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뷰 코너

크눌프
- 작성일
- 2015.2.10
서유기 : 모험의 시작
- 감독
- 주성치
- 제작 / 장르
- 중국
- 개봉일
- 2015년 2월 5일
사실 이 영화의 제목인 서유기 모험의 시작은 한국 극장가에 영화를 내거는 과정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서유항마편입니다. 이 영화 서유항마편은 중국 개봉 당시 역대 흥행기록을 세운 것으로도 유명했었는데 아마 지금은 그 기록이 다른 영화에 의해 깨어졌을 거에요. 우리네 극장 시스템이 곽경택 감독의 친구 때 다르고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때 다르고 명량, 국제시장 개봉 때 다르듯 중국의 극장 문화 역시도 해가 갈수록 바뀌고 있죠. 성룡, 주성치, 오우삼, 주윤발, 서극, 이연걸, 견자단 등 홍콩 영화판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영화 인력들과 중국 본토의 막대한 자본력이 융합되어지는 과정에서 거대한 스케일과 많은 인력, 진일보한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된 여러가지 영화들이 등장했었는데 이 영화 서유항마편 역시 그러한 융합의 결과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사실 주성치에겐 서유기를 소재로 했던 흥행작이 이미 있었습니다. 선리기연, 월광보합이라는 두 편의 서유기 영화, 이름하여 서유쌍기가 주성치에게 이미 있죠. 서유기 속 등장인물이 천연덕스럽게 팝송 온니유를 부르고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 속 명대사를 읊조리는 장면 등이 인상적인 영화였었죠. 선리기연, 월광보합의 경우 유진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었는데 유진위 감독은 주성치 사단으로 꼽힐 정도로 주성치와 코드가 맞는 감독이면서 한편으론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제작에 참여, 동사서독의 촬영이 지지부진해지자 동사서독에 출연하기로 했던 배우들을 데리고 동성서취라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던 감독이죠. 주성치와 코드가 맞으면서 왕가위 감독의 절친이기도 한 유진위 감독이기에 그가 연출을 맡았던 서유쌍기는, 주성치 월드에 속하는 동시에 왕가위의 느낌을 지니는 영화가 되었죠.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과 동사서독의 센티멘탈리즘을 주성치 영화 속에 버무려 놓은 서유쌍기가 홍콩 반환을 앞두고 있는 이별의 서글픔을 그 바탕에 깔고 있었다면 중국 본토로의 반환이 실행된 이후에 만들어진 서유항마편은, 사랑의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로 대표되는 서유쌍기의 정서와는 다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관객들이 손오공 역을 주성치가 맡지 않았을까, 주성치가 이번에는 어떤 코믹 연기를 보여줄까 생각하며 영화를 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손오공이 아닙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선 여자인 오로라 공주로까지 표현이 되었던 삼장법사가 그 주인공이랍니다.
삼장법사 역은 문장이란 젊은 배우가 맡았는데 순박한듯한 인상의 이 배우는 허술하기까지한 현장, 즉 삼장법사 역을 잘 소화해내었습니다. 주성치가 직접 출연하지 않은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쿵푸허슬, 소림축구, 장강7호 등에서 익히 보여줬던 주성치 특유의 감각이 묻어 나오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무장원 소걸아, 식신, 홍콩 레옹 등 예전 주성치 영화에선 뭔가 빈티 나는듯한 세트장이 주성치 영화의 포인트 중 하나였다면 자본력이 일취월장한 지금의 서유항마편에선 헐리우드 영화 부럽지 않은 특수효과들을 맘껏 사용합니다.
쿵푸허슬에선 코흘리개의 푼돈을 노리는 엉터리 무술교재가 있었다면, 이 영화 서유항마편에선 동요300선이 있습니다. 서유쌍기에선 여배우 주인이 연기한 자하선사 캐릭터가 있다면 서유항마편에는 서기가 연기한 퇴마사 단소저가 있습니다. 사오정도 저팔계도 손오공도 마치 인육에 굶주린 괴물 같은 존재로 등장하지만 그 괴물 같은 모습이 더욱 더 흉폭하면 할수록 삼장법사, 아니 현장과 단소저의 감정도 절절해집니다. 영화의 후반부, 한바탕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장면이 지나고 나면 그제서야 우리가 아는 서유기의 모습에 가깝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사오정, 저팔계, 손오공이란 세 괴물을 이끌고 서역땅으로 향하는, 성스럽기까지 한 삼장법사의 모습은 그 후반부 장면에서 완성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서유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6
- 작성일
- 2023.04.26
댓글 6
- 작성일
- 2015. 2. 10.
@파란하루키
- 작성일
- 2015. 2. 11.
- 작성일
- 2015. 2. 11.
@슈퍼작살
- 작성일
- 2015. 2. 13.
@슈퍼작살
- 작성일
- 2015. 2. 13.
@슈퍼작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