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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의 동명에 들렀다. 팔공산 가는 길에 좋다 싶어 돌아오는 길에 내려보자고 했다. 팔공산에서 일을 마치고 순환도로를 타고 송림사가 있는 쪽으로 차를 몰았다. 송림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있는 저수지다. 제법 규모가 있고 둘레길도 만들어 놓아서 한 시간 정도의 멈춤으로서는 좋은 공간이라 여겼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수중 길이 인상적이었다.



 



그 길로 마구 나아가 보았다. 해가 너무나 강렬해 한바퀴 도는 것은 할 수가 없었고, 가운제 정도만 갔다오자고 나선 것이다. 식구들은 그늘에 쉬게 하고 혼자 나섰다. 햇살과 바람이 묘하게 섞여 기분을 맑게 하고 있었다. 호수의 중심부에서 바라보는 사방은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것과 다른 감칠맛이 있었다. 바람과 물과 나른한 기운이 겹쳐 하루의 오후가 맛나게 흘렀다.



 



돌아오는 길에 텃밭에도 들르고, 일용할 열매들을 조금 취했다. 고추, 오이, 가지, 토마토, 고구마줄기 등을 수확했다. 옥수수도 더러 따왔다. 한 주가 또 그렇게 흘러갈 듯하다. 7월의 마지막 날, 이제는 가을의 기운을 마음으로부터는 느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런 일련의 생활에 호수는 언제나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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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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