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20.9.13
책 좀 빌려줄래?
- 글쓴이
- 그랜트 스나이더 저
윌북(willbook)
책을 빌려 주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도서관에 있는 책은 잘 빌려 보면서 빌려 주지 않는다는 게 퍽 이기적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나는 이 이기심을 변명하고 싶지도 않다. 그 대신에 빌려 주느니 사 주는 쪽을 택한다. 몇 차례 돌려 받지 못했던 책에 대한 안타까움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지나고 보니 또 그렇게 잃은 책에 무엇이 있었나 기억도 안 나는데, 안타까움과 책을 빌려 간 이에 대한 원망은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의 번역된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제는 I Will Judge You by Your Bookshelf이다.
내용은 퍽 재미있고 유쾌했다. 작가가 책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상상을, 공상까지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러 나도 해 본 듯한 것도 있고,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대단하군 하는 데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독자와 작가의 차이가 여기서 생기는 것이로구나, 내 생각과 상상은 도저히 따르지도 넘어설 수도 없는 것이겠구나, 한편으로는 절망스러워도 또 한편으로는 괜찮았다. 아무나 작가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내 나름의 기준을 봤다고 할 수 있었으니까.(그럴 생각은 없으면서 '나도 작가처럼~' 하는 가정은 살면서 누구나 해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그림도 내 취향이다. 간결하고 귀엽고 명확하고. 나는 선이 겹치는 그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인물의 얼굴에 표정을 넣는다면서 많은 선을 그려 넣는 그림이라면 더더욱. 지나친 표정 표현은 부담스럽고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시간을 채우고 싶을 때 종종 보려고 만화책을 모으는 중이다. 이 책이 딱 알맞다. 무엇보다 소재도 주제도 책이 아닌가 말이다.
※ 괴산에 있는 숲속작은책방에서 구한 책이다. 자그마한 시골의 여러 집들 사이에 있는 책방이 아닌 듯 책방인 집을 구경했다. 책방을 운영하는 주인에게 저절로 존경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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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