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18.8.25
부모라면 지금 꼭 해야 하는 미래 교육
- 글쓴이
- 박미자 저
위즈덤하우스
교육을 비롯하여 사회와 관련된 문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려면 200년이 걸린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한숨을 짓게 된다. 정말 그 정도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면, 우리는 우리 생에서 간절히 기다리던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말인가.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겠지? 바뀌고 있지 않겠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해서 그런 거지 분명히 바뀌고 있는 걸 거야. 그것도 우리들이 바라는 쪽으로 말야.... 혼자서 끝없이 중얼거리는 일의 반복.
사회의 규칙이나 지침 하나를 바꾸는 일은 바꾸는 당대에서 바람직한 효과를 얻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무래도 자손 세대에게 기대를 하게 된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내가 겪은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해 주고 싶다는 열망을 담은 것이라고나 할까? 교육은 특히 그럴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아이가 장차 커서 제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과정인 것이니. 이런 기본적인 방침만 기억해도 교육 문제 중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을 듯한데, 아니, 이것도 내 막연한 착각일 수도 있겠다.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게 또 교육이다.
내가 살아온 세월은 우리나라의 교육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8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16년을 학교에 다녔고, 이어 선생님으로 산 게 30년이니 이쯤 되면 우리 교육에 대해 내 수준에서 할 말은 제법 있다. 이런 내 말을 하자는 건 아니고,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비슷비슷하게 할 말이 자꾸 겹치는 것이다. 그렇지, 이래야 하는 거지, 이런 점에 주목해야지, 이 점을 놓치면 안 되지, 이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설마 이런 문제를 계속 안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 등등. 아니, 나만 이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만큼 교육 전문가가 많은 나라도 없다는데 교육에 대해 말못할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교육계에서는 끝없이 크고작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일으키는 문제라는 것들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어떤 장치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알 수 있다. 교육에서의 문제만큼은 어른 책임인 게 아닌지, 나는 오래오래 이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내가 이렇게 커 온 게 나의 부모님과 나를 가르친 선생님들로부터 영향을 입은 것처럼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의 영향으로 미래를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작가도 그래서 책 제목에 부모를 앞에 세운 게 아닌가 여겨진다. 교육은 부모가 먼저 받아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어서. 부모가 세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앞으로의 세상에서 자녀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나는 좀 많이 회의적이기는 하다. 이 책을 읽는 부모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그들 중에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는 있지만 실제 자신의 자녀를 키우는 데에 얼마나 열린 자세를 보여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별로 기대가 안 된다. 책을 읽는 마음 따로, 내 아이 키우는 마음 따로, 그럴 것 같다.
엄마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교육에서는. 나는 이 말에 강하게 동의한다. 아빠보다 엄마가 더 중요하다. 여자의 속성이 어떠하다를 따지고 싶지는 않고, 내 아이를 남보다 더 잘 나게 키우겠다는 수준과 내용이 엄마의 욕심에서는 좀 멀어졌으면 좋겠다. 엄마로서의 저속한 욕심을 버릴 수 있는 방법들이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바뀌더라도, 바뀌기는 해야 하는데.
젊은 엄마들에게 권하고 선물하고 싶은 책인데, 나는 아직 용기가 안 난다. 나는 이미 주저앉은 엄마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