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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k5766
- 작성일
- 2022.9.26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글쓴이
- 최재천 저
효형출판
이번 우리 '앞자리 모임' 독서모임의 주제는 '환경'이다. 우리 모임원 4명은 각각 한 권의 읽고 싶은 환경 책을 골랐는데 그 쟁쟁한 경쟁 속에서 한 권의 책이 발탁되었다. 바로 최재천 교수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2022년판 리뉴얼 된 신작이라 그런지 저자의 친필싸인도 들어가있고 감사의 말도 추가가 되어서 책의 내용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20년간 이 책을 사랑해온 독자가 아니라면 나처럼 처음 읽는 독자에게는 무엇을 감사한다는 건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총 4부로 나눠져있다. 하나씩 소개해보자면 1부는 '알면 사랑한다', 2부는 '동물 속에 인간이 보인다' 3부는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4부는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로 구성되어 있다. 1부~4부까지 모두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같았다. 동물도 인간처럼 더부살이를 하고 어쩌면 인간보다 더 뛰어난 생명체라는 것. 우리는 그런 동물의 모습을 보고 반성하고 그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는 것.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개미와 꿀벌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개미와 꿀벌이 인간과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손발 합쳐서 4개지만 곤충은 6개고, 우리는 더듬이도 없고 강한 턱도 없다. 미칠듯이 잘록한 허리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곤충이 우리와 닮은 점이 있다고? 새로운 시점이었다. 저자인 최재천 교수는 개미 연구를 오랫동안 해오셨다고 들었다. 오랜기간 개미 연구를 해오셨으니 일반인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개미의 모습이 인간과 비슷하다고 생각한게 아닐까.
나는 개미와 꿀벌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군집생활을 통해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는게 가장 놀라웠다. 생각해보면 그럴만 한 것이 개미와 꿀벌은 인간이 사회를 만들어가기 이전부터 계속 군집생활을 해왔을 것이고 그 안에서는 장기간동안 인간사회에서는 '민주주의'라고 불리는 형태를 구축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개미들이 민주주의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쭉 실패와 성공을 거치면서 개미의 생활에 맞게 진화하였을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부르는 민주주의다. 개미와 꿀벌에 비하면 인간의 민주주의 역사는 너무도 짧다.
인간이 더 평등하고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려면 이렇게 민주주의를 시행하는 동물들의 지혜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동안 우리는 곤충으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내가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합리적인 면만 생각한다면 인간의 민주주의 체계보다 개미의 제도가 더 훌륭하게 느껴진다. 소속 정당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이미 만신창이가 다 돼버리는 우리의 제도에 비하면 천하가 평정된 다음에야 누가 진정으로 여왕으로 등극할지를 결정하는 개미들의 지혜가 훨씬 앞선 듯 보인다. 하지만 진화란 언제나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더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뿐이다.” (p.95, 개미들의 <삼국지>)
=>내가 생각한 가장 인상적인 인용문을 뽑아보았다. 마지막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진화란 늘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또는 환경에 따라) 그에 맞추어 바뀌어간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개미들의 민주주의는 인간에 비하면 매우 긴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졌다. 개미는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에 몸 안에 탑재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도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몸 안에 만들려면 개미가 그동안 지구에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즐거운 모임이었다. 같은 책을 골랐는데도 이렇게 다른 생각이 나올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그렇기에 토론을 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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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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