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march
- 작성일
- 2023.2.24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 글쓴이
- 김진혁 저
초록비책공방
저자는 생애 최초로 간 미술 전시회가 초등학교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고, 그곳에서 로댕을 만난 것까지 선명하게 기억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미술에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전시회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제는 미술관이 낯설지도 않고, 세계 유명 미술관 투어가 버킷리스트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지만, 미술관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나의 전시회가 이루어지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고려되고, 어떤 사람들의 노력으로 관람객에게 작품이 전해지게 되는지, 어떻게 예술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등 알찬 정보들이 가득했다. 총 4개의 챕터로 나눠서 정리가 되어있었다.
제1전시실 익숙한 곳과 낯선 곳
미술 전시를 즐기는 장소는 어디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당연히 미술관이다. 대부분 전시를 보러간다고 하면 미술관에 가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공간들이 있었다. '상업성'을 띠는 전시공간인 갤러리, 여러 갤러리가 한곳에 모여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장인 아트페어, 2년마다 열리는 예술 축제로 동시대 미술을 만날 수 있는 비엔날레,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작업하고 이를 보고 싶은 다른 창작자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대안공간, 두가지 이상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인 '복합문화공간', 그리고, 어디에서나 편하게 볼 수 있는 공공미술. 명품 브랜드 미술관 등 미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 방법들은 정말 많았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에 대해서 자세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구입하지 않으면 들어갈 갈 수 없을 것같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던 갤러리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 줄어들었고, 비엔날레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역시, 아는 것이 힘!
제2전시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작품을 만든 예술가에 대해서는 알고 있고, 생각도 하게되지만 그 전시가 이루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미술관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큐레이터, 갤러리에서 전시 기획보다는 작품 판매와 고객 관리에 더 비중을 두어야하는 갤러리스트, 미술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에듀케이터, 전시장에서 관람객에게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전시 공간 디자이너와 보존과학자. 큐레이터로서 요구되는 능력 ( 글을 쓰는 자로서의 큐레이터, 매개자로서의 큐레이터, 창작자로서의 큐레이터), 갤러리스트가 되는데 필요한 능력 (스몰토크를 이어갈 수 있는 능력, 미술 지식, 안목) 을 보면서 미술관과 갤러리의 역할의 차이를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장소를 불문하고 우리가 미술 작품을 만나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3전시실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
회화, 조각, 사진, 설치미술등 전시 작품들은 어떻게 예술이 되고, 어떤 방법으로 보면 재미있을지를 알려주었다. 특히, 조각을 보는 방법을 기억해두고 싶었다. 멀리서 보면서 조각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조각, 그림자를 볼 것, 가까이에서 질감, 마감, 디테일을 관찰할 것, 마지막으로는 조각과 공간의 호흡을 볼 것. 이러한 원칙을 정해둔다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다가가기가 수월해질듯했다.
전시회에 가면 만나게 되는 종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전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스터, 인스타에서 인증샷으로 들고 찍은 것을 자주 볼 수 있는 티켓, 전시 기획 의도와 작가 소개, 작품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전시 팸플릿, 기획 의도대로 전시를 볼 수 있게 돕고, 작품을 다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활동지.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글자들 (전시회 제목, 전시 서문, 작품 캡션, 안내 문구, 전시 도록, 예술가의 서명) 에 대한 설명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당연하게 있는 것이라 가벼이 여기고 지나쳤던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전시를 본다면 더욱 더 꼼꼼하게 전시를 보고, 오래도록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것같았다.
음식을 먹을때면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담고있는 그릇이나 플레이팅도 분위기를 많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처럼 전시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작품들이 전시되는 미술관, 분위기를 좌우하는 조명, 색깔, 음악, 향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향기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특별한 향기가 있을까 궁금해 코가 바빠지지 않을까?
제4전시실 예술적 경험
전시를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가 있었다.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야하겠지만 전시의 의미를 더 깊게 알수 있는 계기가 될듯했다.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활성화된 온라인 전시도 즐겨보고, 아트굿즈를 구입해 전시의 추억을 간직해보고, 미술 컬렉팅도 해보고. 이 장에서 특히 맘에 와닿았던 것은 갤러리나 아트페어에 갈때는 '나도 살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들어선다는 것이었다.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세계관이 생긴다고 했는데, 왠지 공감이 되었다. 전시 리뷰 쓰는 저자의 노하우도 알려주었는데, 리뷰 쓰는 것도 도전해봐야겠다. 책을 읽고 리뷰를 써둔 책은 그렇지 않은 책보다도 생각도 정리가 되고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예전의 감흥이 살아난다. 전시 리뷰도 게을부리지 말고 짧게라도 남겨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미술 전시 감상에서 아트 컬렉팅까지 예술과 가까워지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었다. 미술관을 좋아하지만 새로이 알게된 정보들로 인해 더욱 더 좋아졌고, 전시 감상에도 깊이를 더할 요소들도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영양학을 공부하고 전시가 좋아 박물관 학예팀에 입사해서 다양한 공간에서 문화 예술 기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사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공감할 수 있었다. QR코드를 이용해 저자의 설명에 부합한 영상들을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저자의 사진으로 시각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구성 또한 만족스러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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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