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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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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
글쓴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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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9.1 (80)
나날이

인간의 심층 사고를 분석적으로 제시해 나가면서 그 진위를 자꾸 따져보게 만든다. 기억을 재생하게 만들고, 그 기억이 실재의 것인지 기억 속에서 만들어낸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독자는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정신적인 영역을 마구 재단하여 눈에 보이게 만들기에 어디에 그 방점을 둘 수가 없다. 아마 종교인들이 가지는 믿음의 영역을 저자는 자꾸 우리들에게 현실화시켜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책을 읽으면서 무척 혼란스럽다. 신령스러운 세계를 있을 수 있는 세계로 인식하고 있는 자들에겐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객관성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을 듯하다. 과학적 사고를 잣대로 신령스러운 일에 다가간다는 자체가 무척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인이 될 듯하다. 둘은 상극이기에, 도저히 화합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들을 같이 엮어 독자들에게 의문을 던지는 방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사고가 놀랍도록 분석적이고 기하학적이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유람선 공연장 <판도라의상자>에 친구에게 이끌림으로 간다. 친구 엘로디는 과학교사로 최면을 통해 정신적인 치료를 가졌던 사람이다. 그래서 기억 속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최면에 관심이 많다. 그녀가 르네를 데리고 공연장에 들리고, 공연장에서 최면의 대상으로 르네가 지목됨으로 문제가 생겨난다. 르네는 최면을 당한다. 그리고 최면 속에서 전쟁을 경험한다. 그것이 최면술사인 오팔이 심은 세계인지 르네의 전생인지 독자는 구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르네는 자신의 전생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르네는 최면이 걸렸을 때 의식이 계단을 내려간다. 그리고 그 계단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무수한 문의 방이 있다. 112개의 문이 있고, 그 문중에서 하나가 불이 반짝인다. 그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곳에서 자신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전쟁 중 참호에 있다. 그들은 적속으로 돌진하게 되고, 적의 속임수에 걸려든다. 그래서 주인공의 전생인 이플리트는 참호 속에 뛰어들게 되고, 거기서 몇 사람을 죽인다. 그러다 적의 단검이 무겁게 자신을 누른다. 그는 큰 고통을 느끼면서 놀라서 뛰쳐나온다. 그러면서 공연장을 박차고 나간다. 정신 줄을 놓은 상태처럼 행동한다. 그러다 강가에서 어떤 사람과 다툼이 일어나고 그를 죽인다. 르네는 그것이 현실인지 과거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 시체는 강물에 넣어버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로부터 르네는 살인자라는 생각과 최면 상태 속의 의식에 시달린다.

 

르네는 현실에서는 학교의 역사 교사다. 그는 학교에서 역사 강의를 한다. 수업을 하는데도 정신은 어디에 가 있는지? 무척 혼란스럽다.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이 자꾸 살인자라고 쫓기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허둥댄다. 아이들도 선생님의 이상한 행동에 어쩔 줄 모른다. 강의는 무척 자유롭게 한다. 아이들은 제도화된 지식을 원하는데 르네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수업한다. 학생들과 서로 맞지 않는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다가 최면 장소에 데려간 친구 엘로디를 만난다. 엘로디는 같은 학교에 근무한다. 르네는 엘로디에게 자신의 상황을 자세하게 얘기한다. 엘로디는 너무 혼란스러운 전생에 다녀왔으니까 그것의 다스리기 위해 다른 행복한 전생에 다녀오면 치유가 되지 않겠나 하면서 르네에게 오팔을 찾아갈 것을 권한다.

 

르네는 오팔을 찾아가 다시 전생을 방문하도록 최면을 좀 걸어달라고 한다, 오팔은 이제까지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그러자 르네는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다시는 최면을 할 수 없도록 고발하겠다고. 결국 오팔은 르네에게 최면을 걸어주고 평온한 삶을 살았던 곳, 노부인으로 죽음에 임박한 공간에 갔다 온다. 거기서 사람들의 이기를 가득히 본다. 또 해전에서 노를 젓는 노예 생활을 했던 시간에도 다녀온다. 하지만 자신의 참람한 심리적 상황에 별반 도움을 받지 못한다. 그는 이폴리트(전투병), 레옹틴(할머니), 제노(노예)로 살았던 과거에 다녀온 것인데, 현실적으로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다.

 

당신이 지금까지 나를 데려다 준 장소와 시대 속 내 삶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어요. , 한 번 정리해 볼게요. 맨 처음엔, 1차 세계 대전 중 포탄이 빗발치는 참호 속에 있다가 단검이 두개골을 통과하는 바람에 최후을 맞았어요. 두 번째는 내 돈만 노리는 가족들한테 둘러싸여 임종을 맞았어요. 세 번째 역시 채찍을 맞으며 노잡이 의자에 묶여 있었으니 별반 나을 게 없었죠. 관광만도 못한 경험이었다고요(p127)

 

그래서 다시 전생을 찾게 되었고, 조건을 이렇게 주었다. <한창 나이에, 건강과 마음의 평안을 고루 누리는 상태에서 그 사랑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전쟁이 없는 곳, 가급적이면 기온이 온화한 곳에서> 르네가 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반짝이는 문은 1번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파란 물결이 부서지는 백사장, 그곳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게브라는 그 사람은 나의 12,000 전의 전생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그곳에서 아무 것도 꺼릴 것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곳에 다녀온 르네는 현실적인 문제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음을 느낀다. 자신이 살인을 한 것도 아이들과 수업에서 마찰이 이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곳은 아틀란티스라 이름 하는 곳이다.

