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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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황비홍 2 - 남아당자강
감독
서극
제작 / 장르
홍콩
개봉일
2015년 8월 20일
평균
별점7.5 (0)
크눌프

 

 

 

홍콩영화의 전성기였던 8,90년대에서 수 십 년의 시간이 지난 요즘도 이마가 유난히 넓은 사람을 가리켜 황비홍이라고 별명을 붙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황비홍이란 이름이 유명하게 된 것은 1991년에 개봉되었던, 이연걸 주연 영화 황비홍의 인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1991년에 황비홍 1편이 개봉하게 되었는데 저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었답니다. 황비홍 보려고 같이 가자고 다소 충동적으로 친구들에게 말을 꺼냈었는데 친구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우루루 함께 극장으로 향하게 되었고 다들 재미있게 봤었답니다. 영화 소림사를 통해 무술실력을 뽐냈던 이연걸 주연에 홍콩의 스필버그로 불리던 서극 감독이 연출을 직접 맡고 가화삼보의 한 축이었던 원표가 나왔던 것이 황비홍 1편이었고 이 1편이 흥행에 성공을 하자 2편 수입을 둘러싸고 영화수입사들의 각축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황비홍 1편 수입 때는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1편이 성공하면서 2편은 수입 경쟁이 붙어 지나친 가격에 수입을 해왔다고 언론이 비난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었다고 해요.  

 

수입가격은 크게 올랐었지만 1편만큼 극장 흥행이 되지 않아서 2편을 수입해왔던 영화사가 큰 손해를 봤다는 얘기도 있었죠. 사실 이 황비홍 2편은 1편보다 내용이 복잡합니다. 청나라말의 역사와 대만의 역사까지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이해가 되는 영화였기에 국내 관객들에게 다소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그 시절에는 극장에 가지 않고 비디오대여점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영화를 관람하던 사람들도 많았기에 극장 대신 비디오대여점을 택한 이들도 많았던 것 역시도 흥행 실패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었겠죠. 1편에서는 외세의 인신매매가 중심이 되어 그에 항거하는 황비홍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외세와 그 외세에 빌붙는 폭력조직, 그 폭력조직의 하수인이 되는 무술고수(임세관), 그 무술고수의 제자가 되려는 인물(원표)가 이야기의 한 축이 되었었죠. 2편에선 외세에 반대하는 극단주의자들과 청나라 관리라는 두 축이 악당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주인공이 되는 쪽은 황비홍 일행 외에 손문 지지세력이 되구요.

 

참고로 황비홍 2편의 부제는 남아당자강입니다. 요즘 우리네 사회 분위기로는 왜 남자만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가?라는 여성단체의 항의가 있을법도 합니다만 90년대 초반의 시대분위기에선 딱히 큰 비판 없이 받아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후에 만들어졌던 황비홍 속편 철계투오공에선 여자들이 이 남아당자강을 여자들 입장에 맞춰 가사를 바꿔 부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이 유명한 주제곡은 1편에선 다른 가수가 불렀지만 이 2편에선 성룡이 부르게 됩니다. 황비홍 주제곡을 왜 성룡이 불렸는지 의아해하실 분도 있겠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성룡의 출세작 취권의 주인공 이름이 황비홍이었죠. 90년대 초중반의 노래방에선 홍콩 채널V 화면을 종종 보여주곤 했었는데 그 채널V가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황비홍 2편 주제곡 남아당자강을 부르는 성룡의 모습을 보기도 했었죠.

 

외세 특히 미국의 힘에 항거하는 황비홍 1편의 모습은 그 즈음 반미 구호를 외치던 운동권 대학생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2편은 외세의 악당이 아닌 내부 극단주의자들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요. 백련교도라는 이름의 광신도들의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되더니 심지어 이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황비홍 일행이 습격을 당하기도 합니다. 1편에서 외세에 항거했던 황비홍(이연걸)은 이 2편에선 서양문물의 하나인 열차에 탑승하기도 하고 서양의사들과 함께 의술을 논하기도 하고 있답니다. 황비홍이 서양의사들 앞에서 동양의술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을 때 백련교도들이 습격하여 서양의사들이 사망하기도 하고 황비홍이 서양의사들을 보호해주기도 하죠. 일종의 광기에 가까운 파괴행위를 보이는 극단주의자 백련교도들의 모습은 어쩌면 현대 중국에 존재했던 홍위병을 은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보게 된달까요.

