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16.10.8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
- 글쓴이
- 오자와 료스케 저
꼼지락
책을 받고 먼저 놀라는 마음, 살짝. 얇다. 흐음, 휘리릭 넘겨 본다, 줄간격 넓고 읽어야 할 글은 적다. 그에 비해 사진은 넉넉한 편이다. 사진 위주로 편집한 책인가? 서평 응모단을 통해 받은 책을 읽고 이런 기분이 들 때면 참 난처해진다. 어쩔 수 없지만, 그래서 더 냉정해지기도 한다.
작가가, 제목에서 들먹인 덴마크 사람이 아니라 일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어야 했다. 덴마크의 문화 분석 정도를 기대했는데, 내용이 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만큼 간단했던 것이다. 일본 작가의 자기계발서, 딱 그 유형이다. 부담 없이 읽고 넘길 거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쨌든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약간 들었다.
짧은 시간에 읽고는 '공간'을 생각해 본다. 오로지 내 생각만으로 공간을 떠올리는 것은 아니고, 그동안 어떤 식으로든 공간에 얽힌 자료를 얻어 익힌 덕분이겠는데,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바도 슬쩍 끼어 들어 온다. 자신 혼자만 즐거우려면 옷을 사 입고,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즐거우려면 공간을 꾸미라고?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 지수가 그래서 높은 것이라며, 함께 하는 것과 오래된 것을 가치 있게 여기자는 작가의 말을 떠올리다 보니, 일본 사람도 이런 한탄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나는 일본 사람들이 장인 정신도 깊고 새 것보다 오래 된 것을 더 좋아하고 전통 계승 면에서도 자부심이 높은 줄 알았는데 그들은 그들대로 비교 대상이 있었나 보다.)
아무리 봐도 싱겁다. 총 5장으로 편집해 놓았고 장이 끝날 때마다 간단하게 요약도 해 놓았는데, 바로 그 요약이 내용의 전부라고 할 정도이다. 이래서야 인터넷의 칼럼 몇 편으로도 대신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의자를, 괜찮은 의자를, 좋은 의자를, 내 몸에 맞는 의자를 하나 갖고 싶다는 오래 된 내 소원도 이 책과는 크게 관계가 없을 듯하다. 내게 의자는 우리 가족 전체를 위한 공간 개념에서 비롯된 게 아니고, 순전히 나만의 편한 자세를 얻기 위한 소망이니까 말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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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