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march
- 작성일
- 2008.4.24
도시의 기억
- 글쓴이
- 고종석 저
개마고원
이름은 들어 본 적은 있지만,책은 처음이라 저자의 면면을 살펴보았다.그래야지만,이 책의 느낌들을 더 많이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해서.기자라는 직업을 거쳐 현재는 저널리스트와 도서출판 개마고원의 기획위원에 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일본,미국등 많은 나라의 수많은 도시들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들에서 느끼는 그의 감정들을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일단 그의 시각,그의 기억들을 따라가 보기로 하고 편안한 여행을 시작했다.
그는 어떤 도시에 가면 우리가 의무적으로 봐야만 할것같은 꼭 거쳐야만 될 무엇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고 강요하지도 않는다.그가 거닐었던 거리,사소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들,불쾌하거나 정겨웠던 사람들에 대해서 조근 조근 얘기를 들려준다.무언가를 배워야한다는 부담이 없다.패키지 여행이 아니라,자유로운 배낭여행을 연상시킨다고 해야할까?
아주 개인적인 추억을 되씹으면서도 그 도시들에 스며 있는 역사,문화에 대해서 풍부한 설명을 곁들이고,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피력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지적으로 다가온다.어떤 나라에 대해서는 언어체계에 대해서, 어떤 도시에서는 그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었던 수많은 사람들과 예술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무척 흥미로웠다.저자의 박학다식하고 뚜렷한 주관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 책에 대해서 '매우 사사로운 기억,편파적인 기억'이라고 했지만,그 도시들을 경험하지 못한 나에게는 그가 거닐었던 거리를 걸어도 보고 싶게 하는 여행서이자,역사적인 인물도 만나고 다른 도시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하는 지적욕구를 자극하는 책이기도 하였다.
그를 따라다니며 언어에 대해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이떠나질 않았다.그는 프랑스어,영어,스페인어등을 구사하면서 사람들과 교감을 나눈다.마음은 통하는거라 하지만,언어라는 매개체가 도시와 그 속의 사람들의 삶을 느끼는데 있어서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지 새삼 느낀다.
저자의 눈을 빌어서 많은 도시들을 둘러보고 나에겐 어떤 도시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나 생각해보았다.단,1년동안만 살았던 통영.계속 이 도시가 생각났다.낯선 도시에서의 두려움,설레임이 좋은 이웃들을 만나고,멋진 풍경들과 나의 평화로운 일상들과 어우러져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도시가 되었다.나만의 어떤 도시에 대한 기억을 만들기 위해선 나만의 시각이 필요하겠지? 그 기억들이 나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삶이 된다.
'어떤 도시를 방문한다는 것은 그 도시의 영혼과 그 도시 사람들의 영혼과 교감한다는 뜻일테다.'-p17
책장을 덮으며,나와 교감할 수 있는 멋진 도시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욕심을 내본다.
저자는 글로벌 시대에 알맞게 외국의 도시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우리 나라의 작은 촌락과 도시들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실지 궁금하다.그런 글을 접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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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