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심한 리뷰

크눌프
- 작성일
- 2011.5.20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15
- 글쓴이
- 야다테 하지메,토미노 요시유키 원저/야스히코 요시카즈 글,그림
대원
- 박인환의 詩 <목마와 숙녀> 패러디로 건담 오리진 15편 리뷰를 갈음함 -
목마와 숙녀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여간첩 미하르'1)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카이 시덴'2)의 슬픔을 이야기 한다
목마3) 는 지온의 추격을 뿌리치고 그저 엔진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아일랜드 벨파스트 4)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5)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브라이트 노아 함장 6)의 눈을 바라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 7)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져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여간첩 미하르의 서러운 이야기 8)를 들어야 한다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엔진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해설:
1) 여간첩 미하르: 철없는 어린 두 동생과 자신의 생계를 위해 지온군의 정보원으로 일하는 소녀 (Miharu Ratokie).
평상시에는 항구를 오가며 이것저것 물건을 파는 잡화상의 모습을 하며 그 과정에서 얻는 약간의 정보를 송수신하는 역할을 있으나 화이트베이스 입항시에는 원하는 정보를 캐기 위해선 연방군의 복장을 하고 잠입하는 모험을 하기도 하였다.
2) 카이 시덴: 화이트 베이스의 소년병. 건캐논, 건페리의 파일럿으로 오랜 전투와 군간부들의 권위주의에 회의를 느끼며 신경질적으로 함선에서 내린 직후에 생계형 스파이 미하르 라토키에와 만나게 된다. 짧은 외출은 무뚝뚝한 소년의 가슴에 사랑의 감정을 처음 심어주게 되나 소속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의 것이었다.
3) 목마: 木馬 형태를 닮은 것으로 알려진, 전함 화이트베이스의 별명으로 아무로 레이, 카이 시덴, 세일러 마스, 브라이트 노아 등등 1년 전쟁을 다룬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탑승한 것으로 유명하다. 적인 지온군의 주된 목표가 되어 여러 차례 공격을 받게 되는데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도 그러한 지온군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
4) 여간첩 미하르가 살고 있는 곳은 아일랜드의 '벨파스트'로,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던 생계형 간첩 미하르는 지구 연방군의 전함 화이트베이스가 벨파스트에 입항하자 첩보 활동을 위해 연방군복을 입고 화이트베이스 내부로 잠입한다. 이때 카이 시덴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어 카이 시덴의 진심어린 설득으로 인해 지온군을 위한 간첩 활동을 끝내려고 한다.
5) 생계를 위해 지온의 스파이 활동을 하던 미하르는, 잠입한 적의 전함 화이트베이스 안에서 동생 또래 아니 그보다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어지는 카이 시덴의 설득에 전향을 결심하게 되나 직후에 벌어진 지온군의 추격전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된다. 비행선 건페리의 미사일 발사를 돕기 위해 직접 레버를 당겼으나 미사일 발사의 후폭풍에 휘말려 안타깝게도 숨지고 만 것.
6) 브라이트 노아: 처음으로 '건담'이 출연하는 1년전쟁을 지나 이후 건담마크투와 Z 건담이 출현하는 그리프스 전쟁, 아들인 하사웨이 노아가 등장하는 섬광의 하사웨이 편까지 정통 취급을 받는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에 대부분 출연하고 있는 군인 장교. 1년전쟁에서는 주인공 어린 아무로 레이를 교육시키는 역할로, 그리프스 전쟁에서는 예민한 카미유 비단을 지휘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군에 지원한 민간인 소년 소녀를 군인으로 길러내는 과정에서 엄격함으로 나름대로 군기를 세워보려고 노력하려다가 주인공들과 갈등을 빚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7) 페시미즘: 사전적인 의미로는 염세주의. 사랑을 잃고 전쟁에도 지친 카이 시덴은 이후 급격히 염세주의에 빠지게 되고 이런 그의 성향은 이후의 그리프스 전쟁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8) 여간첩 미하르의 서글픈 이야기:
미하르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 카이 시덴에게 죽은 미하르의 영혼이 나타나 말을 건낸다.
카이: 미하르, 어디 간 거야?
미하르: 울지마 카이. 너를 만나길 잘했다고 생각해.
질과 미라가 걱정돼? 그애들이라면 괜찮아. 내 동생들이니까. 잘 살 거야.
언제까지고 이런 세상이 계속되는 건 아니잖아. 안 그래? 카이
카이: 그럼 너는 괜찮은 거야? 죽어버렸는데!
죽으면 아무 것도 못하잖아. 어떤 세상이 오든, 그것을 보지 못하잖아!
미하르: 때가... 안 좋았던 거야. 뭐, 나도 너 같은 사람과 쭉 함께 있고 싶긴 했어...
죽고 싶지 않았어. 그애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카이: 그래서 말했잖아! 따라오지 말라고.
밑으로 가지 말라고. 위험하니까 얼른 올라오라고!
미하르: 이제 됐어. 그만 두자. 이미 끝난 이야기잖아.
아 맞다. 슬슬 시간이야. 미안하지만 나, 가봐야 돼. 또 항구에 새로운 배가 들어오거든.
카이: 미하르... 너...
미하르: 의외로 잘 팔려. 별 물건은 없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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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