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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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글쓴이
어슐러 K. 르 귄 저
황금가지
평균
별점8.8 (25)
책읽는베토벤

이 작가의 글을 좀 읽었고, 또 더 읽을 예정이고, 이런 만큼 이 작가에 대한 관심이 깊은 차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만났다.(코로나 19로 휴관이었던 우리 동네의 도서관이 열리고 처음으로 붙잡은 책이다.) 읽으면서 생각했다. 사서 읽어도 좋을 글들이구나, 생각이구나, 오래 머물게 해 주는구나. 여든까지 살면서 이런 생각을 계속 할 수 있다면, 나도 이만큼 살아 있고 싶다고 여길 만큼이었다.

 

글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고양이와 고양이가 아닌 것. 파드는 작가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의 이름이다. 작가는 자신이 고양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파드에게 선택되었노라고 말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글을 읽다 보면 그런 것 같아진다. 고양이가 선택한 작가라, 그리고 작가는 선택받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글을 쓴다. 애정과 관심을 듬뿍 담아서. 작가라면 모름지기 이런 정도의 애정을 쏟을 대상이 하나 이상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독자로서 추측해 본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고양이가 아닌 것들에 대해 쓴 글은 다시 네 갈래로 나누어 놓은 작가의 생각들이다. 깊고 깊어서 좋았다. 요즘 유행하는 신변잡기의 가벼움이 보이지 않아 매우 좋았다. 작가가 자신과 자신의 삶과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다른 차원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솔직하다고 해서, 적나라하다고 해서, 다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아버렸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감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 생각마저 갖게 되고 말았다.    

 

그리 많지 않지만 해야 할 이야기는 다 담겨 있는 듯하다. SF 작가로서 문학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여성이라는 존재와 처우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80세에 이르면서 남은 삶 혹은 시간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미국과 미국인으로서 갖고 있는 생각 등등. 살아 있었다면 노벨상도 받았을 것이라고 하는데 상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그녀의 글을 더 읽을 수 있었으리라는 것만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스시 책이 두 권 남아 있다. 아직은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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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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