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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눌프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7.6.10
제 개인적으로 아역배우라고 하면 최루성 권투영화 챔프에 나왔던 릭 슈로더가 머리 속에 가장 먼저 생각나곤 합니다. 챔프는, 존 보이트(안젤라나 졸리의 친아버지)와 페이 더너웨이가 출연했던 영화로 아역배우 릭 슈로더의 인기가 두 성인배우 못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영화 챔프의 감독은 로미오와 줄리엣(올리비아 핫세 출연작)을 연출했던 프랑코 제피넬리 감독이었죠. 영화 연출 경력이 꽤 되는 감독이라서 그런지 관객들이 펑펑 울 수 있도록 영화를 잘 만들었답니다.
챔프의 감동 때문인지 홍콩영화계에서 우견아랑(아랑적고사)이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답니다. 우견아랑은, 주윤발 지인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기로 결정한 것에는 영화 챔프의 세계적인 흥행 성적도 참고가 되었겠죠. 우견아랑의 주인공 아랑(주윤발)은 전직 바이크 레이싱 선수입니다. 어린 아들 하나 키우며 살고 있다가 헤어진 연인(장애가)을 만나게 됩니다. 아들을 보다 풍요로운 성장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어머니(장애가)에게로 보내느냐 마느냐 고민스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그런 상황 속에 아랑(주윤발)은 바이크 레이싱 경기에 참여, 아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챔프에서 존 보이트가 그러했듯 우견아랑의 주윤발도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고 만답니다.
존 보이트 = 주윤발, 페이 더너웨이 = 장애가... 이렇게 비슷한 상황인 가운데 릭 슈로더가 연기한 어린 아들 캐릭터는 황곤현이란 대만 아역배우가 연기한 셈이에요. 황곤현은 그 즈음 대만영화 로빙화에서도 비극적인 아역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연기해냈던 배우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릭 슈로더(1970년생)는 요즘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네요. 영화 챔프는 홍콩 영화계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계에도 영향을 줬으니 이동준씨가 제작, 주연을 맡고 스티븐 시걸이 출연했던 클레멘타인 역시도 챔프의 영향력 아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릭 슈로더, 황곤현으로 이어졌던 아역배우 계보는 2000년대 초반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아역배우 은서우가 이었답니다.
90년대 중반 비디오대여점을 통해 이연걸 주연 홍콩영화 꽤나 보던 분들은 통통한 얼굴의 귀여운 아역배우가 이연걸과 콤비를 자주 이뤘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아역배우의 이름은 사묘(謝苗)로, 워낙 귀엽게 생겨서 혹시 여자아이를 남장시켜 출연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아역배우의 성별 바꿔 연기하기는 영화계에 종종 있어 왔었고 중화권 영화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장강 7호의 서교(徐嬌)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장강 7호 속 아버지와 아들 캐릭터는 주윤발와 황곤현이 출연했던 우견아랑을 오마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래서 딸이 아닌 아들 캐릭터가 등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각설하고 사묘는 주윤발의 도신 2, 이연걸의 영웅, 이연걸의 소림오조 등의 작품에 출연했었습니다. 도신 2에서의 비중은 양가휘, 서금강, 구숙정 등에 비해 적었습니다만 영웅, 소림오조에선 이연걸과 찰떡 같이 호흡을 맞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답니다. 그 당시 이연걸이 우리네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무술을 잘하면서도 유쾌하고 건강한 이미지와 어린 사묘의 무술소년 캐릭터는 상당히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었죠. 1984년생인 사묘는 요즘도 활발히 중화권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연걸과 마찬가지로) 홍콩 출생의 배우가 아니라 중국 대륙 출생 배우라는 것도 나름 기억할만한 것이랄까요.
할리우드 아역배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중의 한 명이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일 것입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아들 역으로 잠시 출연했던 이 아역 배우는 이후 식스센스를 통해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습니다.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의 해맑은 얼굴이 영화 후반부의 반전을 더욱 충격적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에 출연해서 또 한 번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었죠. 그리고 꽤 시간이 흘러 얼굴은 예전 해맑은 모습 그대로인데 퉁퉁하게 살이 찌고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답니다.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1988년생)의 비주얼이 많이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맥컬리 컬킨(1980년생)이나 린제이 로한(1986년생)처럼 시끌벅적한 얘기는 없더라구요. 하지만 검색해보니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도 2006년에 음주운전과 마약소지로 공권력과 만났던(!)일이 있다고 합니다. (할리우드 아역배우의 길은 역시 험난하네요.)
