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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이달콩이네
- 작성일
- 2020.4.21
한중록
- 글쓴이
- 혜경궁 홍씨 저
스타북스
<한중록>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궁중비사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의 입장에서 바라본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남편의 죽음을 아들(정조)를 지킨다는 일념하에 아무런 힘없이 지켜봐야했던 심정은 참으로 가슴아프다. 경모궁(사도세자)는 영조 11년, 을묘년 정월에 태어났다. 태어났을 때부터 기질과 용모가 뛰어나고 특이하였다. 넉 달 만에 걷고 여섯 달 만에 영묘의 부름에 대답하고, 일곱 달 만에 동서남북을 가리켰으며, 두 살에 글자를 배워 60여 자를 쓰고 세 살에 사치의 뜻을 알고 비단의복을 입지않으려 했다. 어려서 영특했던 사도세자가 왜 몹쓸병에 걸려 미치광이가 되었을까? 혜경궁은 이리 말한다.

임오화변으로 사도세자는 폐위되고 어린 정조가 세손이 된다. 정조의 효심도 대단하여 원통한 아버지의 죽음이 외가이자 당시 정치적으로 노론이었던 풍산홍씨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여겼다. 정조 즉위와 함께 노론의 위세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혜경궁 홍씨의 숙부인 홍인한이 처형되고 아버지 홍봉환까지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혜경궁 홍씨는 몰락한 친정 집안을 일으켜 줄 것을 탄원하였고, 정조가 이를 약속했다고 언급하며 임오화변은 자신의 친정집과 무관하게 일어난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어찌보면 혜경궁 홍씨의 삶도 기구하다. 전대미문의 사건 임오화변으로 지아비를 잃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시아버지로부터 참변을 당한 것이었고, 친정집이 몰락하는데 아들 정조가 숙청을 단행하니 여자의 일생으로 보면 안타깝다. 모든 것을 보고 죽을 수도 없는 원통함과 답답함을 견뎌내야하는 인고의 세월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 아프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아버지 영조는 왜 아들을 그토록 미워했는지, 생모와 부인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며 존중하는 정조의 효심, 권력의 암투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멸시키는지에 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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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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