 

그 뒤에는 르네가 혼자 퇴행 최면을 자유롭게 하면서 정해진 시간 게브가 살고 있는 곳을 방문한다. 그러면서 아틀란티스가 어떻게 존재했으며, 어떻게 생활이 이루어졌는가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수업 시간에 얘기하다가 아이들이 반발을 하고 정신 이상자로 몰린다. 학교생활을 잘 못할 정도까지 된다. 그런 가운데도 그는 아틀란티스를 방문하면서 그 세계에 탐닉한다. 그리고 그 세계에 오늘의 지식을 심어 나중에 모두 물에 의해 사장되고, 현재는 잊혀 진 존재가 됨을 말한다. 그러면서 <노아의 방주>와 같은 배를 만들어 일부 믿는 자들을 구원해야 한다고 게브에게 얘기한다. 게브는 그 지역의 원로들에게 상의를 하고 원로들은 주어진 일들이 순리대로 이루어져 간다고 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예기하는 것을 듣는다. 그 후 게브 혼자라도 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틀란티스는 우리가 파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의 총체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것을 현실적인 요소로 인식해야 하는가? 아니면 몽상의 세계로 인식해야 하는가는 독자의 몫이다.

 

한편 르네는 현실 속에서 살인자로 붙잡히게 되고, 경찰서에 갇힌다. 그것을 친구 엘로디가 정신 병원으로 이동시킨다. 그곳에서 치료를 하라고. 자신도 최면을 통해 치료받고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르네는 그곳에 가서 의사 쇼브 박사를 만나면서, 의사가 내 기억을 소멸시킴으로 치료라는 것을 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내 전생에 대한 기억의 상실을 의미한다. 그는 아틀란티스를 자신의 기옥 속에서 없애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진실이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한다. 그것을 쇼브 박사는 뇌에 충격을 줘 잊게 만들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뇌의 구조를 바꿈으로 기억을 단절시키려 하는 의사, 전생의 기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내고자 하는 르네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일어난다.

 

엘로디는 르네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 바르지 못함을 말하면서 오팔이 심어 놓은 것이라 말한다. <최면과 마술>의 관계를 분석적으로 보여주면서 오팔의 기억 심기를 말한다. 그것을 근거로 빨리 현실로 돌아와야 함을 말한다.

 

사람들이 네 무의식에 접근하는 순간 발휘하는 조작의 위력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 넌 너를 잘 알잖아. 너는 여전히 동화적인 이야기에 목말라하는 어린아이 같아. 환상적인 것이면 무조건 매료되지. 물론 그게 네 매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점이기도 해. 다른 사람이 너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으니까. 그게 최면사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그런 점에서 너는 나를 닮았어. 우리 둘 다 감동을 잘 받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이용당하기가 쉬워. 사람들은 우리를 살짝 매료시켜 놓고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실컷 뽑아 가지. 그래서 나는 남자들한테 당하고 너는 여자들한테 당하는 거야(p211)

 

그리고 엘로디는 르네에게 정신을 차릴 것을 강요한다. 그것이 안 되니 정신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게 한다. 환상 속에 빠져 있지 말고 빨리 현실로 돌아와 자신을 찾으라고 한다. 르네가 알고 있는 아틀란티스는 매혹적인 환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것을 쫓다 보면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르네! 진실을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네가 지금 환상에 빠져 있어. 나는 현실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인 아틀란티스보다 결점을 지닌 우리 세계가 더 좋아. 아틀란티스는 어린아이의 꿈일 뿐이야. 그러니까 정신 차리라고. 아틀란티스는 진실이 아니라 너를 매혹한 환상이야. 너는 날개가 탈지도 모르는데 불빛에 이끌려 다가가는 나방과 다를 바 없어.(280)

 

그리고 자신은 환상적인 몽상의 세계보다는 어렵지만 현실이 좋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한다. 환상 속의 세상을 겪지 못한 사람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사고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현실적, 계산적인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틀란티스를 보고 겪은 르네의 입장은 다르다. 그곳에 영원히 머물고 싶고, 그곳에 영원히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현실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가미된 생각이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쇼브박사는 르네에게 치료를 설득하기 위해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르네의 입장에서는 박사의 그 어떤 말도 먹히지 않는데, 박사는 열심히 설명을 한다. 아래의 말은 그 설명의 일부다. 1권의 마지막 부분이고. 2권에서 아틀란티스는 어떻게 표현될까? 르네가 본 것은 몽상에 불과할까? 인간에게 전생이란 끈은 있고, 윤회라는 잣대를 심어도 되는 것일까?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어떤 비유를 들면 좋을까? , 우리 정신을 숲이라고 생각해 봐요. 하나의 정보를 추가하는 것은 이 숲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과 같아요. 나무들이 자라 숲이 빽빽해지죠. 각각의 나무는 정보가 새겨진 뉴런인 셈이에요. 가령 엘로디라는 이름과 그녀의 얼굴, 그리고 그녀의 전화번호가 결합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 나무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개가 있어요. 그건 그녀가 쓰는 향수일 수도 있고 그녀의 목소리를 일 수도 있고 어떤 풍경일 수도 있죠.(p329)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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