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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현
- 작성일
- 2022.2.5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글쓴이
- 케이트 아이크혼 저
현대지성
'잊힐 권리' 라는 말은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나와는 많이 상관없이 생각하면서 말이다.
일명 '디지털 흔적 삭제' 라는 말인데 내가 잊고 싶은 과거가 마치 주홍글씨처럼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이를 삭제할 수 없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세태이야기. 바로 그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한 때 '디지털 장의사' 라는 직업이 부각되었는데 이 직업이 바로 이러한 디지털 흔적을 삭제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최근에는 '장의사'라는 명칭으로 인해 '디지털 평판 관리사' 라는 직업명으로 바꾸긴 했다.
요즘은 SNS의 범람으로 어디서나 아이들과 찍은 가족사진들이 흔하게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에 넘쳐난다. 특히, 육아로 상징되는 '카카오스토리'에는 육아 과정에서 찍은 예쁜 아기들 사진들이 많이 올라와서 많은 이들의 '좋아요' 풍년을 맞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보곤 했다.
최근에는 카카오스토리 인기가 줄어들면서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그 위상을 넘겨주어 이 두 곳에는 아기들 사진들이 많이올라온다. 우리는 무심코 그 아이들의 별 것 아닌 사진 - 예를 들어 일부러 아기를 혼내서 울음을 터트리게 하는 사진이나 영상이라든가 살짝 노출이 심한 아기들이 물가에서 노는 영상이나 사진들 - 으로 여길 수 있는 것들을 별 거리낌 없이 남들이 다 보는 곳에 쉽게 노출을 하곤 했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별 생각없이 올려진 사진이나 영상들이 아이들에게 큰 정신적 스트레스나 부담을 줄 수 있다면? 바로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그 이유를 밝힌 책이 이 책이다.
그렇다보니 책 제목이 이 내용과는 사실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내용이 주는 교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아니 인간이 성장하면서 과거의 기억이 잘 생각나지 않거나 망각(잊힘)이 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이는 우리가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가족끼리 쉽게 내 어린시절에 대해 떠벌리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좋은 추억일 수도 있지만 때론 내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내용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잊혀짐으로 해소가 되어야 함에도 디지털의 발달은 이러한 기대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정확한 사진과 영상은 그 기억이 잊혀짐으로써 성장해나가야 할 아동의 발달과 심리적 안정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망각이 인간에게 가져오는 유익과 영향을 조망하고 디지털 시대에 우리의 기억은 어떻게 재구성되고 때론 사라져 주어야 할 기억들이 디지털로 되살아나는 이 시대에 잊힐 권리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해 잔잔히 우리에게 되묻는다.
나의 흑역사는 때론 더 이상 내 앞에서 사라져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좋은 일만 겪고 살 수 있겠는가.
맞다. 나도 고교시절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런 기억이 있다. 그런 기억을 혹시나 고교 동창 모임에서 한마디라도 말이 나올까 신경을 쓰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이 모든 이에게 모든 것으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선만 지킨다면 말이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온라인에 올려진 내 사진과 가족 사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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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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