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 이야기

나날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1.9.30
시골길을 걸으면서,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탱자나무가 울타리가 되어 있는 곳을 만났고 그곳에서 노랗게 익은 탱자들을 보았다. 어릴 적에는 다른 담장을 쉽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까 시골의 집이나 밭의 울타리는 탱자나무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야 가시 때문에 짐승이나 사람들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탱자나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이리라. 아궁이에 불을 때어서 익일 때에는 탱자나무도 좋은 땔감이 되었는데, 기름과 가스를 사용하면서부터 힘겹게 거둘 수 있는 땔감이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니 탱자나무 울타리가 애물단지가 되고, 결국 나무를 뽑게 되면서 차츰 사라지게 되었다. 요즘은 어디에서고 거의 볼 수가 없다. 지한 향수를 느끼게 만드는 나무다.
열매의 용도도 다양한 것으로 얼고 있다. 냄새도 좋고 식품으로도 방향제로도 사용할 수가 있는 열매라고 생각된다. 두서너 개를 따서 주머니에 넣었다. 차에 두니 모과처럼 향내를 풍긴다. 그 향내는 추억을 가져다주고, 기꺼움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지금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게 어릴 적에 수중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문화의 충격에 부딪히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문화를 우리가 만들어 왔는데도 잘 적응이 안 된다. 하지만 적응해 나가고 살아가야 하리라. 탱자나무를 보면서 과거의 기억 속에 몰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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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