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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12.27
사무장이 국선 변호의 일을 하나 물고 왔다. 살인 사건이고 피고인이 경찰인데 자신이 죽였다고 자인하고 있다고 한다. 무슨 일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자료를 보니 살인자가 아닌 듯한데 자인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피고인을 한 번 만나나 보고자 한다. 피고인은 자신의 변호인을 만나길 거부한다. 자포자기하고 있는 듯한 냄새가 난다. 재판장에서 검찰측은 사망 추정시각으로 범인이 이순경이라고 단정을 지우고 있다. 그런데 김변호사는 사망 추정시각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증거조사가 더 필요하니 시간을 달라고 재판정에서 얘기한다. 그리고 이순경의 집을 찾는다. 이순경의 집은 재개발 예정 지역이고 다세대 주택이다. 김변호사는 그곳에서 이순경의 동생을 만난다. 그리고 이순경의 어릴 때 사진을 얻는다. 경찰관이 되고자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동생은 형이 절대 형수님을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변호사는 이순경의 동생에게 이순경이 마음을 열고 자신을 만나줄 것을 설득해 달라고 한다.
이순경과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간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다. 모닝콜을 해두고 잔다. 이순경은 7시에 모닝콜 때문에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모닝콜을 해놓고 잔다는 것은 살해하지 않았다는 간접 이유가 된다. 이순경은 3시간 후에 모텔로 온다. 그 후 그의 피해자는 죽어 있다. 경찰은 당시 아무도 그곳에 들어간 적이 없고 사망 시간이 7시 전후라고 하는 법적 소견서를 통해 이순경이 범인이라고 확정하고 수사를 한다. 티나토스적인 수사를 하는 것이다. 다른 이의 신발 자국, 머리카락 등은 이순경이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이순경은 버티다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백을 한다. 이것은 변호사의 변호에도 문제가 된다.
김은 피해자의 사망 추정시각이 오전 일곱 시경이라는 법의학적 소견서가 발송되면서부터 이미 피고인이 유죄일 거라는 분위기가 수사관 관계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돌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런 편견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모든 조사가 살인을 검증하는 답사 형식으로 변색되기 쉬웠다. p65 |
이순경의 자백은 조사를 받으면서 심경 변화를 일으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한다. 김변호사가 피고인의 집에 갔을 때 엄마가 돌아가신지 3개월 되었다고 동생이 말했다. 그때부터 이순경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가고 싶은 마음 작용 때문이라 생각된다.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엄마와 동행하겠다는 마음이 작용한 모양이다. 동생의 말을 빌리면 이순경과 피해자가 그렇게 사랑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순경을 면회한다. 이순경이 상황을 얘기해 준다.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그런 와중에 몰래 카메라를 잡는 사이버 수사대에서 그 모텔에서 일어난 일에 관한 정보가 들어온다. 김변호사와 사무장은 바로 모텔로 뛰어간다. 그곳에서 몰래 카메라가 설치되었던 흔적을 발견하고 자신들이 확보한 물증, 신발 자국 및 머리카락 등의 자료를 통해 비슷한 인물이 모텔에 있는가 물어본다. 모텔 주인은 사건이 나고 바로 나갔다고 한다. 그들은 그 인물을 바로 사이버수사대에 연락을 한다. 사이버 수사대에서는 그를 붙잡고 그가 만든 테이프를 압수한다. 그리고 그 속에 그 모텔에서 제작한 이상한 테이프들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결국 그 날 이순경이 나가고 여자가 몰래 카메라를 의식하니까 그것을 보고 있던 모텔 종업원인 그가 올라와 마스터 키로 문을 열고 그녀를 살해한 것이다.
김변호사는 재판이 다시 열렸을 때 그 자료를 제시한다. 범인이 다른 사람이 있다고. 지금 사이버 수사대에서 잡아 조사를 하고 있다고. 판사는 검사와 변호사를 불러 몰카 수사하는 것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그리고 이순경은 구속에서 벗어나게 된다.
글이 2007년 황금펜상 수상작이다. 한국추리문학의 신기원을 여는 입장에서 마련한 첫 회에서 수상한 작품으로 논리적인 이야기 전개와 치밀한 구성 등이 돋보인다. 또한 티나토스적인 수사가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법정 이야기는 상당한 흥미로 다가온다. 재미있게 읽었고, 앞으로 한국추리문학의 기대감이 가득하게 일었다. 감사하게 읽힌 글이다. <김유철 저>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07~2020 특별판 황세연,김유철,박하익,송시우,조동신,홍성호,공민철,한이,정가일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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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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