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하진 않지만 행복한 나의 일상

march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2.10.30
화요일부터 아빠가 제주도 여행을 가시면서 엄마는 우리집으로 오셨다.
집에서도 화장실 다녀오시고, 쇼파 옆에 있는 안마기에 올라갔다 내려오시는 정도만
혼자서 움직일 수 있으니 혼자 둘 수가 없다.
그런데도 사위 보기 부끄럽다며 혼자 있으신다고 고집을 피우셔서
한참 씨름을 한 후에 모시고 왔다.
우리 집에서는 화장실까지 가는 거리도 멀고,
잡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내가 모시고 왔다갔다해야했다.
쇼파에 앉아서 TV 보시는 동안에도 혼자 두려니 맘이 그래서
계속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말벗이 되어드렸다.
밤에는 아들이랑 신랑이랑 고스톱을 쳐드렸다.
요즘은 같은 얘기를 자꾸 하시고, 좀 전의 일도 기억을 못하시는등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셔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서였다.
가까운 곳에 사셔서 자주 뵙기는 하지만 내가 가서 뵙는 거랑은 마음이 달랐다.
집에 와계시니 오롯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목욕 시켜드리고, 맛있는 것 해 먹고 그렇게 4박 5일을 보냈다.
어제 모셔다 드리고 와서 밤 10시에 자기 시작해서
오늘 아침 9시에 눈을 떴다.
나름 고단했나보다.
요즘 엄마를 보면 예전에 내가 못한 것만 생각이 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후회가 몰려온다.
어제 아침에는 '내 딸 맞나? '라고 물으셔서 깜짝 놀랐다.
곧 알아보셨지만 너무나 충격이었다.
몸이 불편하신 것은 옆에서 손발이 되어드리면 되지만,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마음이 아파온다.
절대로 나를 잊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
엄마가 계신동안은 엄마에게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괜히 엄마 핑계댄것같아 엄마한테 미안하네.
다시 또 내 일상으로 돌아가고, 주중에는 또 엄마 보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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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