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VIE

일상한땀
- 작성일
- 2018.5.21
원더
-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 제작 / 장르
- 미국
- 개봉일
- 2017년 12월 27일
다들 <신과 함께>를 보고, <1987>을 보고, 청개구리 같은 나는 <원더>를 봤다. 개봉한 시점부터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좀 지난 데다가 다른 잘되는 영화들이 있어서 상영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침 8시 타임에 1번 상영, 뭐 이런 식이라서 포기해야 되나 싶었다. 다행히 불광 CGV에서 딱 3번 그나마 갈 수 있는 시간에 상영을 해서 어무니를 모시고 갔다. 상영관에 들어선 엄마가 사람이 넘 없다며 깜짝 놀라시길래 극장에 사람 없는 게 더 좋다고 했더니 이건 좀 심한 거 아니냐 하시더라. 나 믿고 보시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
태어나서 총 27번의 수술을 거친 어기는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다. 홈스쿨링으로 어기를 돌봐오던 엄마 이사벨은 어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하고 견학을 다녀 온 어기는 아빠의 걱정에도 학교에 가겠다고 한다. 등교 첫날, 어기의 모습을 본 아이들이 홍해의 기적처럼 양 갈래로 갈라져 길을 열지만, 어기의 재치와 친절함에 마음을 연 잭과 친구가 되면서 즐거운 학교생활 보낸다. 어기 때문에 이해심 최고의 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어기의 누나 비아는 베프였던 미란다의 외면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색하지 못하고, 우연히 마주친 저스틴으로 인해 연극을 시작하게 된다. 어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평온하게만 보였던 가족들의 생활이 어기가 학교라는 세상으로 나오면서 점차 다른 국면으로 나아가고 순조로운 듯 보였던 어기의 학교생활은 위기를 맞는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울컥울컥하다가 결국 데이지가 죽는 순간에 울고 말았다. 이코 생각이 나서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어기의 졸업식을 보면서도 눈물이 났다. 모든 걸 다 말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괴로움이 있고,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말하고 의지하기는 어렵다. 특히 특별한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부모가 그 아이를 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다른 형제들은 일찍 어른이 되기 쉽다. 하지만 일찍 어른이 된다는 건, 좋은 의미도 괜찮다는 의미도 아니다. 나는 어기의 학교생활도 응원했지만, 누구보다 비아가 행복하기를 바랬다. 미란다와의 사이가 틀어진 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 베프인 미란다의 갑작스러운 외면이 다였으니 사실 말할 것도 없었던 - 비아가 엄마와 모처럼 시간을 보내던 순간, 어기의 몸상태가 안 좋다는 전화를 받고 뛰어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는 것도, 엄마와 아빠 모두 달래기를 실패한 어기를 다독여서 사탕을 받으러 나가는 것도 다 비아의 몫이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을 참 아이들스럽게 그린 영화였다. 이러쿵 저러쿵 어기에 대해 쑥떡거려도 결국은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어기를 괴롭히는 고학년 학생들과도 맞서 싸워주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기를 괴롭히던 줄리안이 참 밉상이었는데 그것은 그 아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무개념 부모의 탓이었다. 교장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하는 줄리안이 결국은 그 부모보다 나은 사람이 되리라.
다 끝나고 나서 어머니가 재미있다고 좋았다고, 부모가 아이들 데리고 와서 보면 좋을 영화 같은데 아깝다고 하셨다. 뭐 우리나라는 <인터스텔라> 정도는 되어야 부모님들이 아이들 데리고 보러 온다. 과학 영화라고 공부해야 된다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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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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