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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하늘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6.10.22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은 지리적, 역사적으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연관을 맺으며 수천년을 지내왔다. 그렇기에 서로 유사성도 많지만 또 다른점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 차이가 서구와 동양의 차이, 혹 같은 아시아라고해도 서아시아나 중동과 비교할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미묘한 차이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 말고도 세 나라는 역사적으로 정세에 따라 협력과 싸움을 되풀이해 왔다. 그러나 서로 협력하며 공동번영을 이루었다기보다는 서로에게 많은 상처와 피를 안겨주었으며 그 응어리는 아직까지도 깊게 남아있다.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세나라는 서로에 대해 비어를 가지고 있다. 쪽바리, 조센징, 짱깨........... 이런 용어들은 상대방은 은근히 무시하고 깔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과거사야 어찌되었든 이제 우리는 이러한 삼국의 관계를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삼국의 유사성과 차이, 그리고 그 속에서 양대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우리의 현실과 삼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길은 삼국이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해야말로 존중과 배려의 첫 걸음이므로.........
이 책은 세나라의 차이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으며 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도 나름대로 제시해주고 있다. 가령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독도문제를 생각해 보자.
저자는 우리가 독도문제를 너무 분위기에 휩쓸려 생각하는 경향에 대해 우려한다. 온 국민이 들고 있어나 무조건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는 것은 오히려 일본의 우경화바람에 힘만 실어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안은 무엇일까?
중요한 것은 일본인들의 대다수가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왜곡된 역사인식에 동의하거나, 일본정부의 재무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껏 일본 전체의 의사가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저자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일부 정치인들의 입장일뿐 일반 대다수의 뜻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새역사모임에서 왜곡된 교과서를 들고 나섰지만 실제 왜곡된 교과서가 채택된 경우는 일본내에서도 극소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양식있고 양심있는 일본 국민들에게 객관적인 사실을 부드럽게 알려줌으로써 그들 자신이 스스로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언뜻 들으면 어느 세월에 - 하는 순진한 생각으로 들리겠지만 칼은 칼을 부르게 되어 있다는 진리를 생각해 볼 때 속깊은 유화정책이야말로 우리의 좋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에게 숨어있는 양심을 일깨우는 일, 그것은 정부와 사학자들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다. 아무리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아도 상대방이 <너는 나쁜 놈이다>라고 큰 소리로 화를 낼때면 <그래 내가 잘못했다>라고 시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조용히 왜 잘못되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양심에 맞춰 생각할 수 있는 일본시민들을 상대로 우리 정부의 노력이 진정한 외교가 아닐까? 그저 선거에서 표를 얻기위해 전국을 으싸으싸하며 독도는 우리땅이라며 들썩거리게 만들뿐 그 이상 실속을 차리지 못하는 행정은 해가 될 뿐 득이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일본사회의 속을 꿰뚫지 않고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슬기로운 전술이야말로 더 이상 과거의 비극에서 벗어나 한일이 공동번영의 길로 가는 초입이 될 것이다.
중국 또한 13억의 막강한 인구와 최근 급성장한 경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북경, 상하이는 이미 세계적인 초도시로 탈바꿈했으며 매년 높은 경제 성장률은 기록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계속 고속성장이 가능할지, 아니면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그로인한 농민봉기등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칠지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로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편이지만 이러한 중국의 파워,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의 고대사를 왜곡하는 문제에 우리는 어떻게 부딪쳐야 할 것인가? 참으로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이러한 민감한 정치적인 문제뿐 아니라 삼국의 다양한 문화, 관습, 생각의 차이등을 통해 세 나라를 조명하고 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일본은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서로간에 너무 예의만 차리고 경계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나타나는데 그 결과 구심점이 되어줄 이슈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때문에 한국에서 매일 벌어지다시피하는 시위를 일본은 일면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시위의 에너지와 힘, 그것은 좋게 보면 역동하는 사회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것이다. 즉 살아있는 생명체를 가진 나라라는 뜻인 것이다.
반면 중국은 빈껍데기뿐인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지만 아직도 강력한 정부의 힘앞에 민중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하다. 가혹한 정부의 탄압과 오랫동안 사회주의에 길들여져 생각만 있지 정부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표시하거나 시위형태로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정부가 그들에게 무서운 존재인 것이다. 때문에 중국 역시 한국사람들의 살아있는 역동성을 부러워할만 하다. 우리 한국사회는 살아있는 사회다. 과도기로서 많은 홍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시위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렇듯 삼국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우리의 나아갈 길도 보인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입장을 이해함으로서 서로가 윈윈하는 미래를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비단 정부의 몫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이 주체가 되어 옳바른 여론을 형성시키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때, 삼국은 과거의 암울한 원한관계, 미움, 불신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발전하는 미래의 동북아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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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