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 책을 읽다가

이미지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안희연 저

난다 | 2023년 03월





 



 



다만 무언가를 먹는 일이 그것을 잘 사랑하는 일과 다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사인



시인의 시 [먹는다는 것] ( 어린 당나귀 곁에서, 창비, 2015 ) 에 이런 구절이 있다. -p65



(굴을 사랑해서 벌어진 일 · 굴  중에서 )



 



선물 받았던 [어린 당나귀 곁에서]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꺼냈다. 전문을 읽어보고 싶어서.



 



 



먹는다는 것  



                                               김사인



                      



  내 안을 허락한다는 것.



  너에게 내 몸을 열고 싶다는 것 내 혀와 이빨과 목구멍과



대장과 항문을 열어준다는 것 그렇게 음탕한 생각.



  또한 지금의 내가 아니고 싶다는 것 지금의 죽음이고 싶



은 것 다른 나이고 싶다는 것 사랑을 느낀다는 것.



  너를 내 안에 넣고 싶다는 것 네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것 너이고 싶다는 생각 네가 아닌 나를 더는 견디지 않겠다



는 의욕.



  너를 먹네



  포충식물처럼 끈끈하게, 세포 하나하나까지 활짝 열어 



너를 맞네 세포 하나하나까지 너에게 내주네.



  그러므로 허락이 있어야 하는 일 모든 구애가 그렇듯이



  밥이건 고기건 사람이건 



  먹는다는 것은 먹힌다는 것 죽음처럼 아찔한 것 길고 황



홀한 키스 먹는다는 것은 갖고 싶다는 것 새 자동차를 장



화를 장미를 새끼 고양이를 향해 눈이 빛나는 것 같이 있고



싶다는 것 한 몸이 되고 싶다는 것.



  자본주의보다 훨씬 오랜 식욕의 역사



  몸 너머 영혼 속에까지 너를 들이고 싶은 것 네가 되겠다



는 것 기어이



  먹는다는 것은.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저

창비 | 2015년 01월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3.04.26

댓글 6

  1. 대표사진

    march

    작성일
    2023. 4. 23.

    @Joy

  2. 대표사진

    Aslan

    작성일
    2023. 4. 23.

  3. 대표사진

    march

    작성일
    2023. 4. 23.

    @Aslan

  4. 대표사진

    산바람

    작성일
    2023. 4. 23.

  5. 대표사진

    march

    작성일
    2023. 4. 23.

    @산바람

march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4.2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0
  2. 작성일
    2025.4.20

    좋아요
    댓글
    1
    작성일
    2025.4.20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4.2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27
    좋아요
    댓글
    147
    작성일
    2025.5.2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27
    좋아요
    댓글
    175
    작성일
    2025.5.2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48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