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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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일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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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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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8 (2)
크눌프


 



 


터미네이터 1편 개봉되었을 때만 해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라고 하면 대표작으로 코만도를 꼽고들 했었는데 1991년 터미네이터 2편이 개봉하면서 모든 것이 바꼈다. 1편에서 주인공을 쫒아온 살인로봇 역할을 담당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2편에서 주인공 일행을 지켜주는, 미래에서 온 보디가드 역할을 맡게 되었고 그 영화에서 그가 남긴 대사들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팬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근육질 체형에 어눌한 영어발음을 가졌던 이 남자, 코난 더 바바리안은 미래소년 코난과 소년 탐정 코난의 존재감 때문에 잊혀지고 프레데터를 상대하던 전사 역할은 대니 글로버와 에일리언에게 넘겨줬으며 1987년 출연작 런닝맨이란 영화는 동명의 예능프로그램 때문에 묻혀졌지만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의 존재감만은 여전히 대단하다. 요즘 그가 출연한 다른 영화라면 어느새 사생활적으로 비호감이 되어버린 그의 이미지 탓에 그의 출연이 마뜩치 못한 부분이 있을 법도 하다만 터미네이터 시리즈라면 얘기가 다르다. 짧은, 그것도 컴퓨터그래픽의 기술을 빌려 합성한 장면이건만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팬들은 열광한다.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 역할을 맡았던 샘 워싱턴,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프레스티지, 이퀄리브리엄,아메리칸 싸이코, 태양의 제국의 크리스찬 베일 출연한 이 영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샘 워싱턴이 연기한 과거 장면으로 시작된다. 과거, 실질적으로는 현재에 가까운 시대 그리고 그때 그곳에 사형을 선고받은 죄수 마커스(샘 워싱턴)이 감옥에 앉아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특유의 음악이 울리며 관객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가운데 코건 박사(헬레나 본햄 카터)가 마커스 앞에 등장한다. 사형선고를 받아 이왕 죽을 몸인데 죽을 몸으로 실험을 하게 해달라는 세레나 코건 박사의 간청에, 마커스는 키스 한 번만 하게 해달라고 한 뒤 입맞춤 한 번 이후 동의서에 서명을 한다. 훤한 이마 위에 보자기 같은 것을 둘러쓴 코건 박사는 동의서를 가지고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이 영화가 팀 버튼 감독의 영화도 아닌데 괴이한 패션이다 싶었는데 설정상 그녀는 암환자였고 영화 후반부 사이버다인이란 회사를 위해 일하는 존재였던 것임이 드러난다. 


 



 



 


화면은 이제 미래 세계로 바뀐다. 영화 속 인물들의 시각으로 따지면 마커스가 동의서에 서명하던 때가 과거이며 기계들의 세상을 향해 저항을 하는 시기가 현재일 것이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이퀄리브리엄 등으로 SF 세계에서의 모습이 제법 익숙해진 크리스찬 베일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스카이넷을 물리치는 운명을 가진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과거로 터미네이터를 보내고, 그렇게 보내진 터미네이터를 막기 위해 또 다른 터미네이터가 등장하는 것이 터미네이터 1,2편의 기본 스토리였다면 미래전쟁의 시작 편에서의 존 코너는 저항군 내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어머니인 사라 코너의, 녹음된 메시지를 들으며 고민에 빠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때만 해도 저항군 내 No.1의 위치는 아니었는지 조직 내에 그보다 더 위의 지도자가 있으며 조심성 없이 침투했다가 작전상 실패를 맛보기도 하여 전우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자신만 간신히 살아남기도 한다.   


 


같이 침투한 저항군 부대원들 중에서 존 코너만 간신히 살아남은 바로 그 전투 지역에 마커스(샘 워싱턴)이 있었다. 과거에서 미래로 내던져진 존재인 마커스 라이트 황량하게 변해버린 세상의 모습에 당황해하고 있었다. 폐허가 된 도심의 대로변에서 로봇의 습격을 받은 마커스는 도심의 공간을 누비며 게릴라 활동을 펼치고 있던 꼬마의 도움으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꼬마의 이름은 카일 리스로 터미네이터 1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반갑다 못해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존 코너의 아버지가 되는) 바로 그 카일 리스가 꼬마의 모습으로 이 장면에 등장하게 된다. 카일 리스 일행과 동행하며 로봇 추적자들을 따돌리던 마커스는 어느새 그들과 헤어져 혼자 길을 걷게 된다. 그러던 중에 만난 인물이 바로 저항군 요원인 블레어 윌리엄스(문 블러드 굿)이다. 강도들에게 습격을 당한 블레어를 구해준 마커스는 블레어로부터 신뢰 그 이상의 인간적인 감정을 교류하게 된다.


 


존 코너의 측근이기도 한 블레어와의 친분 때문에 저항군 아지트로 함께 향하던 마커스 라이트는 아지트로 향하는 길목에 설치해놓은 지뢰를 밟고 큰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그 장면 이후로 마커스가 사실 로봇이었음이 드러나게 된다. 인간인 블레어는 잘도 지뢰를 피해 발걸음을 옮겼건만 기계 몸뚱이 마커스의 움직임에만 지뢰가 반응을 한 것이다. 어찌되었건 부상을 입었다고 하니 부상당한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상처를 살펴보던 저항군 요원들은 기계로 채워진 마커스의 몸을 보고 치를 떤다. 얼굴의 피부와 심장, 뇌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기계로 대체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은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마커스의 외침과 지뢰에 의해 겉표피가 파손되어 드러나게 된 기계장치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마커스 때문에 생명을 구했던 블레어는 마커스의 기계몸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마커스를 구해주려고 한다. 짐짓 마커스에게 냉정한 척 마커스에게 총 한 발을 쏘며 감시자들을 내보낸 블레어는 마커스를 묶어놓은 사슬을 풀고 함께 도망친다. 인간답지 못한 인간들에게 습격을 당했던,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마커스에 의해 구해졌던 블레어로서는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남다른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리게 되었으리라.


