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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dhtj35
- 작성일
- 2022.11.4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 글쓴이
- 김종원 저
길벗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인문학적 기반과
그걸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흡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법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저자인 김종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그간 다양한 인문학 책이 쏟아져나왔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세상에 관한 풍성한 교양을 쌓아왔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한국에 대해 집중조명한 책이 있었던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서양 역사와 문화들은 줄줄 꿰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나라를 존재하게 한 그 뿌리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고찰해볼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을 펼쳤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열두 가지 파트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월 문학, 2월 미술, 3월 건축, 4월 음악, 5월 문화, 6월 종교, 7월 음식, 8월 역사, 9월 철학, 10월 과학, 11월 경제, 12월 공부, 총12가지 주제를 한 달에 하나씩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 한 페이지씩, 한 달에 한 과목씩, 그렇게 차근차근 한국에 대한 기본교양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매일 그날의 키워드를 선정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두었다. QR코드와 이미지를 통해 본문 내용과 관련된 추가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며, 어려운 개념이나 용어들에 대한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고 있다. 매달 마지막에는 그 달의 내용 중 실제 찾아가볼 수 있는 여행지를 엄선해 관련 인문학 여행지를 소개해두었다. 365개의 인문학 지식과 91곳의 인문학 여행지가 결합된 책인 것이다.
나는 날짜에 맞춰 따라가기 전에 우선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며 흥미로운 부분들을 읽어보았다.
5월 문화 스스로 깨어나 자신만의 시각을 완성한 자들의 기록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중 나는 특히 '문화'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문화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차곡차곡 쌓여온 그 민족의 정체성이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화' 파트를 읽으며 우리 민족의 정신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5월 1일, 한국식 나이>는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었다. 한국에는 여러가지 나이 산정 방법이 있는데 한국식 나이는 외국에서 통용되지 못하기에 우리도 만 나이 개념으로 통일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나는 이 '한국식 나이'가 참 이상한 계산법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이것을 '한국인만이 갖는 보이지 않은 것까지 소중히 여기는 정신'이라고 보았다.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갖는 의미는 '태어나지기 전의 시간'까지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태중에서 자라는 기간동안 온갖 정성으로 길러 태어나자마자 한 살을 부여하는 한국인만의 숭고한 나이계산법이라니,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태아에게도 삶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놀라운 관점이었다.
나는 '결'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사람을 표현함에 있어서 '결'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 사람은 결이 고운 사람이다', '나와는 결이 다르다' 등으로 활용하고는 한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에도 <5월 6일, 결>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있어서 반가웠다.
'결'은 그 발음이 참 아름다운데, 이 아름다운 단어가 한자가 아닌 한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뻤다.
저자는 '결'이란 무언가 하나에 자신의 색을 입혀 오랫동안 반복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성의 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만이 추구하는 무언가가 주변의 참견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결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한 반복은 그것을 가진 자에게 색다른 결을 선물한다고 한다. 결이 곧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역사인 것이다. 나의 결은 어떠한가? 나는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6월 종교 세상과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언제나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일 뿐
위대한 종교라도 믿는 사람이 없어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기독교와 불교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을 보면 그 위대한 가치는 세월과 상관 없이 인류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있는 듯 하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중 <6월 6일, 다가가는 불교>를 통해 불교가 대중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볼 수 있었다.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융성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억압으로 인해 절은 산속으로 들어갔으나, 그 정신은 산중에서 나와 백성들과 직접 소통하며 아픔을 안아주는 종교로 바뀌었다. 추구하는 가치는 그대로이나, 가치를 전하는 방법을 바꾼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전파하는 방식은 시대에 맞게 바뀌어 나가야 한다. 위대한 종교도 시대에 발맞추어 변화를 모색한다. 그럼, 나는 과연 시대에 맞게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가? 새로운 것이 낯설다는 이유로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바뀐 현실에 나를 맞추어 나가며 스스로를 더 강하게 단련해 나가야겠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에 학창시절에 배웠던 '불씨잡변'이 나와서 참 재미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유교 입장에서 불교를 비하하며 '부처'를 '불씨'라고 낮춰 부르는 모습이 참 유치하게 느껴졌었다.
<6월 13일, 《불씨잡변》>에서 저자는 내가 느꼈던 그 유치함을 어리석음이라고 이야기 한다. 당대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뛰어난 재능과 지혜를 가진 사람도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거나 원하는 것이 생기면 어리석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세상과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11월 경제 '경제'라는 자전거는 '욕망'이라는 페달을 밟아야 넘어지지 않고 달린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중 <11월 12일, 차인 제도>편을 통해서 '차인 제도'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개성상인을 대표하는 시스템의 하나로 차인 제도가 있는데, 차인의 지금의 전국 지점으로 파견된 지점장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지점장이라는 개념의 직책을 일찍부터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이 참 재미있었고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전문경영인쯤 되는 차인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견습 사원인 사환으로 시작하여 수사환으로 승진을 하고, 여기서 인정을 받아야 차인 후보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차인이 되어 송방 경영을 맡게 되면 독립성을 인정받아 영업에 간섭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개성상인의 주인과 차인 관계가 얼마나 굳은 신뢰로 맺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의 <11월 17일, 집값> 편에는 조선시대 집값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굉장히 물질적인 이야기가 나와서 살짝 당황스러우면서도, 조선시대에도 한양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는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실이 참 재미있었다.
조선시대에도 백성의 대다수가 서울, 서울에서도 더 살기 좋은 곳에 살기를 원했다고 한다. 정약용은 서울 문밖에서 몇십 리만 떨어져도 마치 태초의 원시 사회 같은데 멀고 먼 시골을 얼마나 더 심각하겠냐며, 서울로부터 10리 안에서만 살도록 하라고 자녀들에게 이야기 했다 한다. 한양이 조선의 수도였으니 정치와 문화 등 모든 것이 모이는 곳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일수록 더욱더 서울을 벗어나지 않으려 애를 썼을 것이다.
욕망이란 시대를 불문하고 존재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것 같다. 더 좋은 곳은 살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어느 때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이 사라지면 평화가 찾아올까? 욕망이 사라진다면 성장의 의지마저 꺾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당하고 불법적인 일을 자행해서는 안되지만, 욕망이 있기에 더 열심히 살아갈 의지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깨달음은 주는 자의 몫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해서 가져가는 자의 몫이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저자의 이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책을 읽기만 한다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소화해내고 밖으로 드러내어야 진정한 지식이 될 것이다.
이 많은 지식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하루에 하나씩, 천천히, 쌓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그간 김종원 작가의 책을 통해 나를 더 성숙시키는 기회로 삼으며 늘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었다. 이번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한국인으로서 나의 뿌리에 대한 기반을 탄탄하게 쌓아주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보다 더 지혜로운 내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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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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