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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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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글쓴이
이라영 저
동녘
평균
별점9.3 (20)
나날이

이런 글은 서평 쓰기도 쉽지 않다. 독자들의 생각이 천차만별일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관점에 따라, 자신의 삶의 방식에 따라 생각이 많이 다를 수 있다. 여성이 밤에 밖에 나가는 사실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 보면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마음이 없을 수도, 어떤 사람들은 걱정의 마음이 될 수도, 어떤 사람들은 질책의 마음이 될 수도, 어떤 사람들은 경멸의 마음이 될 수도......자신의 관점에 따라 그 일을 보면서 판단을 한다. 어느 것이 맞은지는 알 수가 없다. 또 어떤 자는 말한다. 걱정이 되는 상황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차별의 의미가 아닌가? 라고. 어디에 중심을 두고 사실을 바라봐야 할 것인지 그 뿌리가 든든히 서있지 않으면 생각들이 마구 흔들릴 수 있다. 이 페미니즘의 문제도 그런 것이 아니랴 생각이 된다. 그리고 생각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에 조심스럽다. 책의 내용을 옮겨보려고 노력하지만 내 생각이 가미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나는 딸만 둘 두고 있다. 그러기에 걱정 아닌 걱정을 많이도 하면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봤다. 물론 세상이 안온하고, 질서가 잘 잡혀져 있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리라. 아니 인간들이 가지는 본성의 문제가 조금 정리되면, 믿음의 기반 위에 우리들의 삶이 이루어지리라. 하지만 오늘의 세상은 그렇게 믿음을 주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내내, 구속 아닌 구속을 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되고 난 뒤는 모든 생활을 그들에게 맡겼지만, 그래도 귀가 시간이 늦고 하면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세상이 잘못 된 세상이라고 여기지는 못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나에게 문제점을 좀 가지라고 충고를 하고 있으리라.

 

이 책은 페미니스트를 논하는 글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진짜 페미니스트를 찾기는 정말 어려울 듯하다. 그러기에 제목도 그렇게 명명한 모양이다. 사람들이 가정을 이루며 살고, 사회를 형성해서 살아가는데 관계가 만들어 지지 않을 수 없다. 그 관계가 성별의 관계가 되니 이렇게 문제가 된다. 성별로 보면 생득적인 요소도 차이가 있고 물리적인 힘까지 작용하다 보니 뒤처지는 여성들의 권한이 축소되는 삶이 이루어져 왔다. 더구나 약육강식의 세상이 되면서 힘을 가진 남성들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 되었다.

 

 

이 성별에 따른 힘의 균형은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가고 그것이 관계의 형성하는데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그래서 가정에서도 남성본위주의가 되고, 여성들은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심지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 놓이게 되기도 하고, 그것을 당연시 여겨온 많은 세월들이 있었다. 오늘날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수정하면서 관계의 재정립을 이루어 나가고자 하나 워낙 뿌리 깊이 이어져 온 역할들이 쉽사리 고쳐지기가 힘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이 모든 문제를 역할 분담의 관점이 아니라 역할 동일시의 관점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봉착에 있다. 오늘의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러기에 이 문제는 그 해결책이 요원하게 여겨진다.

 

저자는 많은 작품 속의 인물들과 사실들을 재료로 하여 인간관계를 조명해 나가고 있다. 정말 많은 책들이 인용되고, 많은 인물들이 불려 나온다. 그들이 걸어가는 길이 시대를 거스르지 않기에 여성들의 관점에서 보면 수동적이고 피지배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 것들이 저자는 무척이나 못 마땅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세계가 평등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차이가 나기에 격분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작품 테스에서는 테스가 겪은 강간과 그로 인해 꼬여가는 인생을 운명처럼 그리고, 또한 테스의 외모를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그런 운명을 타고난 여성으로 만들어 나간다.” 테스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것이 자신의 외모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결국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훼손하여 덜 아름답게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력적인 몸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알지만 모른 척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의 역사다. 이처럼 지속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온 관계의 세계가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속박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 문제가 성별 문제가 될 때 더욱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인격을 저해하는 일까지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남성은 보편적으로 지도자의 자리를 꿰찼지만 하층계급의 남성이 사라지진 않았다. 우리는 이를 두고 남성지도자의 존재 유무와 연결시키지 않는다. 어떤 선거에서도 남성이 대통령이 된다고 모든 남성의 삶이 나아지지는 않습니다.”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의 인간을 다스려도 되는 보편인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여성 지도자와 여성 전체의 삶의 질이 무관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여성 권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 화법을 좋아한다.(p36) 이 단락은 남성 본위의 삶의 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조그만 문제가 있어도 들 현장에 불려 나온다. 여성 대통령이 되고, 여류작가가 되고, 여자 연예인이 된다. 여성 판사가 되고, 여군이 된다. 남성들에게 그런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남성을 보편적인 사람의 이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은 인간으로서의 보편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언어적 상황이 된다. 저자는 이것이 무척 못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일까지 수정되기엔 지금으로선 요원하다.

 

그것은 가정에서의 남녀관계가 완전히 부정되고 수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가부장제 속에서 부부는 동반자 관계가 아니라 수유 관계에 더 가깝다. 여성을 존중하지 않음으로써 여성의 자존감을 낮게 만들고, 여성이 남성에게 의지하도록 이끌며, 여성에 대한 보호와 통제를 자연스러운 규범으로 정착시킨다. 이성애 중심의 가부장제는 그렇게 탄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동성애 혐오는 여성혐오와 더불어 필수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가 넓은 의미에서 약자와 소수자를 존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p67)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관계의 현실이다. 가정에서부터 여성들에 대한 역할과 태도가 바꾸어지지 않을 때, 완전한 페미니즘의 실현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문제를 곳곳에서 발견해 내고 찾아나간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세상의 반이 되는 기득권자인 남자들의 인식 변화를 기대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는 한계를 보인다. 그것은 만성적이고 누적된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세계관들이 젊은이들을 통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여성의 몸은 공간, 남성의 몸은 도구라는 인식으로부터 서로의 존재 이유 정도로 인식해 가면서 어느 누가 우위가 아니라 결합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 성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갈 것이라 여겨진다. 성별로 해야 할 역할은 구분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 주면서 서로를 존중해 나가는 일이 가정에서 이루어질 때 저자가 말하는 페미니즘의 문제도 조금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의 다양한 지식, 그 생각들, 그 예화들이 마음에 많은 생각을 불러오게 한다. 숱한 사람들에게 오늘날 사회의 문제를 거론하는 장으로 함께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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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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