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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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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글쓴이
김이나 저
위즈덤하우스
평균
별점8.8 (107)
나날이

멋진 언어들이 감성 작사가 김이나에 의해 새롭게 조합되어 우리들에게 찾아 왔다. 많은 어휘들이나 어구들이 사장되어 있다가 살아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더러는 생경스러운 것들도 있고 더러는 친숙한 것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이 평소에 그리 마음을 지니지 못했던 것들이 많다. 이들을 이렇게 색깔을 입혀 조합해 놓으니 새로운 의미가 만들어지고, 새롭게 주변을 가꾸면서 다가온다. 무척이나 언어에 대해 행복하게 해주는 글이다.



 



김춘수의 꽃에서도 말한다.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 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너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고 이름이 된다고. 특별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을 때 언어들이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이나 작사가는 그런 역할을 멋지게 해주고 있다. 그러기에 언어들이 생명을 얻어 우리들 곁에 이렇게 머물고 있음을 우리는 만난다.



 



그는 3개의 부분으로 나눠 언어를 제공해 준다. 관계의 언어, 감정의 언어, 자존감의 언어가 그들이다. 이들을 중간 제목으로 하고 구체적인 언어들을 제시해 준다. <관계의 언어>에서는 <좋아한다, 사랑한다> <실망> <미움 받다> <선을 긋다> <시차적응> <사과하다> <연애의 균열> <공감> 등을 제공한다. 관계가 이루어지려면 주파수가 맞아야 되고 주파수가 맞으려면 박자를 맞춰가야 한다고 한다. 언어를 바라보는 눈이 특별하고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어휘들에 대한 경험을 말하면서 어휘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표현해 나간다.



 



<감정의 언어>에서는 자연스럽게 곁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부끄럽다> <찬란하다> <슬프다, 서럽다, 서글프다> <묻다, 품다> <위로, 아래로> <소란스럽다> <외롭다> <싫증이 나다> <간지럽다> <기억, 추억> 등의 정서와 관련되는 내용들을 제시한다. 감정의 분출을 생각할 수 있는 어휘들이다. <자존감의 언어>에서는 조금 쉴 것을 요구하면서 <성숙> <> <유난스럽다> <호흡> <드세다, 나대다> <정체성> <한계에 부딪히다> <겁이 많다> <이상하다> <살아남다> <창작하다> <쳇바퀴를 굴리다> <기특하다> 등을 제시해 준다. 물론 저자의 특별한 경험이 동반되어 서술된다. 저자의 견해가 있기에, 저자의 생활이 녹아 있기에 언어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읽혀지는 책이다. 언어에 대해 궁구해 볼 수 있게 만든다. 일상에서 다가오는 언어들을 조각해 보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어디에나 맞는 만능 퍼즐조각이 없듯, 이렇게 각자의 모양으로 존재하는 우리는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완벽하지 않다. 이 당연한 사실을, 쌓여만 가는 사회성 때문에 종종 잊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의 단면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았을 때 종종 실망이란 것을 한다. 21



 



작사가 김이나의 생각이다. 그 생각이 언어로 조각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실망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실망이란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상한 마음을 뜻한다. 여기에서 바라던 일에 주목해야 한다. 실망은 결국 상대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를 기대한 나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실망이란 뜻이다.



 



이런 실망을 없애기 위해선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는 게 바람직하다. 상대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줄 것이라고 미리 예단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각자 서로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자신이 생각한 일이 뜻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스스로 계획을 잘 세우지 못했음을 탓해야지 실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실망은 일의 성취와 많은 부분 관련이 있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감정 서랍이 있다. 상황에 대한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그때 느낀 감정들은 어딘가에 저장이 된다. 공감에 대한 생각이 바뀐 이후, 내가 겪지 않은 일에도 조금 더 적극적인 위로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감정의 서랍은 냉장고와 달라서 열고 닫을수록 풍성해진다. 비록 나의 경험치가 아닌 일임에도, 진심으로 내 마음 속의 서랍을 열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49



 



저자는 말한다. 공감이라는 것은 오히려 디테일에서 나온다고. 공감은 기억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온다. 그러기에 상대가 전혀 겪지 않은 일일지라도 디테일한 설명을 통해 내밀한 기억을 자극해 같은 종류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공감을 사는 일이다. 기억은 희미해질 지라도 감정은 어딘가에 저장이 된다. 이를 감정서랍이라고 한다. 이를 종이변태에피소드나 <저녁하늘 일화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즉 공감은 세밀함에서 나온다고 말이다.



