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변태가면2: 잉여들의 역습은 예스24 굿다운로드를 이용해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나가이 고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인줄 알고 다운로드를 했었는데 알고보니 나가이 고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변태가면이 아니라 겟코가면이라는 작품이더라구요. 유튜브에서 이런저런 영상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겟코가면 영상을 살짝 봤었는데 그렇게 본 겟코가면은 짧은 영상임에도 노출이 상당히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겟코가면이란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변태가면이란 제목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변태가면을 다운로드 받았는데 겟코가면과 달리 이 영화 변태가면은 남자배우가 노출을 하더라구요. 게다가 검색을 통해 살펴본 결과 나가이 고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은 겟코가면이지 변태가면이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왠지 나가이 고의 향기(!)가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성의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슈퍼파워를 뿜어낸답니다.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일본영화들이 다른 나라 영화팬들이 보기에 자아 과잉, 원작 집착이란 평가를 듣기 십상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이 영화는 만화에서도 해괴망측했던 행동을 실사영화로 잘도 해낸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준답니다. 이 민망한 캐릭터를 연기한 인물은 스즈키 료헤이라는 배우입니다. 일본의 유명 연예기획사 호리프로에 소속되어 있으며 1986년생에 신장이 186cm이라는 이 건장한 배우는 대역도 없이 직접 변태가면 연기를 해냈다네요. 큰 키에 근육질 체형을 갖추고 명문대 영문과 졸업에 복싱까지 배웠다는 이 멀쩡한 배우는 이 역할에 굉장히 심취했었다고 합니다. 덕후가 덕질을 하듯 이 배우는 이 역할에 몰입되어 연기를 했다고나 할까요.

금단의 영역이랄지 아무튼 함부로 욕심을 내면 안되는 것을 가지고, 그것을 얼굴에 쓸 때 슈퍼파워가 솟는 이 주인공은 그야말로 일본이 아니었다면 등장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짐 캐리가 주인공이었던 영화 마스크의 경우 비밀스런 탈을 얼굴에 쓸 때 또다른 자아가 튀어나오면서 막강한 힘을 갖게 됩니다만 이 영화 변태가면의 경우 여성의 팬티를 얼굴에 쓰면 슈퍼파워가 생겨요. 1편을 통해 변태가면의 기본적인 설정을 설명한 이 영화는 2편에서 스파이더맨 속 상황을 적극적으로 차용합니다. 피자 배달부가 되어 시간 내에 피자를 배달해야 되는 주인공은 배달 도중에 악당을 만나 변태가면으로 변신을 하게 되었고 아니나 다를까 피자가게 주인과의 인연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게 되죠. 스파이더맨에게 여자친구가 있듯 이 영화 속 주인공 변태가면에게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가 그러했듯 변태가면의 주인공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된답니다.

이 영화는 오프닝부터 만화 속 장면과 팬티 레이스를 이용해서 마치 스파이더맨의 그것처럼 선보입니다. 만화 속 장면과 실사영화 속 장면이 팬티 레이스의 선으로 분리되어 선보여지는 가운데 스파이더맨이 그러했듯 배달알바로서의 궁색한 모습이 이어져 나온답니다. 사실 스파이더맨이란 캐릭터는 일본에서 독특하게 현지화되어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던 작품이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일본문화에 깊숙하게 들어가있는 캐릭터가 스파이더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인공은 배달 도중에 만난 강도 때문에 금단의 봉인을 풀고 말았습니다. 아주 민망한 그러면서 대단히 건장한(!) 몸으로 악당들 앞에 나타난 변태가면은 독특하고도 민망한 공격법으로 강도들을 응징하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강도를 응징했지만 피자배달에는 실패해서 점장에게 린치에 가까운 학대를 당하는 주인공... 스파이더맨의 민망한 버전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 아이코를 위해 변태가면으로의 변신을 스스로 금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1편에서 주인공 때문에 낭패를 본 악당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여 주인공 주변 인물들의 팬티를 죄다 가져가게 된답니다.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으면 입고 있는 팬티가 빼앗길 확률이 현실적으로 낮아질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이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의 팬티는 악당들 때문에 죄다 사라지는 일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그야말로 만화적인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자의 팬티, 그 금단의 물건이 있어야만 슈퍼파워를 가질 수 있는 주인공은 슈퍼히어로 변태가면으로 변신하기 어려워지고 말았죠. 여자친구 아이코와의 관계 역시 난데없이 나타난 섹시한 여교수의 등장으로 인해 난감해지고 말았답니다. 사제관계는 연인관계가 될 수 없는 금단의 관계라며 유혹을 거부하는 주인공에게 여교수는 대학생은 괜찮다며 은밀한 제안(?)을 하고 말았죠.

팬티가 사라져 슈퍼파워를 갖기 힘든 상황에 순정마저 빼앗길 이 난처한 상황에 주인공이 괴로워하고 있을 때 전편의 악당들이 더욱 거대한 힘을 갖추고 주인공을 압박해옵니다. 인체개조를 갖춰 거대괴물의 몸을 갖게 된 악당은 부하들을 대동해 변태가면을 위기에 몰아넣게 됩니다. 여자친구 아이코는 물론이요 여교수까지 이용해 주인공을 위기에 몰아넣은 악당들이었죠. 하지만 주인공 변타가면은 변태로서의 길은 굳이 팬티라는 물질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닫음을 특훈을 통해 얻은 뒤였었죠. 이 상황을 설명하자면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무튼 그렇게 또 한 단계 변태로서 업그레이드된 주인공은 새로운 힘으로 악당들을 물리치게 된답니다. 더없이 일본만화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영화라서 취향이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권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만 이런 류의 상상력이 영화화될 수 있고 그런 영화를 즐기면서 만드는 제작환경만큼은 부러운 부분이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