할리우드 아역배우의 비극이라고 하면 미드 신나는 개구쟁이(Diff'rent Strokes) 속 아역배우들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백인 가족에 입양된 흑인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었는데 백인 누나 역을 맡은 다나 플래토는 마약 등의 문제에 빠져 포르노배우로까지 전락했다가 자살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흑인 동생 아놀드 역을 맡은 게리 콜먼은 성장발육이 지체되는 병으로 고생하다가 40대 초반에 사망을 하게 되었으며 형 윌리 역을 맡은 토드 브리지스 역시도 이런저런 불행한 사건에 휘말려 고생을 했었다고 합니다.
또 한 명의 아역배우는 데이빗 베넨트(David Bennent)입니다. 폴커 슐뢴도르프 감독의 영화 양철북에서 성장을 스스로 멈춘 난쟁이 오스카 역을 연기했었죠. 해당 영화에서 데이빗 베넨트(1966년생)는 정말 대단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 속 상당히 에로틱한 장면이었어요. 이 영화에 출연했을 때 데이빗 베넨트가 워낙 어린 나이였기에 외설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 속 난쟁이 오스카가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진듯한 데이빗 베넨트의 연기가 워낙 실감났기 때문에 진짜 난쟁이를 캐스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난쟁이 배우가 아닌 나이 어린 배우를 캐스팅했고 데이빗 베넨트는 나이를 먹으면서 훌쩍 커버렸죠. 하지만 이때의 미성년자 배우와 관련된 외설 논란은 이후에도 영향을 미쳐서 역시나 소설을 영화로 옮긴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의 경우 1990년생인 데이빗 크로스가 법적으로 성애연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를 충분히 기다려서 영화를 촬영했다고 해요.
한편 데이빗 베넨트는 톰 크루즈의 초창기 주연작 리젠드에 요정 굼프 역으로 캐스팅되기도 했었죠. 리젠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초기 작품으로 블레이드 러너에 이어, 리들리 스콧 감독 특유의 유니콘이 중요하게 나오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에이리언 1편과 블레이드 러너로 SF 영화사에 두 획을 그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판타지 영화였었는데 비슷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네버 엔딩 스토리 시리즈와 라비린스(데이빗 보위, 제니퍼 코넬리 출연)에 밀리고 말았죠. 리들리 스콧 감독과 톰 크루즈야 다른 작품들이 워낙 잘 되었기에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리젠드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미아 사라의 이름은 대중들에게 금방 잊혀지고 말았답니다.
영화 부산행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아역배우 김수안의 경우 올 여름에 개봉할 군함도에도 출연을 했다고 합니다. 부산행, 군함도... 2년 연속 천만영화에 출연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부산행에선 친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관계의 딸 역할을 잘 소화해냈었고 아버지 역의 공유와 살짝 닮은듯한 얼굴도 인상적이었죠.
옥자에 등장하는 안서현의 경우 2004년생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어른스럽게 보인다고나 할까요. 2011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기도 했었던 아역배우로, 그 드라마에선 수지가 연기했던 캐릭터의 동생 고혜성 역으로 출연했었답니다. 드림하이 마지막회에는 박은빈씨가 특별출연해서 폭풍성작한 고혜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죠. 정우성과 이범수, 이시영이 출연했던 영화 신의 한 수에서는 천재 바둑소녀 랑랑 역을 연기하더니 이번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 주인공을 맡게 되었답니다. 2014년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청소년 연기상을 수상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때 공동수상을 했던 아역배우가 홍화리(야구선수 홍성흔의 딸)였죠. 전형적인 아역배우 같았던 홍화리(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출연)의 수상소감 발표와 연기파 배우 느낌 물씬 났던 안서현의 수상소감 발표가 대조적이었기에 안서현이란 아역배우는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궁금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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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댓글 8
- 작성일
- 2017. 6. 11.
@꽃들에게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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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6. 12.
- 작성일
- 2017. 6. 12.
@Aslan
- 작성일
- 2017. 6. 13.
@Aslan
- 작성일
- 2017. 6. 13.
@As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