 



반드시 모든 이별이 가슴 아프고 나쁘고 슬프고 처연한 것일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산뜻한 걸음일 수 있거든요. 이게 토네이도 같은 거예요. 그 안에 있을 때는 여기서 나가는 게 너무 무섭고 절대 못한 일일 것 같고 이 사람이 마지막일 거 같지만, 막상 그 토네이도에서 나오고 나면 또 그다음 토네이도가 싫어도 찾아오기 마련이거든요. 91



 



한 매니저와 이별을 경험 삼아 표현하고 있는 내용이다. 작가이기에 개인적으로 스케줄을 관리해 주고, 생활을 정리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래서 채용한 피붙이 같은 사람과 이별했다. 그는 개인적인 능력이 출중하기에 또 다른 길을 가야했고, 이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이별을 생각했을 때 암담하고 힘들었을 것이리라. 하지만 그것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그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떠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 이것은 자연현상처럼 당연한 것이리라고. 그러기에 아픔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저자는 그것을 토네이도에 비유하고 있다. 그 속에 있을 때는 밖에 나오는 것이 두려움일 수가 있다고. 하지만 나오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고, 나오면 또 다른 토네이도가 기다린다고. 적절한 비유가 되는 듯하다. 우리는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주어지는 것이 인위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럴 때마다 그것에 저항하고, 거부한다면 너무 고통스러울 수 있다. 수용과 인정과 나아감의 자세를 가질 때 보다 넉넉함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삶이 무대라면, 앞서 언급했던 소란스럽다는 말은 관객의 입장에서, 즉 객관적이어야 할 수 있는 말이다. 무대의 주인공이었다가 내려왔을 때 비로소 내가 무대 위에서 소란스러웠음을 알 있듯이, 외로움은 무대 위도 객석도 아닌, 무대 뒤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수많은 역할로 존재하던 내가 아무 장치 없이 혼자임을 느낄 때 만나는 감정, 오랫동안 감당할 수 없는 감정임에 틀림없지만, 우리는 가끔 이런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123



 



라는 글자가 붙는 단어는 조금씩 서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외동딸, 외동아들, 하나 됨을 의미하지만 그 말에는 홀로라는 무게가 들어있다. 그 말은 상황에 따라 부담이 되기도 하고, 자성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어차피 혼자다. 나를 모르는 옆의 사람들을 볼 때 동떨어진 무리 속에 있는 듯한 외로움을 진하게 느낀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도 이런 경우에 생겨나리라.



 



저자는 이런 홀로의 시간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다양한 일을 하던 사람이 무대 뒤에 들어왔을 때, 혼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리라. 꾸며진 삶이 무대 위의 삶이라면 진실한 자신의 모습이 되는 것이 무대 뒤다. 무대 뒤에서는 가식이 적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가 드러난다. 그것은 조금씩 서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이 극복될 수 있으려면 자성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저자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 아닐까?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 거대하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 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있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198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반복적인 일상이 소중하다. 그 반복적인 일상이 없이는 특별함이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평이하게 살아간다. 먹고 자고 일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 일상이 있기에 일탈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움의 시간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생활은 약간의 피로감이 있더라도 큰 자랑이 된다. 싱그러움 삶이 된다.



 



우리는 늘 특별한 나날을 살 수는 없다. 아니 늘 여행을 하면 그것이 특별한 일이 될 수가 없다. 일상이 있기에 특별이라는 개념이 성립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삶 속에서 일상과 특별의 개념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니라. 특별이 빛나는 웃음으로 치환되는 것을 만나는 일은 축복이다. 우리는 반복적인 일상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작사가 김이나를 통해서 언어의 일단을 보고 있다. 우리도 우리의 언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와 같은 글을 읽는 이유는 우리의 언어를 찾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기 위함이다. 언어를 찾을 수 있는 길, 궁구할 수 있는 기회, 방법 등의 노하우를 접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 언어의 멋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의 언어를 만날 수 있는 지름길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이 언어에 참 정감적이고 뚜렷한 색깔을 덧입히고 있다. 매력적인 언어를 만들고 있다. 작사가로서의 저자의 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옆에 두고 있는 시간들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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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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