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설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20.5.4
오늘의 SF #1
- 글쓴이
- 김원영 외 20명
arte(아르테)
SF소설이 어떤 것을 이르는지 막연하게 알고 있던 바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구한 책이다. 이 책이 나올 만큼의 배경이 되었다는 것도 우리 독서 세계로서는 반가운 일이라고 할 것 같은데 문학에서는 어떻게 말할지 잘 모르겠다. SF를 문학 안에 넣어 주느냐 마느냐로 문학 전문인들이 망설이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다. 이런 분류나 포함 방식에 대한 결정은 내 몫이 아니니, 나는 독자로서만 즐기려고 한다. 내게는 이미 기꺼이 내 문학 독서 안에 들어와 있노라고.
편집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글을 실은 작가들이 탄탄해 보인다. 알고 있던 이름도 있고 이 책으로 알아가는 이름도 생겼다. 문학 잡지의 장점이다. SF소설을 쓴다는 작가들이 SF소설의 영역이나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 하는 바람을 충분히 알겠다. 더 크고 넓게 본다면 소설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과도 같은 것이니까. 소설이 현실을 넘어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SF소설 역시 지금 없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그려 보이면서도 지금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실려 있는 글들이 모두 재미있다거나 유익했다고는 못하겠다. 잡지라는 게 어느 정도 독자의 취향에 따른 선택을 받게 마련이니 어쩔 수 없겠다. 소설보다 소설이 아닌 기사들에서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고 정작 소설 작품들에서는 좀 질리는 기분을 느꼈다. 상상을 할 수 있는 혹은 하고 싶은 범위를 넘어 서는 장면에 자꾸 부딪히면서 멀미가 나는 듯했다. 작가들마다 작품에 힘을 많이 넣었다고나 할까. 한 편도 빠짐없이 다 그러하니 편하게 숨쉴 틈이 없었던 탓이다. 아직은 내가 SF소설을 읽는 역량이 확연하게 낮아서 그러하겠지만.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이나 없는 현실을 현실처럼 그리는 일이나 작가들의 사명은 한편으로 참 고달픈 면이 있겠구나 싶다. 물론 그게 또 그들의 보람이고 기쁨이겠지만 독자인 나로서는 왔다갔하는 기분이 들 때도 생긴다. 아름다운 글을 수월하게 써 주시기를 부탁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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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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