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소설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23.12.5
중간의 집
- 글쓴이
- 엘러리 퀸 저
검은숲
추리소설은 결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결말에 이르면 누가 범인인지,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희생자와 어떤 관계였는지 다 파악할 수 있게 되니까. 나는 글을 읽는 동안 이와 같은 물음들의 답을 애써 찾지 않는다. 찾을 수도 없거니와 작가만 잘 따라 가면 수월하게 답을 해 주니 미천한 노력이 무색할 따름이다. 그저 작가가 숨겨 놓았든 풀어 놓았든 그 의도를 따르며 찾아 헤매다가 결말에 다다르는데 이 과정에서 속는 것마저 재미있으니 어쩔 수 없다.
이중 생활. 실제로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하는데, 영화나 소설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배경이다. 두 집에서 각기 다른 역할로 사는 사람. 아내가 둘이라든가 남편이 둘이라든가. 흥미가 생길 만하지만 약간 따분한 설정이다. 이 소설이 시기적으로 오래된 셈이니 요즘 작품이 신선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갈등은 확실하고 언제든 사건은 일어날 수 있고 범인은 서로의 이해 관계 때문에 쉽게 생길 수 있고.
이 소설의 희생자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이중 생활을 하는 남자. 죽고 나서 부인이 둘이었다는 게 밝혀진다. 한 사람은 엄청 부자인 나이든 여자, 다른 한 사람은 평범하고 젊은 예쁜 사람. 처음에 용의자로 범인으로 지목되는 과정이 답답하게 전개되지만 범인이 아닐 것을 믿고 읽고 되니 기대하는 마음이 커진다. 어떻게 풀어 나가겠다는 것인가 싶어서.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도 궁금하지만 진짜 범인을 찾아내기까지에 관심이 더 쏠리는 독서.
이번에도 나는 졌다. 엘러리 퀸의 활약이 재미있다. 아직 안 읽은 책이 많이 남아 있어 세상 사는 즐거움이 나를 많이 기다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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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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