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20.4.28
밥 먹고 갈래요? 3
- 글쓴이
- 오묘 글,그림
재미주의
먹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알맞은 만화다. 그림은 산뜻해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커플은 아기자기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다. 서로서로 밥을 해 먹이면서.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방식의 구성을 이어나가자면 작가로서는 에피소드를 마련하는 일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대상이 되는 음식 하나를 두고 이 음식에 어떤 이야기를 엮어 낼 것인가 하는 점. 이번 책에서 여자 주인공은 직장이 없어지는 바람에 백수가 된다는 설정으로 이어진다. 집에만 있을수록 먹는 일은 더 큰 고민이 된다. 당장 먹고 있으면서 다음 끼니는 무엇으로 할까 생각해야 하니까. 가진 돈이라도 많다면 거리낌없이 나가 사 먹으면 되겠지만 우리의 주인공 백수는 그렇지 못하다. 마트에 가서도 세일품목이나 1+1 제품을 사야만 하는 실정이니까.
애틋하면서도 착실하게 밥을 해 먹는 주인공. 거창한 요리들이 아니어도 성의껏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해서 파트너와 먹는다. 화려한 음식 사진보다 소박한 그림들에 더 이끌리는 내가 따라서 해 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실제로 해 먹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있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더라만, 밥만 먹고 사는 일만 해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처럼 실감하는 시대도 없었을 것 같다. 긴 세월 살아 오신 어른들은 또다른 말씀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잘 먹고 건강하게 산다는 게 그저 쉽게 얻을 수 있는 행운이 아니었다는 것, 여기에도 하나하나 참여하고 애쓰며 가꾸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절이다.
이 작가의 그림을 계속 응원하련다. 그리고 주인공이 맛있는 밥을 해 먹고 기운을 내어 4권에서는 직장을 갖게 되기를 빌어 본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