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위한

나날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12.26

새벽이다. 시간은 마구 달려 여기까지 왔다. 크리스마스를 보낸 다음날이다. 이제 새해를 바라보면서 나아갈 게다. 2020년을 바라보면서 의미를 심던 것이 엊그제 같다. 벌써 그 종착역에 서고 있다. 내 자신을 돌아본다. 성찰해 본다.
지난(至難)한 시간을 저 불빛을 바라보면서 지내왔다. 저 길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저 길로 차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저 길로 무수한 바람들이 불었다. 수도 없이 지나다닌 저 길,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았는가? 돌아보니 그렇게 까탈부린 시간은 없었던 듯하다. 칼날을 세우는 날도 적었던 듯하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나무를 사랑하고 빛을 마음에 품으며 그렇게 살았던 듯하다. 지금 돌아봐도 무심(無心)이 마음에 많이 점령했던 듯하다. 그것이 가치가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평안, 여유, 놀이 등이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었던 모양이다.
새벽이다.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러기에 이 새벽이 나에겐 귀한 시간들이다. 이 시간은 명료한 기억이 가능하다. 세상을 살펴볼 수 있고 이웃을 만나볼 수 있고 나를 응시할 수 있다. 오늘 이 새벽도 나를 바라보면서 기꺼워하고 있다. 2021년의 시간을 마음에 담아보고 있다. 목련의 꽃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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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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