 

 

 

 

 

이연걸보다 먼저 스타덤에 올랐었지만 황비홍 1편에서 황비홍(이연걸)의 제자 아관(양관)을 맡았던 원표가 황비홍 시리즈에서 하차하고 대신 막소총이란 젊은 배우가 2편의 아관 역을 맡았습니다. 아관과 황비홍, 십삼이(관지림) 세 사람의 사랑 문제가 제법 달달하게 진행되었죠. 물론 그 애정씬의 중심은 황비홍과 십삼이였습니다만 허당스러운 아관이 은근슬쩍 십삼이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것도 영화에 재미를 줬답니다. 십삼이(관지림)는 요즘 용어로 설명하자면 얼리어답터로, 신문물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죠. 청나라 말기 세상인데 서구식 옷을 즐겨 입는가 하면 카메라를 들고다니며 촬영을 하곤 했답니다. 그렇게 튀는 행동을 했던 탓에 백련교도들로부터 습격을 받기도 했죠. 중국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서구문물에 익숙하며 자유분방한 이 십삽이(관지림) 캐릭터야말로 중국과 영국 사이의 문화가 혼재된 홍콩을 비유하는 영화적 장치가 아닐까 싶어요.

 

도심 번화가에서 서구식 옷을 입고 카메라로 촬영을 하던 십삼이(관지림)는 백련교도들로부터 습격을 당하게 됩니다. 다들 짐작하듯 십삼이가 위기에 처하자 황비홍(이연걸)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죠. 황비홍은 제자인 아관에게 십삼이를 업고 이동하라고 얘기를 했고 십삼이를 짝사랑하는 아관(막소총)은 미소 가득한 얼굴로 십삼이를 업게 됩니다. 1편에서 아관 역을 맡았던 원표에 비해 영화적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황비홍의 제자라는 점에서는 막소총의 캐스팅은 적격이었던 것 같단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황비홍은 서양의사들 앞에서 동양의학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고 그 과정에서 손문을 만나게 됩니다. 신해혁명과 삼민주의로 유명한 손문(쑨원)과 황비홍의 만남은 이 영화가 단순한 무술영화 이상의 의미를 갖게 만듭니다. 황비홍이 동양의술을 설명하고 손문이 서양의사들에게 영어로 통역을 해주는 가운데 황비홍이 아관의 다리에 침을 놓게 되었죠. 침을 놓자 아관의 다리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고 그것을 본 서양의사들이 감탄을 하게 되었던 그 순간, 백련교도들의 습격이 있게 됩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당황해하는 아관(막소총)과 손문을 도와 병원 바깥으로 나가는 황비홍의 활약이 이어지다가 이 두 사람은 뒤늦게 십삼이를 찾게 됩니다. 이 두 사람이 십삼이를 찾은 그 순간, 십삼이가 마침 옷을 갈아 입던 중이라서 약간의 웃음을 관객에게 주게 되었죠. 백련교도들의 습격 등 위험한 순간이 십삼이에게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비홍은 십삼이에게 약간의 무술 초식을 가르쳐주게 됩니다. 황비홍 일행과 백련교도들과의 본격적인 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달달한 해프닝을 집어넣은 서극 감독은 이어 청나라 고위관료들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1편에서 무술고수 엄진동 역을 맡았던 임세관이 청나라 관료 역을 맡았고 그 밑의 부하 납란원술 역을 견자단이 맡았습니다. 이 청나라 관료들은 손문을 제거하려고 하죠. 

 

청나라를 위해 일하는 무술고수 납란원술 역을 맡은 견자단은 이후 비슷한 상황을 묘사했던, 진덕삼 감독이 연출한 8인: 최후의 결사단이란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답니다. 황비홍 2에서는 손문을 제거하려는 인물을 맡았다면 8인: 최후의 결사단에선 손문을 돕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인물을 연기했었죠. 손문의 친구이자 혁명동지 육호동 역은 중견배우 강대위가 연기하며 역사 속에서 청나라 관군에 체포되어 27세의 젊은 나이에 처형(1868~1985)되었다는 이 실존인물이 영화 후반부에 상당히 비중있게 등장합니다. 육호동(강대위)은 청나라 관군을 피해 목숨을 바쳐가며 혁명동지들의 명부를 숨기려고 하는가 하면 품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청천백일기를 황비홍 일행을 통해 손문에게 전해주기도 하죠. 이 청천백일기는 육호동에서 손문으로, 손문에서 장개석으로, 장개석에서 지금의 대만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중화민국(대만)의 공식국기가 되었다고 해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에 만들어진 8인: 최후의 결사단(2009)의 경우 신해혁명과 관련된 손문 이야기를 다루면서 (손문에서 장개석으로 계보가 이어진 실제 역사는 생략하고) 손문정신은 지금의 공산 중국이 계승하고 있다고 선언(?)해버렸으니 90년대 초 이연걸이 출연했던 황비홍 2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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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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