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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유토피아
글쓴이
가라타니 고진 외 8명
인간사랑
평균
별점9.7 (12)
나날이

유토피아가 어딘가 미지의 시간과 장소에 오롯이 존재하는 완벽한 행복의 장소라는 생각은 자본의 값싼 대중적 이미지일 뿐이다. 우리는 더 이상 완벽한 사회의 가능성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여기 이곳과 다른 지점, 다른 시간성을 향한 열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자본의 명령에 따른 쾌락원칙에 붙들리지 않고 그 너머를 향해 달려 나가는 주체들이 있기에 유토피아는 아직도 유효한 기표다.



 



유토피아는 인간의 영원한 이상향일는지 모른다. 시대에 따라, 공간에 따라 그 모습은 많이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인간들에게는 조금 더 나은 세계를 향한 꿈이 있다. 그 꿈의 종착역이 유토피아라 해도 될 것이라 여겨진다. 이 유토피아는 사람들에 따라 가변적이나 제약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과정은 단순하리라 여겨진다. 제약이 별로 없는 사회, 자유가 가득한 세상일수록 복잡하고 성취하려고 하는 일들이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역사 속에서 인간들은 늘 유토피아를 꿈꾸며 살아왔다. 그것이 개인일 수도 있고 작은 단체일 수도 있으며 하나의 국가일 수도 있다. 단위가 작을수록 유토피아에 가까운 생각과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은 개인의 마음속에서 많은 분량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집단이 되고 하나의 큰 조직이 되어갈 때 구성원들의 생각들이 모두 같지 않기에 유토피아를 향한 조정과 성취가 쉽지 않다. 아니 집단의 우두머리가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통제해 나가면서 그 속에서 구성원들이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되어갈 때 오히려 구속 속의 자유를 맛볼 수 있고 유토피아에 가까운 개념을 지닌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 자유민주, 개인이 우선시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개인은 모르나 단체로 나아갈 때 이 이상향에 대한 추구는 요원한 일이라고 봐도 되리라 생각한다.



 



유토피아는 지난한 일이다. 유토피아는 행복에 닿아 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잘 통용되는 것이 인간들의 삶이다. 행복을 쫒고자 욕심을 부릴 때, 그것은 오히려 멀어져 간다. 행복은 자신을 많이 내려놓은 속에서 경우의 수를 쉽게 만난다. 자신을 내려놓지 않고는 정말 어려운 것이 행복이 아닐까 한다. 행복이 근원에 깔려있다고 생각되는 유토피아, 그러기에 유토피아는 어려운 공간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꺾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 지라도 자신의 생각에 따라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타당하고 그것을 주장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고집일 가능성이 높다. 고집이 가득한 곳에 이해와 조화가 있을 수가 없다. 유토피아의 가장 근본에 해당하는 내용이 조화와 이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유토피아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또한 유토피아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시대에 따라서 개념이 많이 달라지는 유토피아, 가장 현대적인 방향에서 추구하고 바라보는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는 싣고 있다. 그들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유토피아에 대한 현대적인 개념과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은 9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토피아를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는 글들이다. 라이언 앤소니 해치의 얘기를 통해 정신분석학과 유토피아의 관계를 얘기한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유토피아란 말이 언급되는 것이 심히 반대급부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유토피아 세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말한다. 슬라보에 지젝은 사유 불가능의 세계 출현이 오히려 바람직한 세상을 열리도록 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이 전부 아닌 공간이 유토피아적 공간이라고 본다. 그것은 환상 너머 환상하기로 볼 수 있으며 그것이 가장 첨단의 유토피아적 세계로 보고 있다. 이런 얘기들을 많은 작품을 통해 이끌어내고 있다. 가령 데이비드 그로스만의 소설 그녀의 몸은 안다에서 기본적인 환상구조를 끄집어낸다. 그러면서 새로운 공간을 응시하는 모호성을 통해 유토피아를 이끌어내고 있다. 많은 저서들이 그의 얘기하는 방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의 설명의 구조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줄리엣 플라우어 맥캐넬에 의해 어디에서나 있는 역사적 종말로서의 유토피아를 보여주고 있다. 유토피아가 역설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듯해 난해한 면이 있다. 종말의 조건으로 등장하는 풍요에서 유토피아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방임을 통해 행복의 문을 찾고 있다. 짧은 언어로 정리될 수 있는 성격도 아니다. 가라타니 고진을 통해서는 역사는 반복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고 그를 통해 자본과 혁명에서의 반복을 말한다. 이 반복의 틈바구니에서 유토피아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음도 확인하고 있다. 다니엘 버저론을 통해서는 정신병자의 내밀한 경험을 근거로 해서 사회문화의 기능적 결함을 교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인간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을 갖고 자신의 비판을 확장시킨다고 본다. 그 속에서 새로운 인간성이 출현하고 자유로운 상황이 만들어짐을 말하고 있다. 즉 결함 없는 상징 질서에 지배받는 인간성이 창조됨을 말한다.



 



에티엔느 발리바르를 통해 파스칼, 플라톤, 마르크스를 데려와 정의와 평등을 얘기한다. 이 두 개념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으로 통일된다. 이것은 경찰서 앞에 서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인다. 가장 자유로운 것이 완전한 보호를 받을 때가 아닌가 여겨진다. 정의, 평등의 개념은 그런 의미에서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보여 진다. 애드리언 존스턴은 미래로부터 행복의 세계를 찾고 있다. 환상의 미래라는 말이 모든 것을 잘 반증하는 내용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기대감이라는 말을 통해 나타난다.



 



종교적 벗어남도 하나의 유토피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하나의 존재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다른 모든 것들을 놓게 한다. 그 안에서 자유와 정의를 구현하게 한다. 그러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유토피아가 형성된다. 신앙이 그런 면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도 그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과 이해가 되는 것 사이에 종교적 속성이 있다. 행복이라는 것이 개인의 마음이 지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토피아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개인과 세계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그것은 분석을 통해 조금씩 우리들에게 가까워진다.



 



유토피아를 꿈과 관련해 얘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그것을 분석한다. 그리고 꿈의 종말에서 그것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행복은 그렇게 쉽사리 우리들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인간의 본질적인 요소들 때문이다. 그렇다고 쉽사리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고 그 행복의 공간이 유토피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유토피아에 관해 최신의 다양한 학술적인 얘기들을 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용어들이 현학적인 요소가 많다. 무척 어렵게 느껴진 내용들이다. 지난 시간들 속에서 행복을 찾았던 철학자들의 다양한 얘기들이 소재가 되고 있다. 철학은 쌓아가는 것이기에 다양한 학자들의 생각을 변증법적으로 구하고 있다.



 



저자는 오직 유토피아의 창에서만 사유의 자유가 행사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그 자체가 유토피아의 공간이 아닐까 한다. 유토피아는 멀리 있는 곳이 아니다. 동양에서는 이상향, 무릉도원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공간, 유토피아를 열망한 역사 속의 인물들이 많이도 찾고 만들고자 했던 곳이다. 세계적으론 이념이 그런 세계를 만들고자 했고 소집단에서는 그 우두머리가 그런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흔적들도 보인다. 모든 뜻있는 사람들도 이 세상 떠날 때까지 찾고자 하고 찾아가고 있는 세상일 게다. 그들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한 읽기가 된 책이다. 저자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저서를 찾아 읽어보는 기회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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