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1. 영화

이미지

제 개인적으로 톰 크루즈 영화를 가장 먼저 접했던 것은 90년대 중반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감상했던 어 퓨 굿맨이었습니다. 그냥 Few가 아니라 A Few로 표기했으니 좋은 사람들이 존재하긴 한다는 얘기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비디오테이프를 골랐던 것이 생각나네요. 요즘 인터넷 용어로 표현하자면 수구꼴통(?)에 해당되는 캐릭터를 연기한 잭 니콜슨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였는데 꽃미남 배우라는 편견이 있었던 톰 크루즈가 잭 니콜슨이 맡은 캐릭터 반대편에서 대등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면서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꽃미남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았겠습니다만 80년대에서 90년대로 넘어가던 시기의 톰 크루즈 그야말로 꽃미남이라는 용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배우였었죠.


 


신인 시절엔, 브렛팩 군단((Brat Pack)으로 불리던 비슷비슷한 청춘스타들 사이에선 크게 눈에 띄진 않았던 톰 크루즈였지만 1986년에 개봉한 탑건으로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그었고 이후 출연하는 영화마다 주목을 받는 월드스타 대열에 올랐죠. 당시 브랫팩 군단으로 불리던 청춘스타 맷 딜런, 로브 로우, 랄프 마치오,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등이 이젠 추억의 이름이 되었지만 그중 말단(?)에 자리잡고 있었던 톰 크루즈가 수 십 년 째 월드스타 자리에 있음은 이색적입니다. 우리 영화계로 비유하자면 민규(!), 최재성, 최수지, 김혜선, 김민종, 허석(現 김보성), 최수종, 하희라 등의 청춘스타들이 출연하는 영화 속에서 톰 크루즈 살짝 빙구미 발산하는 캐릭터를 맡기도 했었죠. 키 크고 잘 생기고 반항기 넘치는 주인공의 친구 중 약간 얼빵한 녀석... 이러면 대충 감이 잡힐 것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초기작이자 판타지 영화인 레전드(개봉 당시에는 리젠드라고 표기했었습니다)에 여배우 미아 사라와 나란히 출연하며 극강의 미모를 선보였는데 톰 크루즈의 미모는 여배우 미아 사라의 아름다움을 가릴 지경이었죠. 엇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판타지 영화 라비린스는 악역에 데이빗 보위, 여주인공 역에 제니퍼 코넬리를 캐스팅하여 레전드와 차별화를 꾀했었답니다. 두 작품을 나란히 감상하곤 톰 크루즈와 제니퍼 코넬리, 데이빗 보위가 다 함께 출연한 레전드 오브 라비린스(미궁의 전설)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보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레전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흥행 실패작으로 남았고 곱디 곱던 외모의 톰 크루즈는 다음 작품 탑건에서 흥행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켈리 맥길리스, 발 킬머와 함께 출연햇던 탑건에서 톰 크루즈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주었죠. 탑건에서 보여줬던 오토바이 질주 장면은 정우성 주연의 비트와 더불어 많은 청년들을 오토바이 앞으로 끌고 가기도 했었습니다. 탑건에 깔렸던 노래 Take My breath away 같은 경우는 왕가위의 영화 열혈남아(몽콕하문)에 삽입되어 또 한 번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었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하고 폴 뉴먼과 함께 했던 컬러 오브 머니, 더스틴 호프만이라는 명배우와 함께 했던 레인맨, 올리버 스톤 감독의 반전영화 7월 4일생 거치면서 톰 크루즈는 출발선을 같이 했던 브렛팩 멤버들보다 저만큼 앞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어 퓨 굿맨에서 연기파 배우 잭 니콜슨과 대등하게 맞서는 연기력을 보여주는가 하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선 톰 크루즈 캐스팅을 반대했다던 원작자의 기우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멋진 연기력을 보여줬었죠. 폭풍의 질주와 파 앤드 어웨이를 통해 니콜 키드먼과 사랑에 빠질 때도 이 즈음이 되겠군요. 이렇게 정상의 위치에 오른 톰 크루즈는 배우의 위치를 넘어 제작자의 위치를 넘보기 시작합니다. TV 시리즈로 이름났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영화화하면서 기존의 드라마와 다른 캐릭터 설정을 통해 미션 임파서블 특유의 설정(?)을 개조해버리는가 하면 할리우드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카메론 크로우 감독과 손을 잡고 제리 맥과이어, 바닐라 스카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홍콩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오우삼 감독에게 미션 임파서블 2의 연출을 맡기는가 하면 떠오르는 신예 감독 JJ 에이브람스에게 미션 임파서블 3편의 연출을 맡겨 영화적 멍석을 깔아주기도 했죠.


 


스탠리 큐브릭,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클 만, 브라이언 싱어, 폴 토마스 앤더슨, 브라이언 드 팔마, 오우삼, 닐 조단, 토니 스콧, 리들리 스콧, 론 하워드, 올리브 스톤, 배리 레빈슨, 로브 라이너, 마틴 스콜세지 등등 그와 함께 했던 감독들의 이름도 참 기라성 같습니다. 요즘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손을 잡고 잭 리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제작하기도 했죠.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지금 입지는 혈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 부당거래(류승완), 신세계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박훈정 감독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얼핏 해보게 됩니다. 아무튼 이렇게 톰 크루즈는 영화적으로 성실하게 성장해왔고 그 성장을 또다른 영화인들에게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그리고 또 한 번 이뤄진 방한 행사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얼굴은 예전의 그 꽃미남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보이는 모습이었어요. 오블리비언,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도 나이가 살짝 보이긴 했었는데 이번엔 유난히 세월이 많이 느껴지더라구요.


 


팔다리에 근육이 아직 탄탄하게 붙어있을 때 하고 싶은 액션 연기 실컷 하고 말겠다는 생각일까요? 두바이 초고층 빌딩 위에 올라가고 비행기에 매달리고 오토바이 질주 장면에 몸소 뛰어드는 1962년생 영화배우 톰 크루즈. 뼈마디가 시리기 시작할 60대 나이 쯤 되면 예전 그 TV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속 나이 지긋한 팀장님(피터 그레이브스 연기했던) 역할을 맡아 덜 위험한 액션 연기를 펼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피터 그레이브스가 연기했던 캐릭터를 톰 크루즈가 연기하게 되면, 제5전선이란 이름으로도 유명했던 인기 TV 드라마 미션 임파서블 속 인물 구도를 영화화 과정에서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는 올드팬들의 불만을 뒤늦게나마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3.04.26

댓글 6

  1. 대표사진

    크눌프

    작성일
    2015. 8. 10.

    @쟈파

  2. 대표사진

    꽃들에게희망을

    작성일
    2015. 8. 11.

  3. 대표사진

    크눌프

    작성일
    2015. 8. 11.

    @꽃들에게희망을

  4. 대표사진

    꽃들에게희망을

    작성일
    2015. 8. 11.

  5. 대표사진

    크눌프

    작성일
    2015. 8. 11.

    @꽃들에게희망을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82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67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5.28
    좋아요
    댓글
    97
    작성일
    2025.5.2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