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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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귀담백경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
제작 / 장르
일본
개봉일
2016년 10월 19일
평균
별점4.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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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귀담백경은 옴니버스에 가까운 형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특유의 기담문화를 배경으로 굉장히 짧은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그 이야기들 사이의 관련성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고 딱히 무섭지 않은 내용도 있기에 무섭고도 짜릿한 일본식 공포영화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옴니버스식 구성이란 것이 그렇듯 관객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기대가 크셨던 분들은 더더욱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귀담백경이란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10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괴담 동호회 회원들의 이야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폐가, 흉가 등을 찾아다니던 이 회원들은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 그들 나름의 무서운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무서운 분위기가 갑자기 싱거워졌다 싶을 때 차 밖의 괴이한 형체 때문에 겁에 질리게 됩니다. 차를 타고 밥길을 가다가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에 괴물(?)을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는 환상특급(트윌라잇 존) 극장판의 처음을 여는 에피소드와 살짝 비슷하다고 할까요. 10가지 에피소드를 6명의 영화감독이 나눠 연출했다는 것 역시도 스티븐 스필버그, 조 단테, 존 랜디스, 조지 밀러가 참여했던 환상특급 극장판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은 인물은 일본의 유명배우 타케우치 유코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에 출연했던 배우라고 하네요. 일본을 대표하는 공포영화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던 배우이니 우리로 비유하면 겨울연가로 이름을 널리 알렸던 지우히메 최지우가 10가지 사랑 얘기를 옴니버스 형태로 그려낸 작품의 내레이션을 맡았다고 하면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노 후유미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면서 공포영화에 재능이 있고 애정이 있는 감독들이 뭉쳤고 타케우치 유코가 내레이션을 통해 돕는 형태가 되었으니 어쩌면 일본 특유의 괴담물에 대한 오마주로서의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환상특급 극장판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사실 몇몇 에피소드들은 공포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은 분량이에요. 확실한 결말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로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에피소드가 있기에 이게 뭔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답니다. 하지만 몇몇 에피소드는 취향에 따라 깊은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우산을 쓰고 혼자 길을 걷던 여학생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보고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여학생은 이 남자를 멍한 눈빛을 보고 겁에 질렸고 급히 주위 사람에게 신고를 했죠. 남자의 퀭한 얼굴과 불안해하는 여학생의 얼굴이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신고를 받은 아저씨가 남자를 향해 달려갑니다.

 

그렇게 뛰어가서 확인해보니 여자를 보고 있는줄로만 알았던 남자는 목을 매고 죽은 시체였던 것이었죠. 어쩌면 그 남자는 죽어가는 과정에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똘망똘망 예쁘게 생긴 여학생과 멍한 듯 퀭한 얼굴의 남자가 이미지 대조를 이루는 것이 인상적이랄까요. 여학생의 불안한 심리에 한껏 이입되어 여학생을 바라보는 저 남자는 변태가 아닐까 생각했던 관객들은, 괜한 사람을 의심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매력있지만 냉정한 어느 남자 교사를 사랑했던 여직원이 자살을 택합니다. 교실에서 자살한 여직원의 시체를 수습하기 위해 교직원과 몇몇 교사들이 힘을 합치게 되었고 자살의 이유가 되었던 남교사 역시도 시체의 목을 묶은 끈을 자르는 등의 일을 하게 되었죠. 구급차를 부르니 경찰을 부르니 다급한 상황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사이 남교사 혼자 여직원의 시체를 지키게 됩니다. 눈조차 채 감지 못하고 죽은 여직원의 시체는 남교사와 한 공간 안에서 묘한 이야기를 만들게 됩니다. 내 책임 아니라는 듯 방관하려는 남교사의 태도와 미련인지 복수인지 남교사 앞에 자꾸 나타나는 여직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한국에도 널리 알려졌던 입이 찢어진 여자 귀신 이야기 역시 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빨간 마스크 괴담이라고 흔히 알려진 이야기였었죠. 관련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면 귀신이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 나타난다고 하기에 여학생들인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남에게 자신의 다래끼를 옮겨야 자신의 눈병이 낫는다는 얘기가 있었던 다래끼 눈병 치료법이 생각났답니다. 다래끼가 난 눈의 눈썹을 뽑아 다래끼를 옮길 사람이 닿게 해서 병을 옮기게 되면 자신이 앓던 다래끼가 낫는다는 얘기가 있었죠.

 

어린 시절의 저는 다래끼 눈병이 자주 나는 학생이었고 심하게 눈병을 앓던 중 그 이야기를 듣고는  눈병이 난 눈의 눈썹을 뽑아 동네 형들이 노는 장소에 있는 돌 아래에 그 눈썹을 붙여 놓았답니다. 동네 골목에서 놀던 형들 중 한 명이 그 돌을 건드리는 것을 보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었는데 그 형이 그날 이후 다래끼 눈병이 생긴 거였어요. 신기하게도 저는 그날 이후 다래끼 눈병이 낫고 말았구요. 남에게 병을 옮겨야 자신의 병이 낫는 이 경험이 있어서인지 저는 이 에피소드를 참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괴담백경이란 제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0가지 이야기가 아닌 10개의 이야기이며 그 10개의 이야기가 각각 분리되어 있는 에피소드라서 하나의 영화로서의 재미는 다소 떨어집니다. 오싹한 귀신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겐 제대로 된 무서운 귀신 하나 나오지 않는 에피소드도 있기에 그 부분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구요. 하지만 관객 각자의 삶 속 한 장면과 오버랩이 되는 장면이 있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도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남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떠넘기려고 하거나 함부로 타인을 치한으로 단정짓거나 너무나도 쉽게 인연을 끊는, 현대인들의 숨기고 싶은 속내를 슬쩍 건드리는 부분이 이 영화의 진짜 오싹한 지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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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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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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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17.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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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눌프

    작성일
    2017.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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