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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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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글쓴이
권미예 외 4명
동양북스(동양books)
평균
별점9.6 (86)
나날이

 

방구석 미술관을 읽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접하면서 그 책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이유는 작품을 낱낱이 제시해 주면서 해설해 주기 때문이다. 한 편의 작품을 설명하는데도 한 권의 책 분량으로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책은 미술 작품에 대해 그렇게 깊이 다루지는 않는다. 대신에 다양하게 보여준다. 즉 방구석미술관과 비슷하게 이 책은 다양한 작품을 엮어 미술계 일반적인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방구석 미술관이란 책과 공통성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참 읽기가 좋게 되어 있다. 90편의 작품을 하루에 한 편씩 관람해 볼 수 있도록 엮어 놓고 있다. 물론 하루에 꼭 한 편씩만 보라는 얘기는 아니다. 많은 작품을 한 번에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진미(眞味)는 옆에 두고 한 편씩 읽으면서 그림을 감상하는데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런 의도로 제목을 만들었고, 그렇게 관람할 수 있도록 엮어졌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독해 방법도 중요하겠지만, 저자들의 의도에 따라보는 것도 새롭게 책을 읽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하루에 한 편씩 읽어왔다.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서 남은 분량을 쭉 일별해 봤다.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한 번 읽고 그냥 내버릴 책은 아니다. 옆에 두고 수시로 찾아보고 읽어보면서 지식으로 삼고, 그 내용을 내 삶 속에 적용시켜볼 만한 책이다. 즉 소장용으로 무척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아마 앞으로 이 책은 내 옆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마르스>가 한 번 관람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내 의식과 눈 속에 머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은 국가별로 나누어 그림들을 제시해 준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그 외 지역의 미술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90편의 작품이 되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는 이 책을 손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요인이 된다. 미켈란젤로, 램브란트, 세잔, 고흐, 샤갈, 다빈치, 쿠르베, 밀레, 마네, 모네, 드가, 고흐, 뒤샹, 고야, 피카소, 루벤스 등 우리가 많이 들었던 작가들의 작품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기에 미술관을 찾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듯하다.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이다. 이 책은 미술관 도슨트 5인이 전해주는 그림 이야기다. 저자 각자들은 유럽 미술관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내용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이런 책이 나온 듯하다. 미술관에서 본 것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들을 골라 설명을 붙인 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게다. 그러기에 겹치는 화가들의 작품도 더러 나타나고, 다른 나라의 작가들의 작품도 국적 관계없이 소재가 되어 얘기된다. 가령 영국 미술관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이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도슨트 각자의 이니셜을 만들고 각 글들의 마지막에 붙여 놓고 있다. 어느 도슨트의 글인가 하는 것을 분별해 가면서 읽을 수 있다. 안내받을 수 있다. 감사하게 미술품들을 섭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마음에 무척이나 흡족하게 다가오는 책이요 그림들이다.

    

 

숭고한 노동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라는 제명(題名)으로 밀레의 <이삭줍기> <만종> 그림을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에서 소개하고 있다. 먼저 미술관의 규모를 얘기하고 작품의 성격을 말해 준다. 또한 화가를 소개하면서 이들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까지 설명해 준다. 밀레가 이런 그림을 그리는 그 기저에는 <나는 어떠한 사상도 옹호할 생각이 없다. 나는 그저 농사꾼일 뿐이다.> 라는 의식이 있다. 농부의 아들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이 같은 패턴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 편씩 읽으면 보배로운 지식이 되는 듯하다. 글의 마지막 저자의 이니셜 뒤에 감상 팀을 하나씩 얹어 준다. <이삭줍기>에서는 사실주의 특성이 드러나도 빛의 표현에서는 인상주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그림의 성격을 규정해 주고 있다.

    

 

요즘 들어 자꾸 생각 나는 그림이 있다면서, 피터르 브뤼힐의 그림 <죽음의 승리>를 소개하고 있다. 아마 사스, 코로나란 전염병 창궐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그런 생각을 한 듯하다. <유럽을 뒤흔든 흑사병 공포>라는 이름으로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1층에 전시되어 있는 <죽음의 승리>를 가져왔다. 그림은 온통 죽음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죽음을 형상화한 해골 부대, 무자비한 살육을 전개하고 있는 모습을 담아 놓고 있다. 아마 당시 유럽 사람들에겐 흑사병의 이미지가 이러한 상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작가가 그것을 표현한 내용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독일 뭰헨, 알테 피나코테크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페에트로 피루지노의 <성 베르나르의 환시>라는 작품은 화가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교하게도 했다. 이유는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확한 원근법을 구사하여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는 거장 라파엘로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공간 표현, 인물 표현, 명암 등 어느 하나에도 빠지지 않는다. 성 베르나르의 옷을 보면 조각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우아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림 속 인물인 베르나르 성인은 11세기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기독교 문화를 반대하며 검소함과 경건함을 강조하는 시토회란 수도원을 만든 사람이다. 그 사람을 모델로 해서 성모 마리아가 나타난 장면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기교, 의미에서 가치가 있는 그림이다.

 

작품 하나하나가 마음속의 그림이 된다.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렘브란트 반 레인의 <34, 43세 자화상>, 존 에버렛 밀레이의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오필리아>, 빈센트 바 고흐의 처절한 외로움의 눈빛을 담은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아름다움에 있어 밀레를 정면으로 비판한 귀스타브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 클로드 모네의 <임종을 맞는 카미유> 등 많은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낱낱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어느 하나 제쳐 두기가 쉽지 않다. 마음에 강하게 다가오는 그림들을 한꺼번에 많이 볼 수 있는 복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감사가 많이 드는 책이다.

 

미술관에 대해서, 그림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책이다. 집에, 방에 세계의 유수한 미술관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그림들을 소장하게 되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이 책은 충분히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있다. 집안에, 내 곁에 미술관을, 그곳에 진열된 그림을 가져다주고 있다. 기껍게 그림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책이 나에게, 우리에게 주는 큰 즐거움이 된다. 이 책은 그림에 대해 좀 더 친근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면서 오랜 시간 내 옆에 머물 듯하다. 감사한 책이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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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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