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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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글쓴이
타라 웨스트오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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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별점9.3 (245)
march

  [배움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봤을때  누군가에 의해 강요된 배움이 아니라 자발적인 방식으로 무언가를 배워나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16살이 될때까지 엄마의 홈스쿨링 외에는 학교 교육도 받지못한 저자가 17세에 대학에 입학하고,게이츠 케임브리지 장학금 수상자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하버드 대학에서는 방문 연구원을, 다시 케임브리지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 저자가 이야기하는 배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내가 단순하게 생각했던 실질적인 배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기위해 필요한 궁극의 배움의 의미를 말하고 있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라는 정부의 공교육,의료행위 모든 것을 불신하는 모르몬교 아버지의 세상에 갇혀 살았다. 출생신고도 아홉살이 되어서야 했고, 학교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었다. 부모님과  7남매( 오빠 다섯명과 언니, 타라)는 심각한 화상을 입어도, 교통사고를 당해도, 뇌손상을 입어도 병원에는 가지 않고 약초등 민간요법에 의지했다. 저러다가 죽는 것은 아닐까라는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기적처럼 그들은 살아남았고, 오히려 그것은 자신들이 선택받았다는 아버지의 신념을 더 강하게 했다. 의료행위 없이 엄마가 만든 오일등으로 살아났기에 그 약물이나 오일등이 날개 돋힌듯 팔려나가 큰 사업으로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번 돈으로는 세상의 종말을 대비한 벙크를 만들고, 비축해 둘 연료를 구입하고, 비상식량을 구입하는 등의 비용으로 들어갔다. 

 

 아주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만 타라는 1986년생이고  현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라서 놀라웠다. 소설이라고해도 너무 과한 설정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이것이 현실이라니. 종교적인 신념이 어느정도여야지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읽어 나가다보니 아버지에 대해서는 조울증, 조현병으로 볼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다. 아버지는 한 순간도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7남매중에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제들도 있었고, 집을 벗어나 공부를 하고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난 형제들도 있었다. 폐쇄적인 가정이어서일까? 가정내 폭력도 심각했다. 타라는 숀 오빠에게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폭력을 당했다. 그럴때면 그녀는 생각했다. 

 

 나는 나 자신을 돌이켜보기 시작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을 하지 않은 건 아닐까? 어떤 말을 속삭이고 어떤 말을 외쳤던가? 결국 내가 다른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했더라면, 더 차분히 말을 했다면 오빠가 멈췄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그것을 스스로 믿을 때까지 일기장에 그렇게 써내려갔다.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나도 그 사실을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잘못이라는 결론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그렇게 믿으면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p 309~310

 

 피해자가 죄인인듯 마음을 가진다면 그 사슬을 끊어내기는 정말 어렵다. 타라도 초기에는 자신의 잘못일뿐이라고 생각해버렸다. 그녀에게뿐만 아니라 언니나 다른 오빠에게도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었던 일이었는데 부모님은 알면서도 모른척했고,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오히려 부모님께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오빠에게 살해위협을 당하기까지했다. 이런 사람들을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 어릴 적 친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 그냥 내려놓아야 할 사람들이라는생각은 해본 적 없어?> 라고 말했지만타라는 가족을 버릴 수 없었기에 힘들어했다.

 

 7남매중 대학에 간 타일러 오빠가 타라에게 대학에 가기를 권했던 것을 계기로 독학과 오빠의 도움으로 대학에 가게 되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서양 예술사 시간에 [홀로코스트]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흑인 인권운동]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집에 갔을때 숀 오빠는 온통 검댕이가 묻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검둥아'라고 불렀다. 그 전에는 웃으며 들었던 그 말을 이젠 웃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단어와 그 단어를 사용하는 숀 오빠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오직 그 단어를 듣는 내 귀뿐이었다. 내 귀는 그 안에 담긴 농담을 더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내 귀에 들린 것은 시간을 관통해서 울리는 신호음이자 호소였고, 나는 거기에 점점 더 강해지는 확신으로 응답했다. 이제 다시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에 내가 꼭두각시로 이용되도록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p 288

 

 오빠의 폭력도 자신의 잘못으로 치부해버리고 그 상황을 모면하려했던 타라가 아버지가 구축해둔 강한 성 밖으로 드디어 한 발자국씩 내딛기 시작했다. 흄, 루소, 밀등의 책을 읽으면서 가족에 대한 그들의 생각에 집착했고,가족에 대한 특별한 의무와 사회 전체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개인이 어떤 균형을 찾아야하는 지에 대해서 연구했다. 그녀가 가장 먼저 풀고 싶은 숙제는 가족이었을 것이다. 숀 오빠의 폭력에 맞서려다가 가족과 멀어져버렸지만 그들을 버릴 수도 없었고 가족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하버드에서 공부하는 중에 찾아온 부모님은 타라에게 사탄의 포로가 되었다고 하면서 은총을 내리겠다고 한다. 타라가 아버지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타라는 다시 그들만의 세상으로 돌아갈 터였지만 그녀는 거부했다.

 

 아버지가 내게 준 것 이상의 진실을 보고 경험하고, 그 진실들을 사용해 내 정신을 구축할 수 있는 특권, 나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역사와 수많은 시각들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스스로 자신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믿게 됐다. 지금 굴복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쟁에 한번 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내 정신의 소유권을 잃는다는 의미였다. 이것이 내게 요구되는 대가였다. 이제 이해가 됐다. 아버지가 내게서 쫓고자 하는 것은 악마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 p 471

 

 그녀의 가족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될 숙제일 것이지만 지금은 평화롭다고 하니 다행이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바대로 살아나가는 것에서는 진정한 삶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 자신이 없는 것이니까. 그 속에 있었으면 절대 알지 못했을 가족의 모습, 커다란 세상의 모습들을 발견한 그녀에게 배움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배움 아닐까? 그녀는 자신이 변화했다고 느꼈던 한 순간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p 507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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