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책에서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아주 오래된 반사체계와 비교적 최근의 것인 숙고체계 사이에 간극이 클루지를 생겨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 클루지는 우리의 기억, 신념, 선택과 결정, 언어, 행복, 마음에 있어서 비합리적이고 완벽하지 못한 것들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우리의 기억은 완벽하지 못하다. 어제 점심식사로 어떤 것을 먹었는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가끔 소지품을 어디에 두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모두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모두 클루지다.

클루지는 이렇게 우리를 완벽하지 못하게 만들어서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경향이 높아지고, 선택하는 데에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며,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보상받으려고 참기보다 즉각적인 쾌락을 위해 좋지 않은 쪽으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런 클루지를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13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그 중에 내가 가장 실천하고 싶었던 방법은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는 것이다. 순간의 충동에 휩싸이지 않도록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겠다.

'클루지'라는 개념 자체를 처음 접한 데다가, 심리학이나 진화론과 같은 사회과학 용어가 많이 등장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책을 읽었다. 처음에 이해가 잘 되지 않았으나 저자가 함께 설명한 예시들을 통해 그나마 쉽게 접근했다. 다들 사람이라면 이 책에 나온 클루지를 겪어봤을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13가지 방법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려 노력하다 보면 클루지를 이겨내고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