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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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안 수업
글쓴이
윤광준 저
지와인
평균
별점8.7 (96)
march

 

뭐가 아름다운 건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삶이 이토록 거친것이다. [심미안 수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김정운 문화심리학자

 

네이버에 연재가 되었었다. 연재 소개글에서 만난 이 문장이 내 관심을 끌었고, 연재되는 글을 모두 읽은 후에는 책이 읽고싶어졌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은 많이 해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은 별로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일본어 공부도 좋아하고, 수학을 가르치는 일도 좋아한다.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깊이면에서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좋아하는 것을 좀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으려면 심미안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 이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새로운 관심사를 찾기 위해서도.

 

 어떤 것이든 좋으나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선택의 기준을 갖게 되면 그것이 곧 심미안이다.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경험하게 되면, 무용한 것이 유용한 것으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된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그럼 그런 심미안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으로 나누어 심미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술에는 관심은 많지만 아직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는 할 수 없어서 미술에 대한 심미안을 키우는 방법이 더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미'의 가치는 상대적인 비교로 분명해지고, 여러 비교를 통해서 '미적인 것'에 대한 기준이 생겨난다고 했다. 그 기준을 갖는 것이 심미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것들은 너무 익숙해서 그것이 가진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 못하기에 일단 거리를 두고 대상을 바라보게 되는 미술관을 방문하기를 권했다. 미술관에만 간다고 심미안이 길러질까? 그 다음 미술관에서 감상하는 팁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가져봄으로써 예술품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고, 거리를 좁혀보라고도 했다. 

 

심미안을 기르려면 자신이 모르는 낯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첫 느낌이 중요하다. 그 느낌을 어떻게 내 마음에 자리매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p 57 

 

 그 첫 느낌을 위해서 우리는 많은 그림을 만나볼 수밖에 없을것이다. 세계 유명 미술관 이야기, 하나의 미술관을 경험하고 다른 미술관으로 넓혀가는 방법, 당연스럽게 여기고 있는 명작에 대한 이야기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악에 있어서 심미안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여러 분야의 음악이 있지만 진입의 장벽이 높다고 생각되는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은 규정된 시간과 질서에 공감하고, 그런 시간 속에 갇히는 경험을 즐겨야 하기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말러의 음악은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저자는 방문을 걸어잠그고 다 듣기 전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한 말러 고향곡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 이후에 말러의 음악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았다고 하니,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고 봐도 될듯했다. 음악의 외적 요소이면서 중요한 공간, 즉 현장성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로 들었던 곡은 더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있고, 찾아서 듣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현장에서 들어본다거나 FM 라디오를 통해서 기존의 알던 곡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경험들을 통하여 자기만의 곡을 만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등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자기의 세계를 넓혀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음악에 대한 심미안을 갖기 위한 나의 노력은 전무했다고도 할 수 있다. 진정 그런 감각을 가지고 싶다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할 듯하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 건축>이란 타이틀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건축물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건축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고,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면 행복의 시간이 훨씬 더 늘어나지 않을까?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축은 외형에서 바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와 역사적인 의미가 부여될 때이다. 유명인의 생가에 들렀다고 했을때 그 집의 외양은 특별할 것 없다고 해도 사람의 역사 덕분에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었다.

 

 저자는 비례와 균형의 조화, 인테리어. 거기에다 건축에 사용된 재질이 무엇인지, 얼마나 정교하고 완성도 높게 마무리되었는지에 눈이 간다고 했다. 건축이 가지는 의미와 다양한 나라들의 건축물들의 예를 통하여 주변 환경이라는 맥락 속에서 건축물을 이해하고,건축의 아름다움은 놓이는 자리에 어울려 빛난다고 하는 이야기등은 건축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은 다음에 어떤 건물을 마주했을 때 조금은 응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진전을 보러 간 적이 있지만 현장에서 큰 감동을 느껴본 적은 없다. 아마, 사진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지를 알아채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분명히 하는 것을 좋은 사진의 요건으로 꼽고 있었다. 사진이 나에게는 심미안을 가지기에 가장 어려운 분야로 느껴졌다. 그런데, 사진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도움이 되었다.

 

사진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그 사진이 가둔 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진을 찍던 사람이 존재했던 시간, 사진에 찍힌 사물, 인물, 풍경이 존재했던 시간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 시간대의 시선을 내 눈에 장착하고 사진을 들여다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새로운 감흥이 올라온다. 오늘의 눈만으로 과거의 것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다. 그런 눈으로는 많은 것을 발견해낼 수 없다. 사진이 가두어낸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서 사진기 밖에 있었던 것들을 상상해 보는 것. 그리하여 그 이미지가 붙들어놓은 시공간과 마주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사진의 미학을 대하는 태도다. -p 230

 

 저자는 '윤광준의 생활명품'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생활명품'일수록 디자인이 탁월하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나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실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아름다움은 뒷전이었다. 그런 내가 두고 두고 사용할 것인데 조금 더 신경을 쓰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가끔은 실용성보다는 외적인 아름다움에 의미를 두고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사물은 본래의 기능보다 바라보고 마주쳐야 하는 시간이 많기에 아름다운 측면이 매우 중요해진다는 저자의 말은 그런 나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었다.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이 조화와 안정감은 물론 탁월한 미감을 주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면, 내 일상에 자존감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p 283

 

 디자인에 대한 심미안이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어찌보면 디자인에 대한 심미안은 그 무엇보다도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것같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내가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면 분명 나의 하루 하루는 더 행복해질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를 읽고나니 심미안을 기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면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열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겠지만, 시간과 열정을 쏟은만큼  가치를 알아보는 힘도 길러질 것이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자세까지 갖춰지지 않을까? 이런 책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쓸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진솔한 경험담으로 쓰여진 글이었기에 더 믿음이 갔다.

 

* 이 리뷰는 예스 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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