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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작가
- 작성일
- 2019.9.30
그린란드에 살고 있습니다
- 글쓴이
- 김인숙 저
브릭스
일단 그린란드라는 나라가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우리가 세계지도를 펼치면 항상 위쪽에 자리 잡은 이 곳에도 추천 년 전부터 이누이트가 살아왔고, 혹독한 기후 속에서 이들이 지켜온 언어와 문화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저자는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기후변화와 그린란드의 문화 및 자연 유산에 과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그린란드 대학교에서 두 번째 석사 과정을 시작했고, 그린란드 관광청에서 일했으며, 2015년 이후 그린란드에서 살고 있는데, 현재까지 그린란드에 거주권을 가진 유일한 한국 국적의 소지자라고 한다.
책의 첫 장을 펼치자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 그리고 하늘을 나는 새들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눈 덮인 그림 같은 집들이 보인다. 사진으로만 봐도 그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그래도 이 곳의 평화로움이 너무 인상적이다.
책은 총 7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린란드의 풍경, 그리고 음식 문화, 이누이트 족, 여행 정보 등을 담고 있다. 너무나 생소한 지역이라서 궁금증이 더욱 배가된다.
그린란드는 아이슬란드와 캐나다에 위치해서 북미에 속한다. 하지만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으로는 북유럽, 특히 덴마크와 밀접하다. 그린란드는 232년간(1721년 ~ 1953년) 덴마크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지금도 덴마크 왕국에 속해 있다. 따라서 그린란드의 문화는 덴마크의 그것과 흡사하다고 한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린란드가 군사적 요충지라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덴마크에 1억 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미국은 1867년에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구매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린란드는 이 후 1979년이 되어서야 내정 자치가 인정되고 2009년에 자치 정부를 인정받았다. 물론 여전히 덴마크에 속해 있어서 독립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대가로 덴마크 정부로부터 약 6천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독립을 선언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앞으로 발생할 경제적, 물질적 희생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근간에는 수천 년 전부터 그린란드에 거주한 이누이트 족이 있다. 또한 10세기 말부터 15세기 중반까지 그린란드의 남쪽엔 바이킹들이 살았다.
따라서 그린란드어로는 국가의 명칭은 ‘이누이트의 땅’이라는 뜻의 ‘깔라힛 누낫’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누이트는 한국인과 생김새가 많이 닮았고, 심지어 아기들은 몽고반점을 달고 태어난다. 덴마크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이들과의 혼혈도 생겼는데, 이들은 대부분 백인의 모습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그린란드의 거주민이 단지 여덟 명이라고 했지만, 사실 인구는 5만 6천명 정도라고 하고, 수도는 ‘누크’다. 수도인 ‘누크’의 인구도 1만 7천명 정도에 불과하다. 어쨌든 이 영화를 통해서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린란드의 자원이 탐나서 이 곳을 사고 싶어 한다는 기사도 있다. 2009년 이후 공식 언어는 그린란드어 하나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덴마크어도 같이 쓰인다.
그린란드에서 ‘그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6월부터 8월까지는 초록 들판을 비롯한 그린이 만연하다. 오로라도 자주 출현하는데, 그린란드어로 ‘악쌍느힛’이라고 한다. 오로라를 매번 볼 수는 없지만 날씨가 좋은 밤에는 초록빛의 신비로운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주로 9월부터 3월까지 볼 수 있는데, 눈이 오거나 흐리면 볼 수 없다.
“오로라를 육안으로 보면 우리가 이제껏 봐 왔던 사진 속 오로라처럼 밝고 선명하지 않다. 오히려 초록 구름을 보는 느낌에 가깝다.” - p24
그래도 저자는 이 곳에서의 삶이 녹녹치 않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오로라도 자주 보면 익숙해져서 더 이상의 감동은 없을 것이고, 2017년에는 8월 말부터 시작된 눈이 이듬해 6월초까지 지속되었다고 한다. 결국 혹독한 겨울 추위와 눈보라를 견뎌야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눈이 많이 오늘 날, 허리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출근했다고 한다. 정말 상상을 할 수 없을 상황이다. 물론 이 곳 현지인들은 이러한 상황이 익숙하다.
“‘아, 눈이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오는 거야!’ 불평하다 보면, 중요한 사실이 떠오른다. 나는 지금 북극, 그린란드에 살고 있다.” - p42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영향을 받아서 크리스마스가 12월 초부터 무려 한 달간 지속된다고 한다. 대부분 가정에서는 주황색 별로 장식하고, 가족, 친지, 친구들과 파티를 즐긴다. 또한 많은 회사들이 크리스마스 전부터 새해까지 쭉 휴업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먹는 특별한 음식은 애블르스퀴라라고 하는데, 일종의 호두과자라고 한다.
그린란드 대학교라고 단 하나의 대학이 있는데, 학비는 무료다. 대학교뿐만 아니라 유치원, 국제 학료를 제외하고 전부 무상이고, 초중고 학생들은 통학할 때 교통비도 면제 받는다. 수도 누크에는 55개 국가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서로의 문화를 알리고, 이해하려고 한다. 가장 많은 국적은 덴마크, 두 번째가 필리핀, 그 다음이 아이슬란드와 태국이다. 아이슬란드도 덴마크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그린란드에 거주민이 많다고 한다.
필리핀과 태국인들은 주로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는 많은 태국 식당과 필리핀 식당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린란드 인들은 주말이나 여름에 주로 낚시를 하거나 장총을 들고 순록 사냥을 떠난다. 그리고 그들이 잡은 거대한 포획물은 가정 냉동고에 넣어서 1년 내내 식량으로 쓴다고 한다. 도시에서도 그야말로 야생의 삶을 즐길 수 있다.
그린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는 북 그린란드의 일루리셋과 시시미웃이다.
이 곳에서 거대한 빙하를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고래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스노모빌과 개썰매 체험도 흥미롭다고 한다. 남 그린란드는 여름에 가면 좋은데, 노란 꽃이 만발한 들판을 걸으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부러운 점의 하나는 깨끗하고 맑은 물이다.
그린란드에서는 식수를 사서 마시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만년설이 녹은 수돗물을 마신다.
콜라, 사이다도 만년설 물로 만드니, 얼마나 맛있을까? 더군다나 맥주 맛은 더욱 시원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린란드를 ‘고립된 천국’이라고 묘사한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동떨어진, 지구에서 가장 큰 얼음섬.
이 곳에서의 삶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흐르고 있다.
언젠가 가보고 싶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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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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