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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내일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1.10.31
이 책의 첫 장을 펼친 날이 할로윈데이였다.
'서양 귀신들의 축제를 즐기는 날에 조선 요괴를 읽는 군... '
하며, 읽기도 전에 재미와 흥미를 가득 느끼며 책을 펼쳤다.
결론은 서양 귀신보다 조선 귀신이 훨씬 더 상상력을 맘껏 풀어볼 수 있는 다양함들을 갖추고 있다는 거다.
어린 나이에 법사로 진로를 정하고 할아버지를 제외한 부모님과 형제의 구박에도 집을 나와 구랍 법사에게 수련을 받고 있는 소년 막동이, 명성이 자자했던 칠랍 법사의 아들이지만 실력이 의심스럽다 못해 사기꾼 냄새가 풀풀나는 구랍 법사가 주인공으로 스승과 제자의 모험이야기이다.
신내림을 받은 것도 아니고 앞날을 봐주는 신력이 없는지라 그쪽 계통에서 그닥 주류가 되지 못하는 이 스승과 제자는 고객이 없이 파리만 날리던 어느 날 어느 선비가 의뢰를 해온다. 요괴에게 잡혀간 조카를 찾아달라는 의뢰이다.
드디어 의뢰 받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스승과 제자. 제목과 연관하여 모험을 시작하자마자 갖가지 요괴들이 나타나고 스승과 제자는 온갖 고생끝에 요괴를 물리치며 부적도 남발하고 주문도 외고 스승과 제자의 성장 스토리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이 책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시선으로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기묘한 현상들을 어찌 생각했을지 어설픈 스승과 제자를 따라가다 보면 은연중에 비교하게 된다. 마치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따라가듯 초자연적인 현상을 현대의 과학적으로 판단하게되는 매력이 느껴진다.
스승과 제자가 찾으려 하는 요괴 "철골귀"를 찾기 위해 단서를 따라가다 만나게 된 탄채.
사람으로서 끔찍한 일을 하고 있는 탄채를 보며 구랍법사가 하는 말
"사람의 마음이 없으면 요괴다"
이 말이 전해준 울림이 이야기의 후반부를 새롭게 보게 하는 단서일 줄이야.
탄채가 전해준 단서를 따라 결국 도착하게 된 광산이 있다는 봉래산.
그곳에서 만나게 된 이들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방사들이 모인 거주지.
울렁귀의 소리가 들리는 광산을 향한 방사들의 묘한 행동.
읽을 수록 궁금증은 커지고, 몇 장 안남은 책장을 아쉬워하며 여기까지 쉴 새 없이 읽다가,
"철골귀", "울렁귀"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나의 모든 상상력이 총동원되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작가가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분명 요괴를 추적했고, 요괴를 잡으러 왔는데 정작 만나게 된 건 요괴였을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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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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