동시에 뮤직뱅크 1위 가수 신디(이이유)를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KBS에 입사한 직후 출발 드림팀으로 발령받게 된 신입 PD 주종연(류준열)은 1화에 잠시 등장한 것을 제외하곤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방송국 내 운동회 장면에 잠시 얼굴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장면에선 대사 없이 그야말로 얼굴만 나왔을 것일 테죠. 하지만 이후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 시리즈의 김정환 역을 맡게 되면서 인기 배우가 됩니다.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등이 출연한 영화 더 킹에서 멋진 캐릭터를 맡기도 했구요.

류준열의 다음 영화가 송강호, 유해진과 함께 출연하는 택시 운전사라고 하는데 이 택시 운전사란 영화에 드라마 프로듀사 속 김태호 PD 역을 맡았던 박혁권씨가 출연하기도 한답니다. 박혁권씨야말로 프로듀사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류준열이 배우로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을 것 같달까요. 사실 이렇게 드라마 속 단역으로 시작해서 주연으로 성장하는 시기는 해품달, 별그대, 프로듀사의 주인공 김수현에게도 있었답니다. 김수현의 경우는 그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었으니 이민호, 김현중, 구혜선, 김범 등이 인기를 얻었던 꽃보다 남자에 김수현이 출연하기로 하고 대본 리딩에 참여했었더랬죠. 대본 리딩 과정에서 PD에게 연기에 대한 지적을 받고 이후 해당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빠지게 되었다고 해요. (사진 속, 役에서 제외된 新人俳優가 바로 김수현이랍니다. 사진 왼쪽 남자 배우는 꽃보다 남자 F4 중의 한 명으로 나왔던 김범이며. 김수현이 맡을 뻔 했던 역할은 정의철이란 배우에게 돌아갔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