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에 의해 왜곡되어 그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동전의 앞뒤면을 모두 살피려고하는 소수자에게만 그 진실의 문을 열어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우리가 잘못알고 있었던 부분들이나 무심코 넘어갔던 이야기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로 잡아주고 있다.

가령 백제의 멸망은 의자왕의 사치와 향락, 폭정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당나라와 손잡은 신라의 병력에 맞선 백제가 병력의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중과부적이었다.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후 백제의 몰락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자 의자왕을 끌여들인 것 뿐이다. 정통성의 확립을 위해 역사를 왜곡시킨 예를 부지기수다.

고려의 개국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궁예의 폭정으로 인하여 왕건이 시대의 사명을 받고 고려의 왕이 되었다고 역사는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궁예의 폭정도 어느정도 민심의 이반을 낳았겠지만 그것은 궁예몰락의 작은 이유일 뿐이다. 진정한 궁예몰락의 진실은 호족들의 연합체 였던 고려의 왕인 궁예가 중앙집권정책을 통해 왕권을 강화하고자 여러 호족들의 권력을 약화시키려 시도한데서 비롯되었다. 궁예의 정책에 반발한 호족의 대표로써 왕건의 구테타가 성공했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이를 증명하듯 왕건은 수많은 호족과 정략적인 결혼을 통하여 정권을 유지해 나갔다. 왕건은 구테타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위해 궁예를 폭정과 폭군으로 몰아세웠다.

그런데 이런 왜곡의 역사는 우리 현대사에도 늘 있어 왔다. 그리고 그 진실이 반드시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두눈을 뜨고서 진실의 세상을 보고자한다면 그 이면세계에 존재하는 또 다른 측면들에 대해서도 늘 깨어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