 



 



 


영화는 기존의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필립 K.딕적인 요소를 가미한다. 국내에서는 사기꾼 로봇이란 제목으로 번역되기도 했던 필립 K.딕의 SF 단편 임포스터는, 자신이 로봇이 아니라 인간임을 주장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이 로봇인줄 모르고 있던 이 로봇은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굳건히 믿고 있었다. 인간들이, 그를 로봇이라고 의심하는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주장하던 주인공이 그 자신이 로봇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 로봇 내에 장치되어 있던 폭탄이 터진다. 마치 소설 임포스터 속 주인공처럼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마커스 라이트. 하지만 그의 몸은 기계로 채워져 있었으며 인간과 로봇, 인간과 기계로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기준에서는 로봇기계로 분류되고 만다.  


 


도망치는 마커스와 블레어를 저항군이 쫒는다. 인간인지 로봇인지 뚜렷하게 결정지을 수 없는 마커스를 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던 블레어는 도주 중에 큰 부상을 입고 쓰러진다. 혼자 도망치라는 블레어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마커스는 그녀를 두고 떠나지 못한다. 저항군에게 붙잡힌 블레어를 인질로 내세운 저항군은 각종 화력을 동원하여 마커스를 조준 사격한다. 헬기를 동원해서 수색 및 기총사격을 하던 저항군, 하지만 강물 속에서 나타난 로봇들의 습격을 받는다. 물뱀을 연상케하는 로봇들의 습격 속에 나머지 대원을 잃은 존 코너는 마커스 라이트와 일대일로 만나게 되고, 존 코너를 눈 앞에 둔 마커스는 (존 코너의 아버지가 되는) 카일 리스 현재 스카이넷에 잡혀 있음을 알려준다.  


 


이즈음, 카일 리스(얀톤 옐친)는 역시나 꼬마인 스타과 함께 스카이넷의 로봇들에게 잡혀있는 상태였다. 존 코너는, 아버지가 될 존재인 카일 리스의 행방을 찾아 스카이넷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지도부의 명령에 저항하며 독자적인 작전을 구상하던 존 코너는 스카이넷 폭격을 앞두고 카일 리스 등을 구하기 위해 로봇들이 모여있는 스카이넷에 침투한다. 스카이넷에 침투한 것은 존 코너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몸을 기계로 바꿔놓은 자들이 누구인지 알고 싶은 마커스 라이트 역시 스카이넷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커스 라이트는 사이버다인 프로그램에 접속해서 자신이 언제, 어떻게 그리고 왜 만들어졌는지를 알게 된다. 세레나 코건 박사의 얼굴로 화면에 나타난 사이버다인 프로그램은 마커스에게 작전을 잘 수행했음을 알려준다. 임포스터 속 (인간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는) 로봇이 폭탄으로서의 임무를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인간임을 주장하고 있는 마커스는 저항군의 핵심인물인 카일 리스와 존 코너를 한 곳으로 데려와 한 번에 제거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었다고 말해준다.


 


적진에 침투해서 목표물을 이곳으로 데려오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었다는 얘기에 마커스는, 자신의 목덜미에 설치되어 있는 을 뜯어내며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새긴다. 완벽한 침투 기계로서의 임무를 다한 것이라고 마커스에게 설명하는 사이버다인 프로그램 앞에서 마커스가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밝히는 동안 다른 건물에서는 존 코너가 아놀드 슈왈제네거 얼굴을 한 로봇에게 공격 당한다. 아놀드의 얼굴에 다른 보디빌더의 몸을 합성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등장하는 이 장면만으로도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팬들은 영화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카일 리스 존 코너, 마커스 라이트 아놀드 슈왈제네거 이미지가 입혀진 로봇까지 동원된 혈투가 이어진다. 로봇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운명을 택한 마커스 라이트는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마커스의 희생으로 인해 저항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이어진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인터넷 상에서 이 영화의 결말에 관한 이런저런 여러가지 루머가 돌기도 했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는, 존 코너가 죽은 뒤에 마커스의 로봇 몸뚱아리에 존 코너의 얼굴을 이식해서 마커스가 존 코너 대행을 하는 것도 제법 그럴듯한 설정이 아닐까 싶다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더랬다. 결말에 대한 수많은 상상 그리고 루머가 오갔지만 감독이 택한 것은 다른 것이긴 한데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는구나 싶어서 좋아했다가 마지막에 아, 아닌가? 당황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터미네이터 2편이 워낙 압도적인 영화였고 그 뒤를 이은 영화들이 졸작이었던 탓에 터미네이터 시리즈 자체가 흐지부지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영화 미래전쟁의 시작은 크리스찬 베일과 샘 워싱턴이라는 좋은 배우를 앞세워 제법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결말 부분에 대한 이견(異見)은 있을 수 있겠으나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만족스럽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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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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