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놓쳐버린 한밤의 시간, 갖은 생각들을 한다. 생각은 생각을 부르고 끝이 없는 생각들이 서로를 잡아 혼란함으로 머문다. 무엇을 정리하는 생각이 되어야 하는데, 생각은 다른 것들을 떠올리고 떠올린 생각은 또 다른 것을 불러 들인다. 연상은 끊임없이 생각을 이어간다. 하지만 마무리가 되고 간추려지는 생각들은 없다. 궁극의 생각은 원초적인 생명으로 돌아간다. 그러면 한게에 부딪히는 생각은 그곳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스스로에게 원한다. 

오늘도 고요함 속에서 혼자 생각의 끝을 자주 들여다 본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좋을 것인데, 이어지는 생각을 막을 수도 없다. 스스로 피곤을 만들어 잠 속에 빠지기를 원하나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깊은밤 이리 생각에 부질없이 몰두하다가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한다. 이런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을 언어가 도와준다. 언어를 가지고 생각을 그려보다 보면 마무리가 될 때도 있다. 그러면 숙면에 취할 수도 있다. 오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언어를 들고 있다. 이 언어의 나열이 피곤이 되어 남은 밤이라도 숙면에 취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간혹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참 고마운 언어다. 생각을 많이 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이렇게 언어를 만나다 보면 그것이 해소된다. 고맙고 감사한 언어, 오늘도 만지작거리며 피곤을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